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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고의 맛을 보았습니다.
임산부의 고통을 잠시라도 맛보았습니다.
오늘 아침 뒤가 급해서 화장실 좌변기 통에 않아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은 된장이나 오지는 않고 골반이 아니 엉덩이가 뻐근하면서 대문이 열린 만큼 열렸는데도 된장은 나오지 않는다.
힘을 주니 조금 밀려 나오는가 하더니 딱 걸렸다 된장 머리가 나오다가 걸렸는지 아내를 부를 수도 없고 해서 힘을 주기 시작하였다
힘…….주어 힘 이마에서는 땀이 송골송골 매치고 입은 하마처럼 크게 벌리고 아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엉덩이를 좌로 세 번 우로 세 번 흔들고 힘을 세 번 주어도 이 놈이 영 나올 생각을 안 한다
손은 화장실 문을 잡고 또 한 손은 변기를 잡고 산고에 고통을 느끼고 몸부림치고 있다
손으로 잡아 뽑을 수도 없고 어찌 되었던 아 이거 환장하게 생겼다
허리는 앞으로 굽혀 조금이라도 된장을 순산하려고 애를 써보아도 영 나올 생각은 하지.........
된장과 싸운 지 15분 지나도 지치고 된장도 지치고 온몸에 힘이 빠져나가 손을 들 힘도 없다
화장실에 간 서방이 나오지를 않아 궁금한 아내는 밖에서 화장실 안에 있는
나를 보고 여보 힘 한 번 더 주세요.
하면서 여보 힘 힘주세요. 한다.
힘을 주면서 옛날 생각이 난다 큰 아들을 낳으려고 조산원에 입원한 날 분만실 안에서 힘 힘주라는 소리가 생각이 난다
오늘 아내가 나에게 힘 힘을 주라고 화장실 밖에서 아파트가 무너져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여보, 힘 힘주어 아내의 응원에 힘입어 힘을 주기 시작하였다나는 용기를 내서 대문이 찢어지든 말든 마지 막힘을 주었다
나온다. 된장이 아주 큰 게 굵게 길 게 나온다. 내입에 서는 비명인지 신음소리인지 우 우 후 잉 응 요상한 소리가 나온다.
얼마나 이 순간을 기다렸던가. 시원하다 정말시원하다 된장을 생산하고
화장실 밖으로 나온 나는 온 몸이 힘이 빠져 그날 출근도 못했다 된장 생산하는데도 이렇게 고생하는데
아내가 자식 3명을 생산할 때 얼마나 고생을 하였을까 생각하니 아내가 불쌍하게 보인다. 아니 위대하게 보인다.
이 세상 여인들이 불쌍하다 아니 위대한 어머니들이다 옛날 어머니들은 자식들을 7-10명 낳은 어머니들 정말 위대한 분들이다
작년에 시집간 딸이 금년 5월10일 출산예정일이다 걱정이 된다.
고통 없이 아들이던 딸이든 아픔 없이 고통 없이 순산하기를 바란다. 2004년 4월19일 글/덕종 |
어디로 가야 하나 / 김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