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뜬금없지만, 높은음자리표의 곡선과 하트의 선은 부드럽고 절묘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어릴 적 좋아했던 낙서질 중 하나.
높은음자리표는 정형화되어 변형이 자유롭지 않지만 저 표가 단숨에 펜을 떼지 않고 오선지에 정확하게 걸쳐 그려질 수 있다는 것은 어릴 적 신비로움 중의 하나였다.
하트를 그릴 땐 한쪽 언덕이 접히거나 꼬리가 접히는 형태로 그려보는 것을 좋아했다. 사랑이 순탄하지 않을 운명은 국민학교 4학년 무렵에 감지한 거 아니었을까.
옛 태화백화점 자리에 무신사 단장하면서 조형물의 배경이 깨끗해졌다. 출근을 당겨 이곳에서 혼자 옛추억과 소풍했다. 여기만 오면 신입생 때 마주앉아 데이트하던 생각. 그게 하트 낙서랑 겹쳐진다.
웨이터가 다가왔다. 실례지만 주민증 확인하겠습니다. 나 20, 걔 한 해 일찍 입학한 19. ....... 음! 나가주셔야합니다.
....... 시킨 거는 마시고 나갈께요. (1978년. 내가 그때부터 내 여자는 지킬 줄 알았다.)
카페 게시글
까페지기의 짧은 글들
높은음자리표의 곡선과 하트의 선
산거북이
추천 0
조회 8
24.04.12 15:11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