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누런 보리밭
금방이라고 했잖아. 이제 곧 누렇게 변할거라고. 그 누런 게 직접 봤던 기억이 없다면 어떻게 저렇게 누럴 수 있나 싶을 걸.
어린 보리의 짙은 푸르름도 입이 벌어지는데, 결코 노란색이 아닌 누렇게 빛을 발하는 그 자신감 넘치는 황색의 웃음이란.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발을 멈춘다.
보리밭 사이길에서 귓전을 울리는 소리는 고운 노래다. 뒤돌아 보고 또 고개들어 앞을 보아라.
언제나 돌아보면 우리 생의 배경이 되었거나, 오히려 그 앞을 가로막기도 했던 파란 산! 청산.
보리밭 사잇길에서 오직 그 고운 노래, 청산의 노래를 부른다.
거기 뭐 먹을 게 있다고.
보리이삭에 흔한 깜부기 같은 곰팡이성 병해충는 거기에 걸릴 먹이도 아닌데, 어떤 거미씨들이 군데군데 저 촘촘한 그물들을 치셨나?
유사영업, 동종영업이 없지는 않지만, 업소마다 밤새 이슬만 가득 맺혔으니 보리밭에 걸친 오아시스인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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