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며서 검게 변하는 것들.
있다면 그리움!
오래된 슬픔......
그리고 먼 산.
물이 된 모든 것들.
2023. 11. 11. 해저문 바닷가.
얼굴이 환하게 드러나지 않고
차려입은 옷도 뽐내고 싶지 않고
같이 있는 것이 오직 좋다면
밤바다로 가서
함께 빠져.
깊숙히. 숨도 못쉬게.
2023. 11. 11. 해저문 바닷가
동행한 큰아들을 향한 샷
맨발의 욕망
누가 봐주지 않는 어둠 속에서 자유롭고 싶었지만, 사실 그 무엇인가를 밟고 싶어. 발바닥 피부와 뇌피질이 의외로 가깝다지.맨발로 밟고 싶어. 자근자근 모래알들처럼.
구겨진 오늘 하루도, 일주일 내내 헝클어졌던 마음의 일들도, 그리고 거기에 관여된 마땅찮은 인간의 형상들 모두.
발이 시려워. 온 몸으로 전기처럼 냉기가 핏줄을 타고 뻗쳐. 이대로 마비가 되는거야. 밟아야 해. 계속.
마침내 나는 나를 밟아 바다 속에 뉘여두고 어둠과 같은 그림자로 걸어다닌다.
그만하면 됐어.
그만하면 되었고, 그랬으면 됐고,그 정도로 충분했기에 아쉬움을 접고 돌아섰던 경험들처럼.
나는 가고 너는 그대로였던 기억들처럼.
여기서 돌아서면 절대 뒤돌아서지 않겠다는 무모했던 결정처럼.
바다로부터 돌아섰다. 그만하면 되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