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는 것은 어쩌면 내 삶의 뼈대

[산거북이]

묻는 것은 어쩌면 내 삶의 뼈대가 되어있을 지 모른다.

잘 지내셨나요? 오늘은 좀 어때? 여전히 심해? 왜 이렇게 늦게 왔지? 어디가 아파서 오셨어요? 그리고 일상에서도, 잘 잤어? 뭐하고 지냈어? 모임은 어땠지? 힘들지 않았어?

출근길에 새벽이 밝아오는 길건너 벽이 환해지면서 문득 나만 많이 묻고만 살았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나는 묻고만 사는 사람인가?

가만, 내겐 누가 무엇을 물었지?...... 마눌은 늘 묻지. 캐물을 때도 있고. ㅋㅋ. 자식들도 자주 묻고, 역시 가족들만 물어보는구나.

묻지 않아도 연록으로 잘만 물드는 은행나무처럼 세상은 움직이고 살고 있는데, 오늘부터 진짜 묻지않고 마주해볼까? 대화가 시작될 수 있을까?

묻는 게 지겨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