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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세상에는 수없이 좋은 장미들이 많지만 그래도 명화(famouse roses)를 꼽으라면 제일 먼저 세계 장미 연합의 명예의 전당에 등록된 장미가 우선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대상 장미는 모던 로즈입니다. 여기에 등록된 장미는 매 3년 마다 열리는 정기 총회에서 WFRS 회원국 대표의 투표에 의해 선정합니다. 15년 이상 상업적으로 판매되어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품종 중에서 한 품종을 심사하여 선정하고 이를 명예의 전당에 등록합니다. 따라서 여기에 등록된 장미는 우선 상업적으로 성공하여야 하며 상업적으로 성공하였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시험 재배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것은 틀림이 없는 사실이 됩니다. 장미의 명예의 전당은, 세계 장미 연합(World Federation of Rose Societies, WFRS, WWW.WORLDROSE.ORG) 이 “Rose Hall of Fame” 이라는 제목 하에 운영합니다.
특기할 것은, 명예의 장미 전당 바로 밑에 ‘Old Rose Hall of Fame’이라는 올드로즈 명예의 전당도 있는데, 현재까지 10종의 올드로즈가 등재되었습니다. 이 번에 카페지기는 이 장미 중 3가지 품종을 소개하였습니다. Gloire de Dijon, Mme. Hardy, Souvenir de la Malmaison입니다. 제가 이미 '장미 2'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 것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모던 로즈로의 과도기 - 후기 올드 로즈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요.
장미의 역사에는 나폴레옹의 처 죠세핀을 빼 놓을 수가 없습니다. 당대 최고의 장미 수집가였을 뿐만 아니라, 죠세핀이 체계적으로 수집한 장미를 모종(母種)으로 하여, 많은 과도기적 올드로즈가 탄생하였고, 이 과도기적 올드로즈로부터 모던로즈가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서양의 장미와 차이나가 처음 교배하여 만들어진 새로운 품종군은 Portland(포트랜드), Bourbon(부르봉), Noisette(누아세트) 등과 같은 품종 군입니다.
포틀랜드는 Autumn Damask, 갈리카, 차이나가 교배된 것으로 추측되는데 이탈리아 남부 페스텀(Paestum)에서 처음 발견되어 포틀랜드의 공작부인에 의해서 영국으로 전해졌고 교배 원종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포틀랜드 - Jacques Cartier
Bourbon 로즈는 인도양의 섬 리유니온(Reunion)의 옛 이름인 부르봉에서 유래합니다. 부르봉 섬에서 울타리에 심어 놓은 차이나와 Autumn Damask의 자연 교배에 의해서 얻어진 것이고, 1819 ~ 1821년에 한 식물학자에 의해 프랑스에 전해져서 1830년대에 교배 원종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부르봉 - Louise Odier(장미 36)
: 사진 장미 2의 저의 분류 사진 참조
누아세트 - Madame Alfred Carriere
이들의 교배는 반복 개화의 형질 등은 전달을 받았지만 내한성이나 성장활력(Vigor) 등에서 그다지 성공작으로 볼 수 없는 면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품종군들이 다시 본래의 서양 장미들과 교배되면서 성장력, 내한성, 반복개화의 특성을 갖는 품종군으로 다시 태어났지요. 이것이 하이브리드 퍼펫츄얼(Hybrid Perpetual)데 1800년대 후반을 풍미했습니다. 사실 하이브리드 퍼펫츄얼의 정확한 혈통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지만 동`서양 품종의 형질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이 장미는 상당히 오랫동안 인기를 누렸는데 미국에서는 아직도 나이 많은 할머님들이 이 장미를 기억한다고 하네요. 미국에서는 이 장미를 캐비지(Cabbage) 장미라고 부릅니다.
(註) ‘Perpetual’ 이라는 단어는 '계속되는'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장미에서는 '반복개화(Repeat Flowering)' 이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Autumn Damask 는 가을에도 한번 더 꽃을 피우기 때문에 이 품종을 Damask Perpetual 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번 ‘장미 2’ 장미 품종 소개로 제가 이미 분류를 해 놓았습니다. 한번, 다시 보시기를 권하며, 장미 28 'BARON GIROD DE L'AIN'이 하이브리드 퍼펫추얼에 해당합니다. 이 품종은 생육환경만 맞으면, 가을에 다시 꽃을 피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이브리드 퍼펫츄얼에서 내한성과 반복개화라는 좋은 성능을 확보한 서양의 육종가들은 동양의 Tea Rose의 우아한 꽃모양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중국에서 온 티(Tea)가 높은 봉오리에 뺑글뺑글 도는 (high and centered) 꽃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하기 바랍니다.
2. Modern Rose의 탄생
하이브리드 퍼펫추얼과 티를 이리저리 교배하다가 1876년의 라 프랑스(La France)가 프랑스의 기요(Guillot) 가문에서 개발되었습니다.
“라 프랑스”는 1867년 리용의 화훼 협회가 주관한 “라 프랑스” 라는 이름의 주인공을 찾는 화훼 경연 대회에서 1,000여 후보의 경쟁을 물리치고 그 영광된 이름을 갖게 된 후 유명해졌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장미의 신품종군, 즉 그 때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하이브리드 티라는 것을 인정받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소요되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17년이 지난 1884년에서야 라 프랑스가 하이브리드 퍼펫츄얼과는 다른 품종군이라는 것을 인정하였고, 영국에서는 그 후 또 14년이 지난 1898년에서야 하이브리드 티를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註) 하이브리드(Hybrid) - 본래 "교잡" 이라는 말이지요. 요즈음 하이브리드 테크놀러지라는 말이 자주 쓰이는데 두가지 이상의 기술이 합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전기 자동차와 기름 자동차의 기술이 짬뽕이 되어 기름으로도 가고 전기로도 가는 자동차를 하이브리드 자동차라 부릅니다.
이렇게 하이브리드 티의 품종군이 탄생하면서 아름다운 장미의 개발은 폭발적으로 발전합니다. 오늘날 장미의 50%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 하이브리드 티의 그 많은 장미들이 본격적으로 출현하는 1900년대 맞게 됩니다.
정리하면, 동양의 반복개화 형질을 가지고 있던 치나가 서양에 시집가서 처음 낳은 자손은 포틀랜드, 부르봉, 누아세트 등인데 이것들이 활력이 션찮아서 다시 서양 장미들과 복잡한 교배를 거쳐 내한성, 성장활력, 반복 개화 특성을 갖도록 개량한 것이 하이브리드 퍼펫츄얼입니다. 하이브리드 퍼펫츄얼은 티와 교배되어 오늘날 최고 인기 품종인 하이브리드 티를 낳았습니다.
다시 장미의 종류 이야기입니다. 모던 로즈(Modern Rose)는,
하이브리드 티(Hybrid Tea)
플로리번다(Floribunda)
그랜디플로라(Grandiflora)
미니어쳐(Miniature)
클라이머(Climbing and rambling) 정도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티 – 한 줄기의 가지에 약 15cm 정도의 커다란 꽃이 한 송이씩 핍니다. 물론 사시사철 기온만 높으면 꽃 피기를 그치지 않는, 차이나에서 이어 받은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품종 중에 목이 긴 녀석은 절화 장미로도 많이 쓰입니다. 꽃 모양이 중심이 뺑글 뺑글 돌고 중심이 높아 우리가 연상하는 장미의 전형적인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전설적인 품종 몇가지만 소개합니다.
Peace – 명화의 전당
피스는 워낙 출중한 외모여서, 우월한 혈통의 결과로 유명한 자식도 많이 두었습니다. Confidence, Grace De Monaco, Pink Peace, Christian Dior, Garden Party, Princess De Monaco, Royal Highness 등 유명한 하이브리드 티 품종들이 모두 피스를 모종으로 교배하여 얻어진 품종들입니다.
Double Delight – 명화의 전당
Mister Lincoln
플로리번다 – 나무 줄기의 끝이 매우 많이 갈라져서 많은 꽃이 다발로 핍니다. 꽃의 크기는 일반적으로 약 10cm 전후로 중륜에 해당하며 꽃 한 송이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군집으로 심어 놓고 즐기는 품종들입니다. 이 번에 지기가 소개한 품종 중 몇 종은 프로리번다의 특징이 있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꽃가지마다 5~6송이씩 꽃이 달리는 녀석들은 이 품종의 영향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Iceberg – 명화의 전당에 오른 유명한 플로리분다입니다.
Anne Harkness
그랜디플로라 – 이것은 본시 하이브리드 티와 플로리번다를 교배하여 개발된 품종군이어서 하이브리드 티의 커다란 꽃이 플로리번다와 같이 다발로 핍니다. 1950년대 이후에 개발된 최근의 품종군으로서 꽃의 모양뿐만 아니라 성장 활력이 대단한 것이 특징이어서 이 품종군으로 분류될 만한 꽃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1954년생 퀸 엘리자베스가 대표적인 그랜디플로라입니다.
Queen Elizabeth – 명화의 전당
미니어쳐 – 나무의 키가 약 30cm 정도밖에 자라지 않고 꽃의 크기도 5cm 정도로 작아서 화분에 키우기 알맞은 품종군입니다. 그러나 꽃의 모양, 색깔, 향기 등의 다양함은 장미의 전체 스펙트럼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할 정도로 풍부합니다. 아래의 장미는 오렌지 메이안디나(Orange Meillandina)라 하는 프랑스 메이양사 작품입니다.
클라이머 – 이것은 넝쿨 장미를 말하는데 하나의 품종군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줄기의 성장 특성을 묘사하는 용어로 사용될 뿐입니다. 즉 하이브리드 티가 넝쿨 장미의 특성에 접목되면 클라이밍 하이브리드 티라고 말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피스”라는 하이브리드 티는 클라이머로도 개발되었는데 이는 클라이밍 피스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클라이밍 티,,클라이밍 미니어쳐, 클라이밍 플로리번다, 등등 이런 장미들이 있습니다. 물론 오직 클라이머만 존재하는 품종도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로코코(Rokoko)라는 장미입니다.
공식 분류체계에는 없지만, 위키페디아의 가든로즈 분류에는 포함되어 있는 모던로즈로는,
잉글리쉬 로즈 – 영국의 데이비드 오스틴(David Austin)이 개발한 일련의 장미를 지칭하는데, 이는 모던 로즈에서 많이 잃어 버렸던 장미의 향기를 올드 가든 로즈와 모던 로즈를 교배함으로써 되찾아 온 비교적 최근의 개발 작품들입니다. 모양은 올드 가든 로즈들을 많이 닮았는데 향기가 매우 좋습니다.
Graham Thomas – 명화의 전당
3. 명화의 전당에 오른 장미들
'sally holmes'는 이번 장미 펀드에 포함된 장미입니다. 장미 2에 정리하여 놓은 분류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졸린 눈을 비비며 작성했습니다. ^^
제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났고, 다음 글은 간단한 후기로, 우리나라의 시뻘건 울타리 장미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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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읽고 갑니다
우와! 두기 아빠님 최고!!
두기아빠님 질문요~
대개 장미의 수명은요?
해마다 죽은 가지를 쳐주고 잘 키우고 있는데요..
해가 갈수록 좀 사그러든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넝쿨장미나 정원의 장미나 모두 같이요...
보통은 제대로 키우면 10년 이상 가야 합니다.
수세가 위축되고, 수명이 짧아지는 것은, 재배환경, 재배토양이 좋지 못하거나 맞지 않는 경우입니다.
재배환경에는 겨울철 뿌리와 줄기 동사도 문제이고, 여름철 부패도 문제입니다.
재배토양은 키우는 분들이 토양을 잘 못 골라 장미에 적합하지 않는 토양을 골랐거나, 기비와 추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그러기도 합니다.
또, 어떤 품종은 가지치기를 제대로 해야 번성할 수 있는데, 가지치기를 제대로 하지 않아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원인이 너무 많아서, 설명이 제대로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하나더, 장미원에 가면 항상 스프링 쿨러가 준비되어 있죠?
장미는 물!
녜~~~답글 감사합니다.
문제들이 합작으로 ㅎㅎ 진행 되나 봅니다.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 보겠습니다.
즐거운 날 되시구요~~~
좋은 정보 잘 보고 갑니다
일글리시 로즈 가격이 비싸던데 향기가 그렇게 좋나요 ? 하이브디드 티 중 핑크피스 가 향기가 좋던데 핑크피스 와 비교하면 어떤지요?
그런데 꽃 모양이 별로라서 고민인데 향기가 좋다면 한번 키워보고도 싶네요
제가 핑크 피스를 키워보지 않아서.^^
핑크피스는 진분홍 색에 강향의 모던로즈의 화형인데 개화 후에는 햇빛에 타서 꽃잎 끝이 오그라들어요 ,영국장미는 대부분 로제트화형(다초점의 둥근모양)에 강향이고 꽃잎장수가 많지만 개화시간이 짧은 것 같아요 하지만 정말 향이 좋아요
ㅎㅎㅎ 두기아빠님... 멋진 자료네요... 역사까지 생각하지는 못했는데... 보는 관점이 하나 더 생겼네요... 즐감합니다. 성희은아빠 올림........
두기아빠님 저도 대전에 주말부분데 ...
언제 꼭 한번 찾아 뵙고 싶네엽...
아 세상엔 고수가 넘 많아욥...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이제부턴 정석대로 한번 키워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