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다시 한번 힘을 얻어 글을 씁니다.(얼마전에 쓰다가 몽땅 날렸었거든요)
개와 고양이의 영웅 플릭스(토미 웅거러 글·그림, 이현정 옮김, 비룡소)
테오 고양이 부부가 아기를 낳았는데 강아지 플릭스를 낳았다.
부인이 “정말 귀엽죠?” 하고 물으니 남편이 "이 아이는 강아지잖소!”
부인이 대답한다. 너무도 당당히 “그래서요?”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난 이 부분을 읽으면서 뒷부분을 혼자 상상을 했다. 지극히 어른의 시각으로... 물론 나의 예상은 빗나갔지만.
이유인즉, 테오의 할머니가 젊었을때 몹스 종 개와 연애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후손에게....
플릭스는 개의 억양으로 고양이 말을 배우고, 나무에 오르는법, 수영하는 법도 배운다.
하지만 플릭스는 고양이 사회에서도 개의 사회에서도 따돌림을 당한다.
그런던 중 물에 빠진 고양이 아저씨를 구하고, 불이 난 기숙사에서 푸들 아가씨를 구하게 되어 플릭스는 개와 고양이 사회에서 영웅이 된다. 그리고 그 푸들아가씨와 결혼도 하게 되고.
플릭스는 개고련이라는 정당을 만들어서 정치에도 나선다.(개고련-개와 고양이 연합의 줄임말)
플릭스는 개의 도시와 고양이 도시에 하나의 행정기구와 학교를 세우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마침내 개와 고양이 도시의 시장이 된다.
그리고 이들 플릭스 부부에게도 아기가 생긴다.
아기의 울음소리는 바로 “야옹!”
도은이가 말한다. “엄마, 그럼 아기를 서로 바꾸면 되겠네”
엄마가 대답한다.“에~~엥”
고양이 부부가 강아지를 낳고, 개 부부가 고양이를 낳는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이 이야기를 도은이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였다. 너무나 재미있어 하면서.
슈렉!(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 조은수 옮김, 비룡소)
우리에게 영화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슈렉!
엄청나게 못생긴 슈렉이 어느날 마녀에게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자신보다 더 못생긴 공주와 결혼을 하게 된다는.
공주를 찾아 가는 모험길도 재미있지만 공주와 슈렉이 첫 대면하는 장면은 정말 배꼽을 잡게 만든다. 이 두 사람의 대화를 잠깐 들어보자.
슈렉이 말했어.
“오, 소름끼치는 그대, 푸른 입술과 붉은 눈동자, 시뻘건 다래끼, 나를 사로잡네.
이밖에도 많고 많지만 나도 알고 당신도 알지. 내가 당신을 이토록 사랑하는 까닭은 바로-당신은 너무나 못생겼기에!“
공주가 말했어.
“그대의 코는 털로 북슬북슬. 오, 더 이상 주저하지 말아요. 당신의 모습은 너무나 소름끼쳐요. 우리 결혼해요.”
이것이 서로 첫눈에 반한 사람들의 대화란 말인가!
소니의 보물찾기(리사 스텁스 글·그림, 조은수 옮김, 웅진)
심심하고 따분해하는 소니에게 할머니는 옛날놀이 하나를 가르쳐 준다. 바로 ‘보물찾기’다.
할머니는 보물의 비밀이 숨겨진 쪽지를 주고, 소니는 그 쪽지를 보고서 보물을 하나 하나 찾아나간다.
엄마도 삼촌도 어느새 소니를 도와 함께 즐겁게 보물찾기에 나선다.
이 책을 읽어 주면서 내내 갈등했다. 우리도 보물찾기 놀이를 한번 해보자고 할까? 말까?
‘심심해’병과 ‘놀아줘’병에 걸린 도은이는 아마도 내 이야기가 끝나기도 전에 당장 하자고 덤벼들 것이다.
결국 난 아무 말도 못했다. 하지만 언젠간 한번 꼭 ‘보물찾기’ 놀이를 해 볼 것이다.
그 언젠간이 언제가 될지는...
꿀벌나무(패트리샤 폴라코 지음, 서남희 옮김, 국민서관)
책 읽기 싫어하는 손녀딸 초롱이에게 할아버지는 책의 달콤함을 깨우쳐 주기 위해 꿀벌나무 찾기 놀이를 제안한다.
벌이 날아가는 길을 따라 초롱이와 할아버지가 뛰어 가는 사이 어느새 마을 사람들과 동물들도 함께 한다.(복조리 아줌마, 꽥꽥 거위, 천둥소리 아저씨, 멋진수염씨, 금반짝양 등)
꿀벌나무를 찾고 집으로 돌아온 후 할아버지는 초롱이의 책표지에 꿀을 한 숟갈 떠서 얹으면서 맛을 보라고 한다.
할아버지는 말씀하신다.
“책 속에도 바로 그렇게 달콤한 게 있단다. 모험, 지식, 지혜...그런 것들 말이야. 하지만 그건 저절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야. 네가 직접 찾아가야 한단다. 우리가 꿀벌나무를 찾기 위해 벌을 뒤쫓아 가듯, 너는 책장을 넘기면서 그것들을 찾아가야 하는 거란다.!”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시시콜콜 나열하지 않고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해 준 멋진 할아버지! 가히 존경할 만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주인공 이름을 왜 초롱이니, 금반짝양이니 했는지이다.
도무지 그림과 이름이 너무도 일치가 되지 않아 책 내용까지 어수선해지는 기분이었다.
분명 번역 작가도 수십 번 고민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짧은 나의 소견으로는 원문 이름 그대로 살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엄마, 엄마, 엄마!(토니 로스 글·그림, 민유리 옮김, 베틀북)
책 읽는 내내 우리집 이야기 같다는 생각을 했다.
도은이는 엄마가 약이다.
넘어져 다쳐도 엄마가 ‘호오’ 한번 해주면 금방 낫는다.
자다가 깨도 ‘엄마’, 밥 먹을때도 ‘엄마’, 화장실 갈 때도 ‘엄마’... 아빠도 소용없다.
이 책의 주인공도 그렇다. 모든 것을 엄마에게 의지하는 공주. 그리고 그 공주를 끝없이 이해하는 엄마.
어느날 엄마는 그런 공주를 친구 집에 보낸다. 공주는 처음엔 엄마를 찾지만 조금 후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친구들과 어울린다.
당연히 자유를 맘껏 누리고 있어야 할 엄마는 그때부터 눈물을 흘린다. 공주가 너무 보고 싶어서.
공주에게만 엄마가 필요한 게 아니였나보다.
윌리는 어디로 갔을까(니콜라스 앨런 글.그림, 김서정 옮김, 럭스미디어)
윌리는 브라운아저씨 몸에 살고 있는 정자이다. 윌리는 수학은 못하지만 수영은 잘한다.
윌리는 중요한 수영대회(?)에 대비하여 열심히 수영연습을 한다. 마침내 수영대회가 있던 날, 윌리는 당당히 일등을 한다.
그리고 에드나라는 여자아이로 이 세상에 나온다.
에드나 역시 수학은 못하지만 수영은 잘한다.
도은이에게 말해줬다. 도은이도 수영대회에서 일등을 했기 때문에 엄마, 아빠 딸로 태어난 거라고...
도은이는 아주 자랑스러워 했다. “정말? 정말 내가 일등 했어. 그런데 왜 난 수영 못 해? 그리고 궁금한 게 있는데 윌리는 어디로 간 거야?”
아! 어찌 설명을 해야 하나. 딸아! 그냥 여기까지만 알고 있어라...
첫댓글 페트리샤폴라코의 그림책은 제가 좋아하는 것이고 토미웅거리는 승규가 좋아해요. 꿀벌나무는 제가 권한책인듯한데. 그날 예약이 되어서 대출하지 못한걸로 기억나네요. 용기를 내서 하길 잘 했어요. 재미있게 보았고 보지못한 책은 빌려서 읽은 다음에 볼려구요. 미리 줄거리를 들으면 재미없을 것 같아서요. 기대가 돼요.
맞아요. 미애씨가 권해서 이동도서관에서 빌려 봤어요. 읽으면서 미애씨다운 책이라고 생각했었는데...(반듯한 모범생 미애씨)
저도 <플릭스>를 유쾌하게 읽었는데, 어떤 작가 선생님은 기분이 언짢다고 하시더군요. 이런저런 반응도 재미있어요.
저도 처음엔 좀 거북했었는데 자꾸 읽어보니 재미있더라구요. 토미 웅거러가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 같았어요. 그리고 선생님! 꿀벌나무의 저의 의견에 대해 어찌 생각하세요? 감히 번역작가에 대해 들먹였는데...
<플릭스>정말 읽고 싶은 책이네요. 토미 웅거러의 책 속엔 뭔가 뜨끔하게 만드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아주 큰 윌리와 아주아주 작은 윌리, 둘 다 재미있지요.
경선씨! 아주 큰 윌리와 아주아주 작은 윌리는 누구죠? 이 책에 나오는 윌리를 말하는 건지, 아님 앤서니 브라운의 윌리를 말하는 건지...감이 잘 안 잡히네요.
왜 들어와 봤냐면은 아이 이름이 울 큰에 이름과 비슷해서리... 울아이 이름 도운이....자주 들어 올것같은 예감이 팍팍.....
도운이라면 남자아이인가요? 사실 어디선가 내 아이와 비슷한 이름만 들려도 반갑죠? 그런데 제가 혹시 아는 분이신가요? 힌트를 좀 주시면... 2.5기 아님 2.5-1기?
<꿀벌나무>의 그 이름들은 정말 불편해요. 원문에 어떻게 되어있는지 알아볼 생각입니다. 그러고나면 번역자 의도가 개입된 건지 알 수 있겠지요.
전 파릇파릇 상큼 발랄 3기랍니다. 도운인 초등1학년 남자아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