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아~ 멈추어 다오!
꽃다운 청춘 스믈이 세 번 하고도 반이 더 지난 세월!
무엇인가 이루지 못한 꿈이 아쉬워 해안가 작은 한 점으로 서서 흐르는 바람을 안는다.
수평선 따라 검은 장막이 드리워져 온 천지가 엷은 어둠으로 덮여 가고 있다.
지난 세월이 아쉬워 회색빛으로 물들인 바닷물 파장 따라 그려지는 파도 위 지난 세월을 하나하나 반추해 본다.
잠시 후 굵은 빗방울이 수직선을 그려 앞을 가로막고, 맑게 보이던 배들의 귀선 장면을 뿌옇게 덮어 버리고 있다.
수평선 따라 드리워졌던 검은 구름 띠로 흐르던 세월을 잡아 세워 놓기가 역겨워, 해 지나는 앞길에 높은 장대 울타리 세워 검은 구름은 가로 막고 장대비는 세로 막아 세월 흐름을 차단 봉쇄라도 하려는 지... ?
퍼붓던 장대비 멈추는 순간 서쪽 수평선 검은 구름 사이로 환한 빛의 부채꼴 기둥이 대각선으로 서너 개 내려져 구름을 쪼개 펼치고 막아 놓은 해 지날 길을 트이고 있다.
막을 수 없는 세월 앞에 검던 구름은 붉은빛으로 변하여 울분 토하여 까맣던 하늘을 황금빛으로 물 들여 가고 있다.
세월은 대자연의 검은 장막 헤치고, 장대비도 뛰어넘어 유유히 흐르고, 그의 존재감을 과시하며, 잠시 잡아 세우려 해도 그 방법조차 무색하게 하고, 돌아가는 초침 따라 흘러가고 있다.
주눅 든 검은 구름 떼도 흐르는 세월에 떠밀려 하얀 뭉개구름 되어 수평선 위를 방황하고, 지나는 해 길을 황금빛으로 전송하고 있다.
장대비에 활들짝 놀라 숨었던 갈매기 수 마리가 숨박꼭질 하듯 흐르는 기류 따라 노을 들어가는 하늘 황금 구름 사이로 평화로운 활공을 하고 있다.
구름 사이 뿌려지던 눈 부신 햇살이 어느새 흰 구름을 황금색으로 채색하고,
순간! 순간! 황금색으로 물들어 가는 수평선 걸쳐진 구름에 넑 놓고 흐르는 세월 앞에 숙연 하여져 아쉬움 잊고 깊은 사색에 빠져든다.
대자연의 오묘한 변함 속에 내 영혼을 싣고 흐르는 세월 따라 같이 흐름이
인생임을 실감하며, 찬란했던 태양이 수평선에 걸쳐 물위 그렸던 오메가 모양의 황금 덩어리를 파도에 실어 찬란한 빛으로 흘려보내듯, 내 인생도 나눔과 베품과 사랑으로 남은 인생길 욕심 없이 공동체를 위한 봉사로 살다가 홀연히 자연으로 돌아가는 준비가 필요하다.
수평선 반 걸쳐진 태양은 파도 따라 긴 은빛 반영으로 그 흔적 물속 깊숙이 잠기어 가고, 지나던 길에 검은 파도 파장으로 다시 채색하고 있다.
붉게 타오르던 노을에 놀래 떠 오르던 개똥별도 태양 쫒아 물속으로 떨어 졌는지 출렁이는 파도위에 밝은 빛 띄우고 있다.
까맣게 물들어 가는 바다는 가지가지 볓 빛 물들어 수 놓고, 레온의 호화찬란한 빛을 물속 깊숙이 포옹으로 반영시켜 한폭 대작을 그려가고 있다.
내일이라는 세월 앞에 숙연한 자세로 새로운 삶의 꿈과 희망을 그리며,
들려오는 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를 떠나 밤의 고요함 속에 묻혀 작은 한 개의 걸음 선으로 침묵에 묻혀, 내일의 여명을 기다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