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텃밭에 일년초인 수박풀이 왕성하게 자라나
줄기마다 하얀꽃을 피우고 꽈리처럼 생긴 열매주머니도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줄기가 꼭 수박줄기와 같아서 수박풀로 불리는데
꽃은 양귀비와 비슷하다
어느덧 이삭을 뱉어 낸 벼포기는 소중한 결실을 위해
논바닥의 물도 말랐건만
마지막 온힘을 다해 알곡을 살찌우려 안간힘을 쓴다
보리를 심었다가 늦게 모내기를 하더니만 폐농(廢農)했네 그려~!
아침 산책을 끝내고 백일홍 옆에 난 잡풀도 뽑고 덩쿨식물인 나팔꽃도 간섭해 본다
천일홍
곡식류의 한해살이 풀로는 가장 키가 큰 수수
여름꽃인 상사화
이파리가 없어진지가 언제인데 이제서 꽃싻을 올리누!
그래도 금방 자라나 저녁때기 되니 이만큼 컷다우!
맨드라미는 이제부터 가을까지 닭벼슬같은 꽃대를 계속 세우고 있을 것이다
석양
그때쯤에야 부시시 꽃을 피우는 분꽃은
진한 향으로 벌 나비를 부른다
윤 유월이 지나고 오늘이 음력 칠월 초하루다
말복이 지나면서 아침 저녁으로 살짝 찬바람이 난 것도 같은데
한낮의 더위는 아직 폭염경보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날 산행을 해도 될까 싶지만
오늘은 모처럼 산신령 아우님과 영인산을 가기로 한 날이다
새벽(8월 16일 / 수)
어스름 여명속을 산책하다 사방으로 꽃술을 뻗친 덩굴식물 '하늘타리'를 담아봤다
풍선 덩굴도...
오늘따라 새벽부터 짙은 연무가 덮이면서 세상을 온통 희색빛으로 흐려 놓는다
어차피 흐린 세상이기는 하지만....!
호박꽃
어제가 광복절이었으니 무궁화를 보는 눈이 새삼스러웠고!
본격적으로 개화를 한 상사화
어느덧 볏이삭이 고개를 숙여 가을을 재촉한다
매일매일이 그날 같았지만 식물들의 이런 변화속에서
나는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된다
삽교호 공원의 갈매기와 비둘기
삽교호 정류장에서 아홉시 이십분 버스에 승차하여
약 삼십분을 달리면 영인 농협앞의 정류장에 닿게 된다
아우님과 만나는 시간을 버스 도착시간으로 정했는데
버스가 밀두리를 지날 무렵 기다리고 있다는 문자가 들어오네!
여민루를 지나 마을 안길로 들어서며 민가 담장의 능소화를 탐(貪)한다
노인정 앞의 하와이 무궁화도!
영인사 계곡의 사위질빵
사슴 벌레?
우린 어릴때 '찍게벌레'라고 했는데...
산림복원지구의 정자에서 커피와 떡으로 요기를 하고
연화봉으로 곧장 올라왔다
깃대봉에서는 날씨가 흐려 주변 풍광 담는 것을 포기!
\
그래도 한 컷쯤은...
나비야 청산 가자♬
햇볕이 뜨거워 신선봉 정상도 올라갔다 이내 후퇴!
산양리
짚신나물
햇볕을 피하는데는 그늘이 최고!
956계단을 내려서고 강청골 계곡을 지나 닫자봉을 오르다 말고
지나 온 신선봉, 깃대봉, 연화봉을 훑어 본다
짙푸르던 신록이 어째 기운을 잃은 것만 같았고!
닫자봉 오름길에서 나만의 뷰 포인트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닫자봉의 돌무더기는
강렬한 햇볕이 머물고 있어 신속하게 지나쳤다
암릉
닫자봉 평상에서도 흐르는 땀만 씻고 발길을 서두른다
닫자봉의 암벽은 밑에서 보면 예사롭지 않게 우람하다
쉼터
오늘은 패스~!
비등으로 상투봉 전망봉으로 올라와 신창들녁으로 뻗친 산줄기를 응시한다
저 능선은 아직 한 번도 발을 들여 놓지 못한 곳이다
닭의장풀
전망봉의 상징인 소나무와 바위
윤선도의 오우가를 떠 올리며 피식 웃음을 지어본다
"네벗이 몇인고 하니 송죽(松竹)과 수석(水石)이라
동산에 달(月) 오르니 긔 더욱 반갑고나
두어라 이 다섯밖에 더 두어 무엇하리"
습지원의 배롱나무
올해는 배롱나무 꽃이 예년만 못한 것 같다
하산은 숙박동으로 들어와 야외 수영장을 거쳐 관음사 계곡으로 내려간다
버스 도착 3분 전에 농협 앞 정류장에 도착하여 4시간에 걸친 산행을 마쳤다
이렇게 더운날 땀 흘리며 걸었으니
시원한 냉면이라도 한 그릇 먹고 헤여져야 했건만
차 시간 핑계로 아우님과 허겁지겁 헤여지고 말았네 ㅉ
저녁때가 되니 상사화가 제풀에 풀린 듯 꽃잎을 활짝 열었다
지금은 만개를 했지만
세월이 가져다 준 꽃은 시간이 또 가져갈 것이다
그 때쯤에도 나는 이 세상에서 눈 뜨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