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춘분을 전후 하여 현충사의 홍매를 만나러 다니는데
올해는 좀 부지런을 피운다고 3월 초순( 8일 금)에 들렀더니
아직도 앙다문 꽃잎이 짐짓 모른체를 하더라
다시 날짜를 잡아 간 날이 첫 방문으로 부터 2주일째인 3월 22일(금)로
꽃잎은 활짝 열렸으나 개화를 한지 꽤 시간이 경과 한 듯
꽃색깔이 영롱스럽지는 않으며 어느새 희끄무레해져 있었으나
그래도 낙화가 없는 탐스러운 꽃망울들이
요리조리 핸드폰을 들이대고 아름다움을 담아내는데는 부족함을 주지 않았다
굳이 멀리까지 탐매(探梅)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올 봄의 매화 구경은 이로써 만족해야만 할 것 같다
선우대교에서 바라보는 삽교천
곡교천변의 자전거 도로
겨울이 빨리 가기를 바라는 갈대의 마음이 온 몸을 흔들어 작별의 인사를 보낸다
아산 그린타워
온양 시민의 애환이 잠겨있는 옥정교에 황오리를 비롯한 물새들이 게으른 잠에 빠져있다
은행나무 길
짚으로 감싸였던 겨울 옷을 벗는 '수국'들이 올 여름에는 장관을 이룰 것 같다
아산의 명산들(배방산, 망경산. 광덕산, 설화산)
한적한 현충사 정문(충무문)
현충사 안내도
목련은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핀 꽃이라고 한다
평범하지 않은 현충사 담장은 내가 들를 때 마다 단골 포인트가 돼준다
연못 주변의 산수유
드디어 고택 앞의 매화에 다가선다
이미 많은 진사님들의 사랑을 차지하고 있는 현충매(顯忠梅)는
연예인 부럽잖은 카메라 세례를 받는다
고택과 잘 어울리는 고고한 자태의 매화는 자연 예술품이다
두 그루의 백매(白梅)
홍매(紅梅)
이리저리 방향과 눈길을 바꿔 살펴보건만 그 아름다움을 다 담아 낼 수가 없구나!
고택의 담장을 넘긴 가지끝에도 탐스런 꽃송이가 다투어 피어나 있다
재실(齋室) 앞의 독야청정한 소나무는 집안을 지키는 당산나무인가?
고택을 사치스럽게 만든 꽃나무들 속에서 진사님들은 포인트 찾기에 분주하다
위패와 가묘(家廟)가 있어 매년 11월 26일에 제를 올린다는 재실
아직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 은행나무를 뒤로 한채 다시 홍매의 곁으로 다가선다
우루루 몰려다니는 진사들 무리에 섞이기 싫어 고택의 대문을 넘어서는 대신
담장 주변을 배회하며 뒤울안 너머의 매화와 산수유의 정취를 즐긴다
반송(盤松) 앞에서 사당으로 올라가는 솔길을 이윽히 올려다 본다
누구라도 허리숙인 소나무들이 도열한 이 길을 걸어 올라가느라면
경건한 마음이 절로 들게 마련일 것이다
반송이 서있는 사거리에서 구현충사 사당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도
젊은 홍매가 꽃채비를 하고 있어 잠시 걸음을 멎게 한다
선비들이 사랑했던 매화
특히 '퇴계'는 그가 젊은 시절에 사귄 '두향'이 보내 준 매화를 끔찍이 사랑했는데
그가 죽기 전에 남긴 유언도 "매화에 물을 줘라"였다고 한다
기쁨!
반송 줄기
원래 있던 자리는 새로운 현재의 사당에게 빼앗기고
한적하고 구석진 자리로 물러나 있는 구(舊) 현충사 사당
가신님의 넋이라도 담긴 듯한 진분홍 진달래가 사당을 바라보며 피어 있다
木蓮의 꽃말은 '자연애'이며 북향화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산수유(山茱萸)
현충사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나무중 하나로 은행나무 다음이 아닐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만난 '자주광대나물'과 '말냉이'
광대나물
우리집의 홍매화도 활짝 피었다
회양목
전국적인 비 소식이 있어 맞바람을 무릅쓰고 서둘러 다녀온 현충사!
비가 내리면 낙화(落花)로 애처러워진 빈 가지만을 보게 되지 않을까 조바심에
왕복 56.8km를 달려 1년만에 다시 만난 『현충매』는
다른 고장의 유명매에는 비록 못미친다 하더라도
또 다른 매력과 고결함을 지닌채 충절의 땅을 여여히 지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