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방문을 하고,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이야기 하라고 김밥과 콩 국수다.
콩국수는 일전에 해 주었고,
오늘은 김밥을 싸고 있었다.
옷을 가라 입고 김밥 말고 있는 아내 곁으로 다가가니
봉투에 김이 열린 채 담겨져 있었다.
무심코 봉투를 닫으려 하니,
아내가 김밥 마는 것이 보이지 않는가를 물어본다.
얼른 미안합니다. 제가 눈치가 좀 없지요 라고
한발 물러서니,
아내가 전체를 보면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한마디 한다.
또 하나의 원리를 깨우치는 순간이다.
상대가 혼을 낼 때는 분명 이유가 있다.
내가 살면서, 습관이 잘못되었던가,
아니면
내가 아는 것을 상대에게 의논 드린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번만 김 통투를 닫을까요를 물었다면,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우리는 어떤 일이 일어나면 상대를 본다.
상대는 오늘 나의 상태를 보고 지적하는 일은 없다.
그 동안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다 한마디 하고 지나갔다.
좀 생각 하면서 행동하라고,
다음에 할 것을 미리 준비하면,
당황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따진다.
그제야 주변이 보인다.
김밥 재료도 보이고, 단무지도 보이고, 햄도 보이고,
밥도 보인다.
아내가 가진 장점이 이제 내 것으로 들어오는 순간이다.
평생을 보고 듣고 지나왔던 일인데,
지금 보이는 이유는,
왜 그런지 연구가 없기 때문이다.
왜 이런 말들이 자주 들리지,
왜 이런 것들이 자주보이지,
왜 이런 환경이 지속이 되는지 알고 있어야,
해결 할 단초가 마련이 된다.
또 같은 소리가 반복 되면,
소음이 되고 늘 싸움에 빌미가 된다.
상대가 잘 하는 것을 보면,
단점은 안으로 녹아들어간다.
눈치기 없다고 말하는 순간
그 동안 풀리지 않았던 모든 것들이 풀린다.
밥상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려고 할 때
뚜껑이 비슷비슷하다.
그래서 이것저것 만지다 보니
이런 것이 안 보이는가를 물어본다.
어제 김밥을 싸면서 깨우친 것이 없다면,
오늘 밥을 먹으면서 한바탕 싸움이 일어날 일이다.
보이는 것은 내가 보인다.
상대는 늘 나처럼 보인다고 착각 하기에,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도 모른다고 한다.
사람이 멀어지는 원리다.
사람은 다 다르다.
다르기에 서로 부족한 것을 채우면서 도움을 주고 받는다.
서로가 잘 하는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안 하면서,
동반자로 나간다.
이 간단한 원리를
이제야 깨우치는 것을 보면 아직 배울 것이 많이 남아있다.
답을 찿는 방법은 세 가지다.
내가 내 모자람을 스스로 인정 하고, 배우고자 할 때
내가 모자란 것을 상대에게 물어 볼 때
나머지 하나는 깨우친 신지식을 만날 때이다.
반성하면,
스스로 다 알 수 있는 일을 미루고 미루다 보니
옆에 다 묻고, 목사에게 묻고, 스님에게 묻고,
어떤 무당도 찿아 가서 물으러 간다.
그때 누구를 만나는가에 따라 내 인생이 결정이 난다.
오늘 주어진 일에서 하나하나 연구하고 정리하면서,
일지를 쓴다면 갈수록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나도,
무엇이든 풀어줄 수 있는 도인이 된다.
어디로 물으로 간다는 것은,
미루어 논 공부가 한꺼번에 들어와 더 이상 감당이 안 되어 가는 일이다.
어디든 빠지지 말고 오늘 왜 이곳에 온 것인지
늘 초발심을 가져야 한다.
어려움이 온 것은 미루어 논 것이 많아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럼 오늘 이 어려움이 왜 온 것인지,
답을 주면 따르고 아니면 다른 인연을 찿아 가야 한다.
사람도 자연도 한시도 멈추어 선 적이 없다.
멈추면 머물러 있어도,
다른 사람이 진화를 하기에
머무른 만큼 나중에 뛰어야 하는 결과를 스스로 만든다.
오늘일은 미루어 논 결과다.
오늘 일은 다음날부터 진행형으로 돌아 올 뿐이다.
실력은 그때 나온다.
알고 사는 것이 이만큼 중하다.
2023년8월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