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정문을 사이로 앞쪽에 유치원이 있고, 주민들이 드나들기 편하게 만들어 놓은 쪽문 옆으로 유치원이 또 하나 있다. 그중 쪽문 옆에 있는 유치원은 꾀나 이름이 알려져 있는 모양이다. 주위의 지인들에게 한 번씩 듣기도 하며, 며느리가 손주를
유치원에 보내려고 하는데 여기 유치원을 마음에 들어 한다는 소리를 듣는걸 보면 말이다.그러나 저러나 한 번씩 볼 일이 있어 나갈 때면 아이들의 등원 시간이나 하원 시간에 지나칠 때가 있다. 그럴때면 조그마한 병아리들이 엄마를 놓칠세라 뒤를 줄줄이 따라다니는 것 처럼 너무나 귀엽고 예쁜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곤 했다.
바야흐로 3월은 모든 생명체가 꿈틀거리고, 겨울이 풀리기 시작하며, 여기저기서 시작을 알리는, 새롭게 시작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나에게도 정말 너무나 예쁜, (언어적 표현이 힘듬... )손주가 있는데 어느새 4살이 되어 어린이 집에 다닌다.
큰딸은 결혼 하기전에도 늘 말했 듯 3살까지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아는 사람들 몇몇은 3살때 이미 어린이 집을 보낸다는 것이다.그사람들은 그사람들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겠지 하며
우리는 스스로 위로를 해본다
.걷는것도 잘 걷고 날씨도 좋아 집에서만 노는 것도 따분하겠다 싶어 어느 날 놀이터에 데리고 나갔더니
생각보다 좋아 하는 걸 보며 시간이 될 때면 놀이터에 나가서 놀곤했다. 그러면서 느끼게 된게, 아이들만 있으면 좋아서 자꾸 옆으로 간다 그러면서 저 혼자 좋아서 더 즐거워하는 것이다.
어린이 집에 다니게 되면 늘 감기 걸리고, 각종 전염병은 다 옮아 오기도 한다는 것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좀 더 데리고 있다 나중에 보내려고 했는데 우리가 생각을 잘못하고 있는줄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제 우리 시윤이도 어린이 집에 보내야 하지 않을까... 아플때 아프더라도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결론 끝에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도보로도 등원 할 수 있는 곳을 알아보니 마침 마음에 드는 곳이 있어 그쪽으로 다니 게 됐다.
드디어 3월 첫주!
처음으로 어린이 집 등원하는 날 딸이 아이를 데려다 주고 돌아서 나왔다고 했다.
들어갈 때는 엄마가 있어서인지 잘 들어갔다는 것이다 엄마도 같이 들어오는 줄 알았을테니 그랬겠지만 아무렇지 않게 들어가더란다. 들어가는 모습을 사진까지 찍어서 보내 왔다. 어떻게 하고 있을까 그저 근심반 걱정반......
데리러 오라는 시간보다 좀 더 일찍 갔더니 선생님 손도 뿌리치고 엄마 한테 달려 오더란다. 그동안 얼마나 울었는지 얼굴이 눈물이 범벅이 되어 있고.....
엄마 곁에서 떨어져 본 적도 없고, 동생이 있는 것도 아니고, 3살때 다른곳에 다녀보지도 못했을 뿐더러 재원생도 아니니 낯선 환경, 낯선 아이들, 낯선 선생님들,등등 모든 게 낯설었으리라. 어린것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마음이 아리다
엄마 뱃속에 있다 세상밖으로 나와 처음으로 엄마 곁에서 떨어지는 시기가 지금이 아닐까
내 자식들 유치원 보낼 때는 몰랐던 일을 이제 손주 어린이 집 보내며 문득 생각을 해 본다.
자식을 끼고 살 수는 없으니 세상 밖으로 내 보내야 하고 우리가 부모 곁을 떠나 왔듯이 우리 자식들도 떠나가게 되어 있다는 것을
그 떠나보냄의 연습이 벌써 시작 되는 모양이다......
지금은 그래도 조금씩 적응하며 한 번씩 울기도 하지만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 한다.
감기가 와서 병원도 다니고 약도 먹고 콧물도 나며 기침도 하지만 그래도 건강하게 다닐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나는 기쁘다.
첫댓글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 우는 것도 적응의 첫 단계 같습니다.겁 많고 소심하여
분리 불안까지 겪지 않는 이상 차츰 나아지겠지요.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선
점차적으로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시간을 늘리라네요.
우리 아이들 유치원 첫 등교하던 날이 떠오릅니다.대체적으로 큰 무리없이 지냈는데 막내가 좀
말썽을 피웠지만요.^첫날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 계단 모서리에 꽉 붙어 울며 원실에 들어가길
거부하던 꼬맹이들.정말 귀여운 병아리들 입니다.
손주가 이뻐서 어쩔 줄 모르는 할머니(도저히 할머니로는 안 보이는 외모인)의 봄볕같은 마음이 따사롭게 느껴집니다. 아들,딸 키울 때 생각도 새롭게 나고요. 그때 생각을 하면 늘 짠하고 아린 마음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요..
언니~~저도 셋 중 누구라도 빨리 시집 장가들 가서 할머니 되고 싶어요^^
손주 있는 언니 부럽습니다~~얼마나 이쁠까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는 손주의 모습이 안쓰럽고 한편 기특할 것도 같습니다. 언니에게 누구보다도 기쁨을 주는 존재일
손주가 건강하게 잘 적응해서
재잘재잘 즐거운 이야기
언니에게 많이 전해주길 바래요~
다음주 바쁜 일정으로 인해 혹시나 또 잊어버리고 제 날짜에 못 올릴 것 같아 미리 올렸어요^^
지음 언니~ 짱^^
시윤이가 어느 새 건강하게 잘 자라 4살이 되어 엄마품을 벗어나 세상 밖으로 첫 걸음을 하네요. 적응도 잘 해 나가고 있어서 대견합니다. 시윤이 어린이집 입문, 축하합니다.
영주님.나에게도 손주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아이들을 너무 예뻐해 눈을 떼지 못하거든요.아파트를 가로지르며 가끔 유치원생들을 보는데 삐악삐악 소리가 들립니다. 예쁜 시윤이 사진으로도 봤습니다.화이팅!
버스를 타고 오는데 개나리가 많이 피었네요.노란 개나리=노랑병아리=삐악삐악 귀여운 아이들.봄은 어린아이들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