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새점을 치며/문충성  시창고 <br><br></p><p> </p><p><br>새점을 치며/문충성<br><br>1985년 5월이라 푸르른 날에<br>중앙로 한 귀퉁이에 쪼그려앉아<br>5백 원짜리 새점을 답답하게<br>친다 파랑새도 아닌 검정 새도 아닌<br>새하얀 새가 새야새야 조잘대며<br>점을 친다 조금은 창피해져서<br>점괘 읽는 소리를 건성으로 듣는 척한다<br>물가에 가지 말 것이며<br>남의 보증을 서지 말 것이며<br>얼굴 두셋 가진 사람들과 어울리지 말 것이며<br>벼슬이랑 꿈 속에서라도 탐내지 말 것이며<br>이웃이<br>똥물을 울타리 너머로 흘려보내도 따지지 말 것이며<br>교도선 고압선이 집안 옆구리에 박힌 것을 보며<br>그냥저냥 죄업을 닦을 것이며<br>울타리는 허물어질 것이며<br>당신도 매일 허물어질 것이며……<br>아 놀라워라 놀라워라<br>말 못 하는 새도 훈련을 시키면 시킨 대로<br>이렇게 인간의 운명을 손발에 조그맣게 쥐고 웃는 아름다운 5월에</p><p> </p><p><a style="color: #000000;" href="https://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gulsame&logNo=40002915030&redirect=Dlog&widgetTypeCall=true&directAccess=false#" target="_top" class="ke-link"><b>[출처]</b> </a><a style="color: #000000;" href="https://blog.naver.com/gulsame/40002915030" target="_blank" class="ke-link">새점을 치며/문충성</a>|<b>작성자</b> <a style="color: #000000;" href="https://blog.naver.com/gulsame" target="_blank" class="ke-link">마경덕</a></p><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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