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창작강의 - (430) 시 합평의 실제 3 - ⑩ 이환홍의 ‘황산벌에서’/ 한남대 평생교육원 교수 안현심
시 합평의 실제 3
오마이뉴스 http://v.media.daum.net/v/ 계백 장군은 황산벌에서 어떻게 싸웠을까
⑩ 이환홍의 ‘황산벌에서’
<원작>
황산벌에서/ 이환홍
봉수대 횃불을 지피고
비릿한 애환을 달래며
옥녀봉을 감싼다
말발꿉에도 굽히지 않고
황산벌을 누비며
탑정호로 흘러든다
욕심을 사르고
몸을 추스르며
서원(書院)의 밤은 활활 타고 있다
<합평작>
황산벌에서/ 이환홍
봉수대 횃불을 지피자
비릿한 애환이 옥녀봉을 감싼다
말발굽에도 굽히지 않고
황산벌 누비며 탑정호로 흘러든다
욕심 사르고 몸을 추스르며
서원(書院)의 밤이 타고 있다
<시작노트>
갈 때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탑정호,
탑정호는
계백의 마지막 싸움터
황산벌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역동적이고도 고즈넉한 이미지를 그리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오늘도
부끄러운 시 한 편 올립니다.
<합평노트>
이 시는 시인의 주관을 철저히 배제한 채 황산벌의 정경만을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행의 배치만 합평작처럼 수정합니다.
한 가지 소재를 가지고도 시인들의 관심은 각각 다르게 투사되기 때문에
다양한 주제를 지닌 시가 배출될 수 있습니다.
제가 쓴 「계백에게」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멋진 사내여,
그때 당신을 만났더라면 목숨 바쳐 사랑했을 텐데. 황산벌 전투에 나가기 전 베이지 않고 함께 싸우다가 죽었을 텐데
천 년 하고도 많은 바람 지난 후
묘역에 꿇어앉아 훌쩍입니다
비껴간 사랑이
머리 풀고 장맛비를 통곡합니다.
―안현심의 「계백에게」 전문
< ‘안현심의 시창작 강의노트(안현심, 도서출판 지혜, 2021)’에서 옮겨 적음. (2023. 3.20. 화룡이) >
[출처] 시창작강의 - (430) 시 합평의 실제 3 - ⑩ 이환홍의 ‘황산벌에서’/ 한남대 평생교육원 교수 안현심|작성자 화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