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죽었다고 침을 뱉을 수 있는 사람과 아버지는 어떻게 술을 마시며 살아온 것일까? 들을 수 없는 답이지만 나는 아버지의 대답을 알 것 같았다. 긍게 사램이제.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내가 목소리를 높일 때마다 아버지는 말했다. 긍게 사램이제. 사람이니 실수도 하고 사람이니 배신을 하고 사람이니 살인도 하고 사람이니 용서도 한다는 것이다. 나는 아버지와 달리 실수투성이인 인간이 싫었다. 그래서 어지간하면 관계를 맺지 않았다.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는 아버지를 보고 자란 탓인지도 몰랐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 p138
하늘에선 구름잔치 지상에선 꽃잔치 바다에선 출렁출렁 그믐달 잔치 오늘하루가 온통 잔치입니다.
아마 지금쯤 배움터 어디쯤에서 목소리 낭낭하게 울리는 낭독잔치가 열리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님 이 모든 잔치에 기꺼이 함께 하시고 계심을...
고맙습니다.
아침명상에 앉았습니다.
21번의 숨을 고르는 데도 오만가지 생각이 함께 들고 납니다.
이래서야 원... 혼자 또 생각을 가늠하고 숫자세기를 합니다.
오는 생각은 오고 가는 생각은 가게 길을 만들어 줍니다.
오고 가고 그리고 숨쉬고...
오고 가고 숨쉬고...
그러다 잠시 고요합니다.
눈물 한줄기가 흐릅니다.
오랜만입니다.
무슨 일이 있느냐고요?
아닙니다.
아닙니다.
아무 일도 없는데 눈가를 적시고 오른쪽 눈으로 눈물이 방울져 천천히 뺨을 타고 내립니다.
무슨일이 있었습니다.
숨을 고르고...
잠시 고요하고...
눈을 살며시 떠...
가운데 켜진 촛불을 바라봤습니다.
“내가 너다”
환한 웃음이 다가옵니다.
그리고는 눈물이 흘렀습니다.
감격해서도 아니고 놀라서도 아니고 뭔가 깨달아서도 아니고...
눈물이 흘렀고...
뺨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따라
나도 천천히 아래로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다시 눈을 감았습니다.
그렁해진 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잠시 침묵으로...
눈물을 닦고 숨을 고르며 명상종을 울렸습니다.
‘사람이니 실수도 하고 사람이니 배신을 하고 사람이니 살인도 하고 사람이니 용서도 한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또 눈물이 났습니다.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 생각이 났습니다.
가볍게 읽기 좋다는 이 책 덕에 또 눈물을 흘립니다.
아침에도 저녁에도 눈물잔치...
이 또한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한님
여러 가지로!
옴...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3.21 2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