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은 깨지기 위해 있다 – 금주일지 162일(2023.2.22.)
오늘은 학교의 최고 의결기구인 운영이사회가 있는 날이다.
이사장님과 이사님, 감사님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어 학교에 오셨다.
학교의 크고 작은 일을 보고 받고 중요한 안건을 논의를 통해 의결하는 다소 무겁고 진지한 회의이다.
학교 현장에서 학교의 운영 책임을 맡고 있는 나로서는 이사회 구성원 중의 한 명이긴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운영을 담당하고 있기에 이사회 회의를 준비하고 진행하는데 세밀한 점검과 살핌이 필요한다.
참여하고 계신 이사, 감사님들은 각 분야에서 다양한 전문성과 안목 그리고 특히 교육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다. 특히 대안교육기관인 푸른꿈창작학교에 대한 기대와 관심은 특별하다. 이사, 감사님들이 가지신 전문적인 식견과 다양한 경험을 푸른꿈창작학교 운영에 도움이 되도록 힘껏 도움을 주시려는 마음들이 느껴질 때마다 감사와 감동이 밀려온다. 직접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 격려와 위로 그리고 칭찬과 배려 등으로 학교를 운영하는데 든든한 배경이 되어 준다.
이사, 감사님들이 퇴근 후에 모여서 회의를 진행하는 까닭에 회의를 마치고 나면 저녁식사 시간이 많이 늦어지게 된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식사시간이 많이 늦어져 학교 근처의 중국음식점에서 만찬을 갖게 되었다.
일과를 마치기도 했고, 기름진 중국 음식이기도 해서 반주를 곁들일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모두 사양했다. 특히 이사장님께서 사양의 말씀을 하셨다.
”지금 교장 선생님이 금주 중이시기도 하니 금주를 마칠 때까지 우리 이사회도 금주하시는 것이 어때요?“
함께 한 이사, 감사님들 모두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한다.
”그러시죠“
그 뒤 끝에 한 이사님께서 말씀하신다.
”얼마 동안 금주하시는데요?“
”1년입니다.“
또 다른 이사님께서 웃으면서 한마디 하신다.
”약속은 깨지기 위해서 있는 것 아닌가요?“
”아이고, 약속은 일단 지키는 데까지 지켜볼라구요.“
이렇게 이사회 만찬 자리에서도 내 금주가 이유가 되어 술을 마시지 않고 식사가 진행되었다.
그래, ’약속은 깨지기 위해서 있다고‘ 해도(그 말이 맞는 말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나는 약속을 지켜볼 생각이다.
금주는 무엇보다도
’나‘ 자신과의 약속이요
’하하 강의‘ 중의 약속이며
’하하님들‘과의 약속이며
’나를 둘러싼 유무형, 직간접 관련을 맺고 있는 관계인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이렇게 ’깨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켜가고 있는 약속‘을 이어가고 있다.
첫댓글 스스로 약속에 힘을 보태주는 이웃들 존경합니다. 저는 폰을 놔두고 화장실가는 습을 만들었고 그 습을
지켜내니 혼자 뿌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