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이 사흘만 눈을 뜬다면 첫 날 제일 먼저 하고싶은 일은 항상 손끝으로만 만졌던 설리반선생님의 얼굴 윤곽을 눈으로 직접 보고싶다고 했고 둘째 날은 따사로운 햇살과 불어오는 바람과 들과 산을 보고프고 세째 날은 한 편의 오페라를 보고싶단다 너무도 소박하고 애달프고 잔잔한 감동이 밀물되어 밀려드는 대사다
애니 설리반과 헬렌켈러 이야기는 너무도 잘 알려진 거라 따로 설명이 필요없다 다만 이번에 새로이 등장하는 애니 설리반의 스승 로라선생님이다 로라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고스란히 헬렌에게 물려주는 설리반이다
멋진 독백을 자연스런 수화로 능숙능란하게 보여줬던 헬렌역의 오현지배우의 열정이 놀라웠다
로라와 설리반의 사랑과 우정을 춤으로 표현한다 격렬하고 강렬한 댄스로~~~ 황금색 드레스의 로라선생님 빨알간 원피스의 설리반 그리고 세남자 춤꾼들
어릴 적 고아원에서 힘들게 자라왔던 설리반의 성장과정을 리얼하고 과감하게 처절한 몸부림으로 격정적으로 보여준다 결막염이 심해져 몇 번의 수술 끝에 흐릿하게나마 볼 수 있는 시력을 가질 수 있게하고 설리반의 곁을 항상 사랑으로 지켜줬던 로라선생님과의 포옹춤은 과히 극적이었고 감격 그 자체였다 로라선생님의 그 표정 설리반을 끌어안고 춤을 추던 그 표정은 뭐라고 해야할까 신의 경지라고 할까~? 엄마의 모성본능이 맞다싶다 엄마였다 최고의 사랑을 퍼붓는 엄마~ 아낌없이 주는 엄마의 사랑이었다 황홀경의 수준까지 끌어올려준 멋진 분위기의 매력적인 댄스씬이었다
허나~ 딱 여기까지~딱 여기까지였다 초등생의 눈높이에 맞춘 학예회수준의 연출 수필을 그대로 옮겨놓은 너무도 사실적인 교과서적 연출기법 어떤 반전적인 연출도 어떤 감동적인 요소도 우러나오지 않는 그저 그냥 그런 장면의 연속이었다 90분이 왜그리 길든지~
예전에 보았던 유추프라카치아~ 같은 스토린데 얼마나 큰 공감대를 부여해 주었던가~? 사실적 요소에 특이한 연출을 가미 몇십 배의 재미를 쏟아부었던 작품이었다
초등생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확실히 맞추면 된다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연출이 짜증난다 연기들도 다가오질 않았다 헬렌의 아버지의 거부감 쩌는 대사톤과 연기 그렇게 위엄없는 대령이 어딨을까싶다 헬렌 엄마도 어색하고 부족해보였다 얼마나 가슴시린 딸인가~? 펌프에서 쏟아지는 물을 보고 첫 말문이 터지던 순간 왜그리 표현이 인색한건지~? 교과서를 읽듯 무미건조한 연기들 실망스러웠다
헬렌역의 아역배우 힘든 건 알지만 정말 아니었다 헬렌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그냥 여자아이~ 짠하고 안다까운 맘 그지없었다 수화에 지화까지 공을 들이고 애를 썼지만 지화를 하려면 끝까지 지화를 해야지 왜 손바닥에 글씨를 쓰는건가 몹시 보기 껄꺼롭던 장면이었다
저 넓고 좋은 무대에서 저 정도의 연출과 연기라 아까웠다 실망감을 안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순간 반짝반짝 빛이 났던 건 시청 앞 광장에서 빛나던 크리스마스 트리였다 너무도 이뻤다 은색이 저렇게 아름다웠던가~? 우리네 하루하루가 반짝반짝 빛나길~ 저 은색 트리처럼~~~~~
첫댓글마미짱님의 후기글을 스크랩해왔습니다. 로라역을 맡아 무용으로 선보였던 작품인지라 기억에 남는 작품. 모성을 한껏 담아 표현하고 싶었던.... 황미숙안무선생님은 로라가 여신의 모습이길 원했었다. 여자가 아닌 여성으로 보여야함을 강조했었는데..... 마미짱님 후기 감사합니다.
첫댓글 마미짱님의 후기글을 스크랩해왔습니다. 로라역을 맡아 무용으로 선보였던 작품인지라 기억에 남는 작품. 모성을 한껏 담아 표현하고 싶었던.... 황미숙안무선생님은 로라가 여신의 모습이길 원했었다. 여자가 아닌 여성으로 보여야함을 강조했었는데..... 마미짱님 후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