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소녀상의 눈물을 닦아 줍시다
일본군위안부 관련 단체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출신으로 금반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하는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자가 정의연의 기금운영과 관련한 비리의혹에 휩싸이면서 진실게임의 한 가운데에 서게 되었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국민들이 모아준 성금과 기부금사용주체인 정의연의 회계가 투명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사용처가 불분명하여 그동안 금전적으로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였다고 불만을 토로하는데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용수 할머니는 국민들이 위안부 할머니를 위하여 써달라고 모금한 공금이 도대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도 모르겠다고 기부금 유용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에 대한 정의연의 확답과 함께 윤미향 당선자의 국회의원직 사임을 요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용수 할머니가 주장하는 회계처리상 가장 의심되는 항목을 열거해 보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즉 모금행사 때 맥줏집에서 지불한 금액이 실제로는 430여만원인 데 3300여만원을 썼다고 신고한 점, 할머니들 장례식식에 쓴 비용이 1170만원이라고 하는데 장례식장측은 돈을 받지 않고 무료로 봉사했다고 전혀 다른 말을 한다는 점, 1년이면 약 1억원의 학비가 필요한 윤미향 당선자의 딸 미국 유학비 조달에 대한 의문점, 고인이 된 위안부 할머니가 만든 장학금을 재일조선인 학생 등 어려운 학생들에게 지불해달라는 유지와 달리 시민단체 간부 자녀들에게 지급한 문제 등이 대표적인 의문점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에 대해 정의연은 “세상에 NGO가 사용한 금액을 세세하게 공개하는 데가 어디 있느냐?”며 사용한 영수증은 다 가지고 있지만 편의상 몰아서 대표적인 항목에 몰아서 정리했다는 등의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을 함으로써 오히려 의문을 증폭시킨 면이 있습니다. 증병서류가 완벽하면 “알았다. 전부 공개하겠다”고 하면 될 간단한 해답을 가지고 “할머니의 기억이 왜곡된 것 같다”는 등 자칫 치매를 의심(?)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경한 상상까지 동원함으로써 여론의 질타가 점증하자 이번에는 ‘조국 대 반 조국’ ‘친일과 반일’의 프레임으로 몰고 가려는 ‘친일세력의 공격’으로 몰아붙였고 민주당 중진의원 등 세 명의 당선자도 ‘친일, 반인권, 반평화 세력의 최후의 공세’라는 등의 막말로 정치쟁점화 해가고 있습니다. 이는 보수세력을 ‘일베’니 ‘토착왜구’니 하는 진영논리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지 염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윤미향 당선자는 “보수언론과 미래통합당이 만든 모략극”이라며 “6개월간 가족과 지인들의 숨소리까지 탈탈 털린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생각난다“는 등 목소리를 높임으로써 이용수 할머니가 의문을 제기하는 본질과는 전혀 다른 문제제기로까지 비약함으로써 많은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윤미향 당선자의 남편인 김모씨가 운영하는 인터넷신문에 위안부 할머니가 ”후손들에게 목돈을 물려주고 싶은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여 당사자는 물론 많은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미 행안부는 정의연에 “2017~2018년 중 기부금모집내용과 지출내역 등이 담긴 기부금내역을 5월 22일까지 제출하지 않을 경우 모집등록을 말소할 수 있다”고 했고 국세청은 “정의연이 지난 4월 공시한 결산서류에 일부 오류를 발견 해 7월 정기 국세행정 처리과정에서 재공시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으며 검찰도 “시민단체 등이 고발한 정의연의 기부금품 부정사용 등의 혐의가 구체화되면 본격 수사에 돌입한다”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제 이 문제의 해답은 윤미향 당선자와 정의연이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될 막다른 골목에 들어섰습니다. 정의연이 피해자인 듯 코스프레할 시점은 지났습니다. 위안부 할머니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의미에서도 정의연은 이 회계부정 의혹을 반드시 명명백백히 밝혀야 하며 이 문제에 관여하여 여당과 야당은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임시국회를 열거나 아니면 다음 국회에서라도 이 정의연의 공금횡령 혐의를 우선적으로 다루어 국민적 의혹을 풀어주어야 하며 만약 사실로 판명될 경우에는 윤미향 당선자는 스스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국민과 위안부 할머니께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합니다.
정의연은 기부금 의혹이 불거진 이후 오늘 13일, 첫 수요집회를 열고 공금유용의혹에 대한 반박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이 글을 마무리하려는 순간에 이용수 할머니께서 경향신문사에 입장문을 보내왔다는 속보가 떴습니다. 주요내용은 “지난 30여 년간 진실을 밝히기 위한 투쟁과정에서 나타났던 사업방식의 오류나 잘못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며 현 시대에 맞는 사업방식과 책임 있는 집행 과정, 그리고 투명한 공개를 통해 국민 누구나 공감하는 과정을 만들어가야 한다” 고 호소하며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한·일 간 졸속 합의와 관련해 정부의 대민 의견 수렴과정과 그 내용, 그리고 정대협 관계자들의 정부 관계자 면담 시 대화 내용 등 관련한 내용이 조속히 공개돼 우리 사회의 신뢰가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기성 언론에서 제기하고 있는 근거 없는 억측과 비난, 편가르기 등이 우리를 위해 기여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전국에는 일본제국주의자들이 저지른 성 노예 만행에 눈물을 흘리며 단발머리 소녀 동상으로 단정히 의자에 앉아 5천만 국민들과 전 세계를 향해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나라의 힘을 길러주십시오.”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단발머리 소녀의 눈물을 닦아주지는 못할망정 또다시 피눈물을 흘리게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2020.5.13.) 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