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레고리오 성가
로마 가톨릭 교회의 예배 의식에서 부르는 단선율의 라틴어 성가를 말한다. 그레고리오 성가(Gregorian chant)라는 이름은 590년부터 604년까지 재위했던 교황 그레고리오 1세의 이름에서 나온 것이다. 전설에 의하면 그레고리오 1세는 비둘기 형상을 한 성령이 불러주는 선율을 받아 적어 성가를 완성했다고 한다. 중세의 그림 중에 그레고리오 1세가 성령의 상징인 비둘기가 불러 주는 성가를 듣고 이것을 필사가에게 받아 적도록 하는 것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전설에 불과하고, 본격적인 성가의 정리가 이루어진 것은 그로부터 2세기가 지난 후였다.
그전까지 가톨릭 성가는 수세기 동안 입에서 입을 통해 이어져 내려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성가의 수가 많아지고, 의식의 내용도 복잡해졌다. 그래서 여러 종류의 미사에서 부르는 수많은 종류의 성가를 일일이 기억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성가를 정리하고 기록할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드디어 8세기 초, 성가를 집대성해서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방대한 작업이 시작되었다. 이 작업은 스콜라 칸토룸(Schola Cantorum)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스콜라 칸토룸이란 '가수들의 학교'라는 뜻으로 교황 실베스테르 1세(재위 314∼335)가 설립하고, 교황 그레고리오 1세(재위 590∼604)가 개편한 학교를 말한다. 이 학교를 세운 목적은 당시 구전으로만 전해 내려오던 가톨릭 교회의 성가들을 가르치기 위해서였다.
스콜라 칸토룸의 교육 기간은 9년이었으며, 교육을 마친 가수들은 각 교회에 파견되었다. 교황 그레고리오 2세(재위 715∼731)가 통치하던 시절, 바로 이 스콜라 칸토룸을 중심으로 그동안 전해 내려오던 수많은 종류의 성가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그 결과 8세기 중반까지 로마 가톨릭의 특정한 전례에서 사용되는 텍스트와 그 텍스트에 따라오는 선율들을 일정한 순서에 따라 정리했는데, 이것을 전설적인 교황 그레고리오 1세의 이름을 따서 그레고리오 성가라고 불렀다.
로마 교황과 손잡고 서유럽의 종교적 통일을 이룩한 프랑크 왕국의 샤를마뉴 대제(재위 768∼814)는 그레고리오 성가를 자기가 지배하는 영토 전역에 보급했다. 이로써 그레고리오 성가는 서유럽 전체로 퍼져 나갔으며, 그 후 서유럽 대부분의 지역에서 통합된 교회 공통의 성가로 사용되었다. 그레고리오 성가의 체계가 완전히 확립된 시기는 750년에서 850년 사이이며, 기본적인 틀이 변하지 않은 채 16세기까지 이어졌다.
그레고리오 성가는 남성 성가대가 라틴어 가사로 된 단선율의 노래를 반주 없이 부르는 것이 특징이다. 음계는 8개의 교회선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교회선법이란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 음악의 기초를 이룬 음계(音階)를 말한다. 성가는 화음 없이 단 하나의 선율로 이루어져 있으며, 선율의 흐름은 유연하고 유동적이다. 박자 기호나 마디의 구분이 없고, 가사의 자연스러운 리듬에 따라 선율이 흘러간다. 최고음에서 최저음까지 음역이 한정되어 있으며, 갑자기 높은 음이나 낮은 음으로 내려가는 도약 진행이 드물고, 대개의 음들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jZ5lpLlmNU8
https://www.youtube.com/watch?v=y6txy2sVZCQ
https://www.youtube.com/watch?v=d8gWw9ymVb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