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대전 3대 하천 대회 .... 암을 이기려면 ....

[파리채]

대전 3대 하천 마라톤 대회 하루 전날, 대둔산 산행을 하였다.

대둔산 정상 마천대에 도달하니 뜻밖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져 있다.

토실토실 살이 찐 개 두 마리가 마천대에 있는 게 아닌가.

들리는 말에 의하면 누군가가 버리고 간 개라는 것인데....

순간 나는 쩝쩝 입맛을 다시며 된장 또는 초고추장을 떠올렸다.

즉시 개를 집어들고 내려와서 파티를 하고 싶지만 수많은 등산객들이 지켜보고 있어서 차마.....

나는 다른 건 몰라도 보신탕 먹는 것에 관해서라면 대한민국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매니아라고 자부한다.

한밤중에 자다가도 누가 보신탕 사준다고 하면 벌떡 일어나 먹으러 갈 수 있다.

극성스러운 보신탕 매니아를 둔 남편 덕분에, 결혼 전에는 보신탕 근처에는 가지도 않던 나의 아내도 결혼 후 보신탕 매니아가 돼버렸다.

김의신 박사가 『암에 지는 사람, 암을 이기는 사람』이라는 책을 썼다.

이 책에서 김의신 박사는 암환자들의 마음 자세, 암을 예방하는 법, 건강한 식습관,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자세,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 등에 대해 썼을 뿐만 아니라 이 책을 통하여 우리 사회에 여러 화두를 던지고 있다. 나는 직접 이 책의 앞 부분에 연필로 ‘최고의 책’이라고 당당히 적어놓았고 가끔씩 생각날 때마다 책장에서 꺼내서 읽곤 한다.

김의신 박사로 말할 것 같으면, 세계 최고의 암 전문병원인 미국의 엠디 앤더슨 암센터 종신 교수이며 ‘미국 최고의 의사’에 11차례나 선정된 세계 최고의 암 권위자이다.

우리나라에도 자주 와서 방송 강연도 하고 언론매체와 수없이 인터뷰도 한 유명한 의사이다.

그분이 쓴『암에 지는 사람, 암을 이기는 사람』서두에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얼굴을 한 암환자들은 대부분이 의사, 변호사, 교수, 검사들이다. 이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치료에 진전이 느리고 개중에는 치료의 기미가 전혀 안 보이는 경우도 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

암을 예방하기 위한 식습관 중에서 김의신 박사가 제일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가 흰쌀밥을 먹지 말고 반드시 콩과 현미 보리 등이 들어간 잡곡밥을 먹으라는 것이다.

흰쌀밥의 화학성분은 온전히 흰 설탕 덩어리라는 것이다. 따라서 흰쌀밥을 먹으면 숟가락으로 흰 설탕을 푹푹 퍼서 먹고 있다고 보면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상식쯤은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인데도 잘 실천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을 읽고나서는 약간의 충격을 받아서 이후로는 우리집 식탁에는 잡곡밥이 올라오고 있다.

김 박사는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동물성 기름인 돼지고기 또는 소고기를 자주 구워먹는 습관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하고 있다.

물론 고기를 먹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책 167 페이지에 실린 글이다.

---- 나이가 들면 들수록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인다. 혈관 벽에 기름이 낀다는 것이다. 혈관 안에 들러붙어 있던 기름 덩어리는 어느 순간 뚝 떨어진다. 그리고 몸 안을 돌아다니다가 가느다란 모세혈관에 가서 다시 달라붙는다. 일부러 찾아간다기보다는 어쩌다보니 좁은 혈관에 끼어서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다.

 기름 덩어리는 곧 염증의 원인인데, 이것이 뇌혈관에 가서 들러붙으면 중풍이나 알츠하이머병이 온다. 그리고 간에 가서 붙으면 지방간이나 간암이 된다. 췌장에 붙으면 당뇨병이 생긴다. 그러니 이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이제까지 나는 수많은 강연에서 이 부분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알려왔다. ----

김 박사는 소고기. 돼지고기 먹는 것을 줄이고 오리고기를 먹으라고 조언한다.

김 박사는 또한 암환자들에게는 개고기를 먹으라고 당당히 조언한다.

암환자들은 고기는 일절 먹으면 안 되고 그저 풀이나 먹어야 한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암환자들은 제대로 먹지 못하고 굶어서 영양실조로 죽어간다는 것이다.

암환자들은 잘 먹고 체력을 길러야 병과 싸울 수 있는 것이고, 그러자면 개고기 또는 오리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고기는 단백질 성분이 풍부해서 기력이 없는 암환자들에게 에너지를 채워준다는 것이다.

물론 기름기 많은 삼겹살이나 소고기는 암환자에게 금물이다.

김의신 박사가 ‘암환자는 개고기를 먹으면 좋다’는 내용의 강연을 한 것이 페이스북과 유튜브 사이트에 올라갔다는데, 그 때문에 골치 아픈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하루에 2,000통의 메일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는데, 그 내용은 이랬다는 것이다.

“당신에게 정말 실망했다. 세계적인 암 전문의가 개고기를 말하다니.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우수한 민족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야만인일 줄이야.” “지구를 떠나가라” 는 둥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비난의 글이었다는 것인데, 전 세계 애견운동가, 지구사랑연대, 동물협회는 물론이고 개인 애견가들한테서 온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김 박사는 자신의 신념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크게 상심하거나 실망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를 포함해서 우리나라 성인 남성들 절반쯤은 보신탕을 즐겨 먹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 책에 따르면, 인도인들은 소고기를 먹는 사람들을 야만인 취급하고, 프랑스인들은 원숭이 요리를 먹으면서도 암 환자들이 개고기 먹는 것을 흉본다고 한다. 나라마다 문화적인 차이가 있는데 그걸 무시하면 안 될 것이다.

김 박사의 이 책에는 암에 관한 얘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신을 일깨우는 혁신적인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다.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정신이 번쩍 번쩍 든다. 그래서 내가 이 책을 최고의 책이라고 감히 주장하는 것이다.

사실 나도 고기를 너무 자주 먹는 편이다. 밥상에 고기가 올라오지 않으면 밥을 먹어도 먹은 것 같지가 않고 뱃속이 허전하다. 그래서 수시로 삼겹살을 구워 먹는데, 김의신 박사가 염려하는 식습관 그대로다.

김의신 박사가 염려하지 않더라도 나도 내 식습관이 문제라고 인식은 하고 있는데, 이걸 바꾸기가 쉽지가 않다.

고기를 자주 먹으면 아무래도 대장암 직장암 췌장암 같은 병에 걸릴 가능성도 높을 것이다. 그래서 은근히 겁도 난다. 그런데도 고기 좋아하는 식습관을 못 바꾸고 있다.

그래서 나는 더욱더 달리기에 집착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말하자면, 고기를 자주 먹는 나는 성인병이나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열심히 달리기라도 해야 그나마 그 가능성을 줄일 수 있지않겠느냐 하는 심리가 내 안에 있는 것이다.

마라톤 후기에다가 왜 달리기하고는 관련이 없는 암 이야기, 개고기 이야기를 쓰느냐고 따지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내가 무슨 글을 쓰든 그건 내 맘이고 엿장수 맘이다.

그리고 마라톤 후기를 죄다 달리기 얘기로만 채울 수도 없다. 맨날 달리기 내용이 그게 그거 아니냔 말이다.

대전 3대 하천 대회날 아침부터 비가 세차게 내린다. 물론 비가 올 거라는 일기예보는 있었다.

한겨울이나 늦가을이 아니라면 비 맞고 달리는 것도 괜찮다.

봄비를 맞으면서 배따라기의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라는 노래를 부르며 달려보리라 다짐을 했다.

비 맞으며 달린 추억 하나를 끄집어내야겠다.

지금부터 6~7년 전 한여름 어느 날 새벽에 운동장 트랙을 달리는데 갑자기 큰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천둥 번개에다가 벼락까지 내리치며 우르르 쾅! 쾅! 쾅! 번개 번쩍! 번쩍!하는데 벼락 맞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주위를 돌아보니 비 오기 전까지 열심히 트랙에서 걷기운동하던 시민들은 이미 다 트랙 옆에 딸린 헬스장으로 피신하고 트랙에는 나밖에 없다. 순간 나는 고민을 했다. 비 맞고 달리느냐, 아니면 얼른 헬스장으로 피신할 것이냐.

결국 무식하게 그냥 비 맞고 달리기로 했다. 처음에는 천둥 번개 벼락이 무서웠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벼락 사이를 용케 피해 달리면서 짜릿한 희열까지 느꼈으니 이 정도면 마라톤에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고 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3대 하천 대회 스타트할 무렵에는 비가 그쳤으니 달리는데 최적의 날씨가 되고 말았다.

이렇게 비가 그치거나 약간의 보슬비가 내리는 날 달리면 자신의 최고 기록을 내기가 쉽다.

8km 지점에서 전주에서 온 닉네임 ‘황비홍’이라는 나의 63토끼친구를 만났다.

이 친구는 전주 살면서도 대전에서 개최되는 마라톤 대회에 자주 출전을 한다.

말하자면 대전 단골손님인 것이다. 그래서 내가 잠깐 같이 달리면서 이 친구를 위해 노래 한 곡 구성지게 불러주었다. 조미미 노래 ‘단골손님’을 불렀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는 대략 이렇다.

조미미의 ‘단골손님’ ‘먼데서 오신 손님’

김상진의 ‘고향 아줌마’ ‘고향이 좋아’

남진의 ‘목화아가씨’ ‘가슴 아프게’

나훈아의 ‘잊을 수가 있을까’

방주연의 ‘자주색 가방’ ‘꽃과 나비’

백남숙의 ‘꽃잎 편지’ ‘연포 아가씨’

이미자의 ‘한 번 준 마음인데‘ ’낭주골 처녀‘

문주란의 ‘동숙의 노래’

배호의 ‘안개 낀 장충단 공원’ ‘영시의 이별’ ‘두메산골’

김부자의 '당신은 철새'

이용복의 ‘사랑의 모닥불’ 등인데, 더 열거하고 싶어도 끝이 없어서 여기까지만 해둔다.

레이스 도중 간간이 보슬비도 내렸으니 마라톤 하기에 날씨가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배따라기의 노래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하고 이은하의 노래 ‘봄비’를 번갈아 흥얼거리며 낭만적인 레이스를 마쳤다.

봄비 속에 떠난 사람 봄비 맞으며 돌아왔네,로 시작하는 이은하의 노래는 얼마나 낭만적이란 말인가. 아름다운 한 편의 시가 아니고 뭐겠는가. 가수 이은하가 외모는 그리 뛰어나지는 않지만 목소리만큼은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대회가 끝난 후에 클럽 회원들에게 “이런 날 자신의 최고기록을 못 낸 사람들은 등신이다”라고 썰렁한 농담을 하기도 하였다.

아무튼 오늘 후기는 암 이야기 그리고 노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말았다.

어제 대둔산 갔다와서 저녁에 또 삼겹살을 배부르게 구워 먹었는데, 어제 먹은 삼겹살이 오늘 두어 시간 달렸으니 깨끗이 소화가 되었을 줄로 믿고 싶다.

앞으로는 삼겹살 먹는 횟수를 확 줄여야겠는데, 잘 될지 걱정이다.

그러나저러나 대둔산 마천대 개들은 지금도 거기 잘 있는지, 아니면 동작 빠른 누군가가 가지고 가서 처분했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그때 용기를 내서 개를 들고 왔어야 했는데, 후회막급이다.

                                                       ---- 새벽창가에서 ----

[박노영(계룡산)]

남위원장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암환자는 이글을 꼭 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지식이 현대사회의 힘입니다.

대마회원님들!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