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발길을 놓고있었던 영인산에 얼마만큼 봄이 무르익었을까~?
내심 기대와 궁금함을 갖고 찾아갔더니
아직 봄은 초입에 있었고 초목들은 이제서야 겨우 기지개를 켜는 중이었다
우리집 마당의 홍매실
할미꽃
괭이밥
큰개불알꽃
하늘에 꽉 들어찬 구름이 비를 뿌릴 듯 찌푸리고는 있지만
바람이 동풍이니 금방 비가 내릴 것 같지는 않았다
삽교호에서 버스 시간을 기다리느라 바닷가로 잠깐 나왔더니
갈매기와 섞여 노니는 까마귀 부부가 연신 경고음을 보낸다 "까악깍 깍"
'커피 볶는 집' 앞의 동백은 개량 옷을 입어
투박한 본래의 모습을 잊은채 맵시를 자랑하고 있었다
영인산의 하부 주차장에서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에
현호색 군락지를 만나 허리를 숙여 인사를 건네야 했다
애기현호색(이파리가 댓잎을 닮아 '댓잎현호색'으로도 불린다)
이시돌 센타
뭘하는 곳인지 궁금은 했지만 한 번도 가까이 가본적은 없는 집이다
휴양림으로 들어가는 도로를 건너 작은 상투봉 능선으로 올라가는 도중에서는
가장 한국적인 꽃중의 하나인 참꽃(진달래)을 만나 반가운 인사를 했다
작은 상투봉 능선의 이정목들 중 어금니 바위를 가리키는 삼거리를 지나 가고!
작은 상투봉의 유일한 쉼터인 오형제 바위!
앞산인 신선봉, 깃대봉, 연화봉과 영인 시내를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조망 포인트이며
바윗덩이에 엉덩이도 내려놓고 가쁜 숨을 가다듬으며 물 한모금도 마실 수 있는 쉼터이다
길도 높낮이가 적당히 어우러져 걷는 맛도 쌈박한 코스이다
마른 풀섶에서 황금빛으로 눈길을 잡던 그늘 사초
능선의 세봉우리 중 어떤 곳이 정상일까?
제 2 매표소를 지나면 잡목지대가 끝이 나고 드디어 시원한 조망의 수목원과 상투봉이 시야를 압도한다
침목 계단을 내려가다 왼쪽으로 펼쳐지는 온양시내를 잠시 바라본다
뒤에 둘러선 광덕산과 설화, 배방산이 서로 이웃하며 거대한 산군을 이루어 듬직하다
수목원 인근의 매화는 그윽한 매향(梅香)으로 주변을 가득 채우니 핑계김에 다리 쉼을 해보고!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발랄한 목소리는 산새소리처럼 청량하다
옥매
물가의 수선화는 앞다투어 만발을 했다
히어리
노랑단풍 나무도 꽃눈 틔울 준비를 마친 것 같다
목련밭은 아직 봄맞이 준비가 덜 끝난 듯 하다
허나 살짝 봉우리가 열린 백목련의 자태가 고혹적이기는 했다
긴 사다리차가 동원된 소나무 전지작업이 철쭉동산에서 이뤄지고 있고!
장미원
온실 식물원 안의 선인장들
사랑무와 뿔선인장
제라리움
영인산 자연 휴양림 관리 사무실과 홍매
수레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노부부가 노란 털모자를 쓰고 소리도 없는 빈 노래를 하고 있지만
수레에는 아직 꽃이 실리지 않아 쫌은 쓸쓸해 보인다
연못 쉼터에서 박물관 초입까지의 둘레길은 시멘트 포장에 이어 아스콘 포장이 이루어졌다
자주광대나물
산림복원 지역의 정자에 올라가서 사방을 한바퀴 돌아 본다
- 작은 상투봉과 상투봉 -
- 상투봉과 닫자봉 -
- 신선봉과 닫자봉 -
노랑 괴불주머니
싸리나무에도 새순이 돋았다
올괴불 나무꽃
남산 제비꽃
생강나무꽃
진달래꽃은 산의 아랫쪽에 많이 피어있었다
삽교호 버스 정류장 앞의 활짝 핀 진달래도 간섭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논둑에서 황새냉이의 치열한 꽃다툼도 들여다 보느라니
드디어 한두방울씩 빗발이 성긴다
다시 우리집 마당의 히아신스와 달큼한 미소를 나눈다
잠깐 들여다 보고 온 영인산의 봄은 이제 출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