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린 그림은
골기와집 담장 위에 늘어진
가을풍경이다.
단풍이 붉다.
바람도 없는 듯
담장 위에 떨어진 단풍 이파리 몇 낱이 그냥 있다.
내 그림에는 여백이 많다.
오늘 그림도 그렇다.
여백은 두었다가
훗날 뭔가 쓰고 싶을 때 쓸 자리다.
붉은 마음을 쓸까?
처마 아래 비어있는 마음을 쓸까?
샛노란 이파리 같은 사랑을 쓸까?
쓸 게 없으면
담장 위에 머물고 있는 바람이라도 적을까.
난 여백이 좋다.
이 가을 여백이.
또, 혹 '그림 좋다'하는 이라도 있으면
그 잘난 사인을 휘갈긴 후
바람처럼 획 던져주면 그만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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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여백
조명래
추천 1
조회 31
23.10.14 08:56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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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넘 멋진 작품에 가을로 빠져 듭니다
가을 단풍이 곱네요~
가을이란 담고싶은것이 너무나 많아 다음에 그릴 여백을
남겨두고 좋은시도 남겨두고두고
간직하고 픈 가을
입니다 ~
예쁜 단풍에 빛 고운 가을 풍경입니다
그 여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멋진 가을에 멋진 장면 담기 멋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