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개장 2달여…선사박물관 건립은 ‘감감’
청동기 국가 유적, 놀이시설 때문에 이전…지석묘는 옮길 곳 없어 수년째 ‘비닐하우스’ 신세
국내 최대 규모의 청동기 시대 유적지로 평가되는 춘천 중도에서 발굴된 지석묘가 레고랜드 건설 과정에서 선사박물관을 지어 옮긴다는 조건으로 인근으로 옮겨졌지만 이전 4년여 기간이 지나도록 비닐하우스 시설에 비닐만 씌운 채 보관중이고 박물관 건립은 아직 시한도 설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춘천 중도 내 생태공원 비닐하우스에 보관중인 지석묘.
문화재청이 공개한 '2022년도 제5차 매장문화재분과 위원회 회의록'에 수록된 ‘선사박물관 및 청동기 공원에 대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유적공원과 박물관을 설립하기 위해 약 327억원의 사업비가 책정됐으며 사업기간은 25년 9월까지인 것으로 나와 있다.
2022년도 제5차 매장문화재분과 위원회 회의록에서 발췌한 사업계획표.
이런 선사박물관 등의 건립 조건 하에, 문화재 관리법상 원래 자리에 보관하는 것이 원칙인 선사시대 유적의 유물들이 인근 박물관으로 옮겨지고 레고랜드가 현재의 자리에 들어섰다. 문화재청과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따르면, 중도 유적지에서 발굴된 비파형동검 및 금제이식 등 금속유물 및 다양한 토기 · 석기류 8144여 점은 출토 후, 국가 귀속돼 춘천국립박물관으로 이관돼 있다.
22년 5월 5일, 개장한 레고랜드.
문제는 유물 발굴작업이 완료된 지난 2017년 11월 이래 원 자리에서 옮겨져 야외에서 비닐하우스를 씌워 보관중인 지석묘. 동양고고학연구소에서 발간한 '춘천 중도유적의 학술적 가치와 성격 규명을 위한 학술회의 논문집'에 따르면, 대부분 청동기시대의 유적인 중도 유적은 우리나라 단일 구역 내에서 발굴된 최대의 유적이며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기 어렵다고 평가돼 있다. 게다가, 관계자들이 ‘방치’가 아니라 비닐하우스내에서 온도 습도 등이 잘 관리 보관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지석묘는 00해서 00한 가치가 있는 유적으로 평가되는 소중한 국가 유산이다. 문화재청측은 1년에 한번 정도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방문, 선사유구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고 한다. 온도와 습도 등 관리는 “강원중도개발공사측에서 맡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옮기기로 한 선사박물관 건설이 언제 이뤄질지 현재로선 묘연한 상태라는 것이다. ‘선사박물관 및 청동기 공원에 대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1단계 사업은 ‘22년까지 유적공원 기초공사 및 경관조성 추진’이다. 이에 대해, 강원중도개발공사 관계자는 "현재 기초부지는 마련돼있고, 경관은 지금 초본류의 식물로 경관 조성을 해놨다"며 "유적공원 1부지에는 보리, 2부지에는 코스모스가 심겨져 있고 중간 연결공원은 이미 조성돼 있다"고 말해 1단계 진행 상황에 대해 말했다.
그러나, 2 · 3단계의 추진은 목표 시기가 박물관 완공 시점이 아니라 '23년 이후'로 표기돼 있어 언제 시작하고 언제 완공한다는 것인지 계획 자체가 모호하다. 박물관 신축의 정확한 날짜에 대해 개발공사측 관계자는 "아직 예산이 없어서 사업비가 확보돼야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5일 어린이날을 맞아 레고랜드는 개장을 했지만 그 레고랜드 건설부지인 중도에서 발굴된 유물과 지석묘를 전시할 선사박물관과 청동기 공원의 건립에 관한 예산도 확보되지 않았고 시공사도 아직 안 정해졌다는 말이다. 개발공사 측은 "사업을 진행하려면 예산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그 돈은 국비든, 지방비든, 회사 비용이 됐든 어떤 식으로도 수백억 원의 돈이 확보돼야 한다. 사업비를 확보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중에 있다"고 답했다.
유적 공원 및 박물관 사업계획표.
청동기 공원 및 선사 박물관이 조성된다는 안내 표지판. 그러나 아직 예산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이 언제가 될 지는 미지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내 아버지 역사는 나의 소중한 보물이고, 나의 역사 또한 내 후손에게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춘천 중도의 선사시대 유적지는 우리 민족의 자부심이자 자긍심이다. 우리는 유적과 유물을 고스란히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의무가 있고, 그 누구도 유적과 유물을 함부로 할 자격도 권리도 없다. 유구한 세월을 겪어 낸 우리의 귀한 문화재가 잘 보존되고 전시될 수 있도록 관계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중만 대학생기자
첫댓글 지석묘 사적 가치를 설명하는 문장 댓글에 달아주기. 문화재관리법상... 밑줄친 부분도 사실 확인 요망. 이 밖에도 사실과 다른 표현이 있는지 꼼꼼히 점검 바람.
사실과 다른 부분
1. 리드부분에 [비닐하우스 시설에 '비닐만 씌운 채' 보관중이고] -> 비닐만 씌운채를 삭제한 [비닐하우스 시설에 보관중이고]
(비닐만 씌운 채라는 표현이 잘못된 것은 아닌데 정확하게는 검은 천(?)같은 것이 씌워진 상태였습니다. 근데 그 검은 천이 정확하게 뭔지는 모르겠어서 그냥 '비닐하우스 시설에 보관중이고' 라고만 쓰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2. 5문단의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옮기기로 한' 선사박물관 건설이 언제 이뤄질지 현재로선 묘연한 상태라는 것이다.] ->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지석묘를 이전 복원하기로 한' 선사박물관 건설이 언제 이뤄질지 현재로선 묘연한 상태라는 것이다.]
(문화재청이나 강원중도개발공사에서는 지석묘를 이전 복원하겠다고 표현했고, 문화재청에서 유물 8000 여점은 국립춘천박물관에서 선사박물관으로 옮기지는 않는다고 말해서 정확한 표현은 '지석묘를 이전 복원하기로 한'이라는 표현이 더 사실인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1. 첫번째 밑줄 부분 :
문화재 관리법상 원래 자리에 보관하는 것이 원칙인 ->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 4조에 의하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매장문화재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지역(이하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이라 한다)은 원형이 훼손되지 아니하도록 보호되어야 하며, 누구든지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을 조사ㆍ발굴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나와 있다. 이에 대통령령 허가 없이는 그 누구도 매장문화재를 이전할 수 없다. 강원중도개발공사 관계자는 문화재청의 허가로 옮겨진 것이니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답했다. 현재 선사시대 유물과 유적들은 인근 박물관으로 옮겨지고 레고랜드가 현재의 자리에 들어섰다. (이하 동일)
('문화재 관리법상 원래 자리에 보관하는 것이 원칙인'이라는 말은 사실인지 아닌지 좀 모호하다고 생각됩니다. 대통령령, 즉 문화재청장의 허가 아래 지석묘와 유물이 옮겨진 거라 강원중도개발공사측은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저 문장은 정확한 사실을 다 쓰거나, 혹은 아예 삭제해야 되지 않나 싶다고 생각합니다)
2. 두번째 밑줄 부분 : 지석묘는 한국고대사탐구학회에서 발행한 <한국고대사탐구 21집>의 목차 중 '춘천 중도의 고대 공동체사회'에 따르면, 열상과 방향성을 갖추고 대소별로 매장해 위계성을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이 당시 사회가 계층화되어 있었음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증거로 평가되는 소중한 국가 유산이다.
(한꺼번에 댓글을 달고 싶었지만, 댓글 글자수가 600자로 제한돼 있어서 나눠 댓글 올립니다. 제가 댓글로 쓴 부분 외에 사실과 다른 부분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3주동안 잘 가르쳐주시고 지도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더운 여름, 건강 조심하시고 평안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포인트들 잘 잡았네, 반영해서 수정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