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시는 1940년 <여성> 6월호에 발표된 김윤식의 시. 후에 서정주가 정음사에서 펴낸 <영랑시선>(1949.8)에도 수록되어 있다. <영랑시선> 본이 <여성>지 본보다 읽기가 수월하게 되어 있어 이를 그대로 소개한다.
두번째 시인 '16'(수풀 아래 작은 샘...)은 <영랑시선>에만 발표된 희귀한 김윤식의 작품. 샘을 소재로 한 김윤식의 또다른 주요 시로는 <영랑시집>의 '50'(마당앞 맑은새암을 드려다본다...)이 있다.
백석-영랑 다시 읽기 64회에서는 백석의 시 '고사', '머루밤'과 함께 김윤식의 '호젓한 노래'와 김광섭의 주요 작품을 읽는다. 2016년 9월 30일 금요일 저녁 홍대역 앞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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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그대 내 홋진 노래를 드르실까
꽃은 까득피고 벌때 닝닝거리고
그대 내 그늘 없는 소리를 드르실까
안개 자욱히 푸른골을 다 덮었네
그대 내 흥 안 이는 노래를 드르실까
봄물결은 웨 이는지 출렁거린듸
내 소리는 꿰벗어 봄철이 실타리
호젓한소리 가다가는 씁슬한소리
어슨달밤 빨간 동백꽃 쥐어따서
마음씨 냥 꽁꽁 쭈무러 버리네
16
수풀 아래 작은 샘
언제나 흰구름 떠가는 높은하늘만 내어다보는
수풀 속의 맑은 샘
넓은하늘의 수만별을 그대로 총총 가슴에 박은 작은 샘
드래박을 쏘다져 동우갔을 깨지는 찰란한 떼별의 흣는소리
얼켜져 잠긴 구슬손결이
웬 별나라 휘흔들어버리어도 맑은 샘
해도 저물녁 그대 종종거름 훤듯 다녀갈뿐
그밤 또 그대 날과 샘과 셋이 도른도른
무슨 그리 향그런 이야기 날을 세었나
샘은 애끈한 젊은꿈 이제도 그저 지녔으리
이밤 내 흔자 나려가볼꺼나 나려가볼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