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모임 <핵없는세상>의 시작이 담긴 글입니다.
2011년 4월 부활주일을 맞아 예람교회 박영신 목사님께서 쓰셨습니다.
이 글을 씨앗으로 준비모임을 하며 싹을 틔웠습니다.
2012년 8월 광복절에 핵없는세상 시민모임이 공식 출범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핵없세 아홉돐을 맞았습니다.
탈핵의 정신을 기억하고 알리고자 합니다.
--2011년 부활주일 예람교회 고백--
예람교회는 말씀에 터한 본래의 교회로 서서 생명을 일구고자 하는 초교파 신앙 공동체로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빚어진 재난에 대하여 그리스도인의 책임을 느껴 여기 우리의 부족함을 고백합니다.
후쿠시마의 원전 사고는 단순히 천재지변의 재앙이 아니라 과학 기술의 한계를 보여주었습니다. 원전은 과학 기술자들이 계획하고 건설하여 관리하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에너지라는 일방의 주장에 넘어가, 이것을 무작정 믿고 떠받들어온 우리의 집합 과오를 고백합니다.
원전은 가장 청정한 에너지가 아니라 가장 위험하고 불안정한 에너지임을 드러냈습니다. 원전처럼 경제성과 능률성이 높은 에너지는 없다면서 대안 에너지원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이해 집단의 행태를 비판하지 않고, 이에 순순히 동조해온 우리의 원전 숭배 행위를 고백합니다.
원전 사고는 에너지 낭비가 아닌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절감케 했습니다. 범람하는 소비주의와 편의주의에 휘둘려 절제와 규모의 미덕이 일상에서 몰아냄을 당할 때 이 흐름에 발맞추어 살아온 우리의 무절제한 삶을 고백합니다.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우리는 오늘 다음과 같이 마음을 굳게 다집니다.
하나,
원전의 문제는 어느 특정 세력이 도맡을 수 없는 공동의 문제이기에 선한 시민으로 비판 능력을 살려 이에 적극 참여하고자 합니다.
둘,
원전의 문제는 일국의 문제도 당대의 문제도 아닌 만큼 인접국은 물론 범세계 시민과 연대하여 책임있게 행동하고자 합니다.
2011년 4월 24일 부활 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