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yEsShm8UUag?si=Y3KwKfZ8SZdhjRUi
500글쓰기 27-49 잠 못 이루는 밤(2025.9.20)
몸은 피곤해서 기진맥진이고 머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픈데 새벽 4시가 될 때까지 잠이 안들어 뒤척거렸다. 종일 긴장과 흥분 상태에 있었던 정신은 도저히 잠들 수 없었던(또는 잠들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오전에는 <민중들 반란을 연습하다> 낭독모임을 마무리했다. 군산에서 오는 봉래씨가 사온 이성당 빵과 전주에서 오는 이현씨가 사온 김밥 등으로 테이블이 풍성했다. 1막부터 3막까지 낭독을 했는데 자연스럽게 몇몇 배역이 정해졌다. 배역을 정해서 하니 안정감이 있고 활기찬 낭독이 되었다. 이제 낭독극 참여를 원하는 친구들과 낭독극단을 꾸리고 배역을 정하고 연습을 하는 일이 남았다.
오후에는 김누리 교수님께 <귄터 그라스와 나의 세기> 강의를 들었다. 귄터 그라스의 작품은 다른 문학 작품들과 어떻게 다르며 어떤 의미가 있는가부터 출발했다. 문학을 통해 과거를 돌아보고, 보통 사람의 역사를 다양한 방법으로 그려내려 애썼던 귄터 그라스의 문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적인 흐름을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3시간이나 걸린 긴 강의였는데도 시간이 부족해 작품 <나의 세기>에 대한 부분 얘기를 충분히 못 들어 아쉽긴 했지만 미리 보내주신 교수님의 정년퇴임 논문 <시시포스가 그린 20세기의 초상>을 미리 읽은 덕분에 교수님이 전하고자 한 이야기를 부족하게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게다가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밤 9시까지 이야기꽃을 피운 덕분에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이제 귄터 그라스 모임 2부와 3부 모임을 마무리했다.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눈 우리 모두가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귄터 그라스의 세계'에 함께 모인 사람들만이 맛볼 수 있는 어떤것으로 기운을 충전했으니, 다음을 향해 길을 떠나야지. 우리는 귄터 그라스가 세워놓은 이정표를 따라가며 함께 '길'을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