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감상>
박재삼의 [ 자연自然]
뉘라 알리
어느 가지에서는 연신 피고
어느 가지에서는 또한 지고들 하는
움직일 줄 아는 내 마음 꽃나무는
내 얼굴에 가지 벋은 채
참말로 참말로
사람 때문에
햇살 때문에
못이겨 그냥 그
웃어진다 울어진다 하겠네.
∽∽∽∽∽∽∽∽∽∽∽
◀감상▶ 이 시작품은 시인의 ≪춘향이 마음 초(抄)2≫라는 연작시 중의 한 편이다. 따라서 ≪춘향전(春香傳)≫에서 소재를 취하여 새로운 시적 해석을 가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이 작품 전체는 춘향이의 독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연의 개념 정립부터 우선해야 한다. 그렇다면 '자연(自然)'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 본다면 다음과 같이 풀이됨을 볼 수 있다.
① 우주 또는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사물이나 현상, 또는 인간의 세계와 독립하여 존재하는 우주의 질서와 현상
② 천연으로 이루어지거나 생겨난 산·강·바다·초목·동물 등의 존재, 또는 그것들이 이루는 환경
③ 어떤 대상에 아무런 인위(人爲)도 가하지 않은 상태, 천연(天然)
④ (주로 일부 명사 앞에 관형어적으로 쓰여)사람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저절로 이루어지는 상태임을 나타내는 말
⑤ [철]인간의 의식으로부터 독립하여 존재하는 객관적 실재, 또는 사람과 물질의 고유성이나 본연성
⑥ [부사어]사람의 의도적인 노력이나 활동 없이 저절로, 또는 사물이나 현상이 스스로 가지는 질서나 법칙에 의해 저절로, 자연히.
이 시작품에서의 자연이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인간과 대비시킴으로써의 자연이 아니다. 자연은 자연,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존재이며, 자연의 하나인 존재인 '꽃' 자연의 질서에 의하여 아름답게 피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의 의미는 '어느 가지에서는 연신 피고 / 어느 가지에서는 또한 지고들 하는'에서 알 수 있다. "연신 피고 지는 '것이 어느 누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대로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연(自然)'이란 ①의 뜻으로 '우주 또는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사물이나 현상, 또는 인간의 세계와 독립하여 존재하는 우주의 질서와 현상'이다. 다시 말하면 곧 섭리(攝理)인 것이다.
이 자연의 섭리에 따라 꽃은 피고 지고들 한다. 그러나 그 꽃나무는 ②로서의 의미를 가진 그러한 것이 아니다. '움직일 줄 아는 내 마음의 꽃나무'이거니와 자연과 인간의 동일화(同一化)를 이루게 된다.
이러한 동일화는 '내 얼굴에 가지 벋'음으로써 '사랑'이라는 인간의 정서와 '햇살'이라는 자연과의 또 다른 동일화를 이루면서, 자연이 섭리가 되듯 사랑 또한 섭리가 된다. 따라서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저절로 치솟아 오르는 사랑이야말로 꽃나무와 같이 '연신 피고 /∼/ 또한 지고들 하는' 섭리가 된다. 즉 자연을 말한 사전적 의미해석의 방법을 빌면 '사랑이란 우주 또는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사물이나 현상, 또는 인간의 세계와 독립하여 존재하는 우주의 질서와 현상'이 되는 것이다.
이 시작품이 보여주듯 춘향은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치솟아 오르는 사랑의 욕구를 가진 여인이다. 그 사랑의 욕구는 하고자 하는 데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다. 어떠한 의도가 있는 사랑도 아니다. 꽃나무처럼, 춘향이의 사랑은 섭리(=자연)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그러한 사랑인 것이다. 섭리에 따르는 하나의 생명체로서 생명의 발로로 저절로 움직여 나온 것이다. 즉 자연(=섭리) 의 힘이 춘향이의 마음 속에 있는 아름다운 사랑을 꽃나무처럼 피워 올린다.
이 시작품에서는 특히 인간과 자연의 동질성임을 말해주고 있다. 자연은 인간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완전히 하나를 이루는 동질적(同質的)인 존재란 것이다.
꽃나무에서 아름다운 꽃이 피는 것이 자연이요 섭리이듯이 한 여인 춘향이의 마음에 사랑이 피어오르는 사랑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요 섭리요 자연으로서의 생명의 표현이다.
이와 같은 표현은 '못 이겨 그냥 그'에서 자연적인 발로로서의 사랑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웃어진다 울어진다'에서 볼 수 있듯이 피동형으로 표현함으로써 사랑이라는 감정의 발현이 인간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자연의 현상임을 더욱 잘 말해주고 있다. 자연의 힘이 춘향의 마음속에 저절로 아름다운 사랑을 피어나게 하였다는 것이다.
이 시작품은≪춘향전≫을 소재로 하여 춘향이의 마음을 꽃나무에 비유하고, 사랑의 마음이 저절로 솟아오른다는 내용이다♠
☞ 뒷붙임 한 마디 : 꽃나무=서정적 자아의 마음♠
첫댓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방글방글 웃는 꽃들... 꽃비.....온 천지가 가슴을 흥분하게 합니다...
기온 차가 심한 요즈음 ... 주말에 비로 촉촉해질 대지....
따스한 기온 속으로 파란 잎의 미소가...
울님 사랑과 작품의 향기 가득한 우리들 카페
행복한 뎃글로 새로은 은사의 박수를 처주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