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과 히스기야

[김경근]

자녀들이 다 자라도 내 눈에는 아이다.

여전히 나는 아이들을 부를 때 이름보다 애칭을 많이 쓴다.

애칭을 부르는 게 성인이 된 아이들에게 그닥 바르지 않지만,

애칭을 쓰면 내 마음이 푸근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아이들도 애칭을 부르는 것에 대해 크게 싫어하지 않아 다행이다. 

물론 우리 집 안에서 우리끼리만 가능한 일이다.. 

이삭이는 말년 휴가를 받아 나왔다. 

휴가를 나와 베트남에 여행을 갔다.

군인이 휴가로 해외 간다는 것은 예전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나

시대가 바뀌었다. 또 세대도 바꼈다.

이미 집(자그레브)까지 휴가로 온 적이 있는지라,

집으로 오지 못하면 마땅히 갈 곳도 없어

베트남으로 갔다. 역시 MZ 세대...

그나마 병장월급이 이를 가능케는 하나보다

줌으로 베트남에서 휴가 중인 이삭이를 보러 모였다.

군에선 통화는 해도 볼 수 없으니

다 만나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인류의 역사가 '낳고낳고(마태복음)'로 이어지고

축복과 저주가 개인을 넘어 대대에 미친다는 것이

개인의 삶에 대한 무게와 책임을 느끼게 한다 

아브라함의 축복은 이삭에게 이어졌지만

히스기아 축복은 므낫세에게 이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