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봄. 봄입니다.
오늘 아이들과 만났습니다. 물성. 재질. 질감이라는 마티에르 수업입니다. 흙이 아닌 땅에서 봄의 소리를 듣는 거지요. 땅과 흙의 차이를 말하라 하면 글이 길어지니 대충 이해 바랍니다. 간단하게 땅은 우주고 흙은 물질입니다. 유기물이든 무기물이든 그것의 조합이 지구별입니다.
‘몽피다’!
안개처럼. 초봄 새복 서리처럼 스며든 담배냄새로 아이들은 몽피가 배움터에 입성했다는 걸 알아 차림니다. 5.000여평 배움터에 연초향과 함께 봄날 풀잎 향기가 가득합니다.
저는 담배가 아니라 영혼의 ‘뜸’을 뜨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느끼는 감각으로는 ‘그러나 저러나’의 아무 일 없다는 현상 일 것입니다. 담배 술을 떠난 몽피를 상상한다는 것 만으로도 아이들은 제 지청구를 감당해야하고 말도 되지 않는 요설로 고문을 받아야 되니까요.
도시 빌딩 아스팔트 숲 골목 구석하고도 귀퉁이에서 담배 한 개비에 뭇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풀잎의 아련한 연초향을 맡으며 고향에 대한 향수를 훔치고 있는 좀비들을 볼 때면 측은한 생각보다는 슬픔과 연민 때문에 어찌할 바 모르던 때가 있었음도 있었지요. 이건 변명이 아니라. 저의 당위성입니다. 제가 예술가라는 허울을 둘러 쓰지 않고 있다면 그나마 누가 이해하고 인정해 주겠습니까. 하여 저는 도서관(관옥샘 소천 전까지만)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뜸을 뜨게 됩니다. 부디 이해가 아닌 인정을...
각설하고...
아이들과 봄. 봄. 봄에 대해 수업 했습니다. 수업인지. 놀이인지. 아님 .시간 때우기인지는 저도 잘 모르지만 하여간 아이들이 제 앞에 서 있습니다.
잘하는 놈은 늘 잘하기 마련입니다.(홍유화포함. 이 놈은 지금도 저를 몽피가가 아니고
'예똘'이라고 부르지만) 제게 있어 이 시간은 잘하는 놈들보다는 삐딱선을 타는 아이들에게 흥미를 두고 그에 맞는 수업을 나름 준비합니다. 우리배움터의 마음이라는게 ‘수처작주’ 아니겠습니까. 스스로 알아서 할 놈은 합니다. 스스로 잘하는 놈들보다 할수 없는 놈들과 놀이가 제 역할인데 저 역시 주체적 자주적으로 스스로 무얼 해본 경험이 가물가물 한지라 환갑너머 갓난아이 2살이 되고 나니 2%부족한 저는 1% 부족한 아이들과 내통 가능합니다. 바보(노무현). 모지리(정태인. 노회찬). 부족한(두더지)와. 저. . 여하간 부족한 놈이 미래의 인간상임이 맞는 건 확실합니다.^**^.
부족하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더. 더. 더. 더 많이. 더 빨리 보다 덜. 하는 놈이...본인 역시 가진 게 없어도 늘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으로 살려는 사람...평생을 덜 떨어지고 부족하게 살았던 노자나. 예수를 불러 들이지 않고도 ‘부족함’이 세상 진리임에는 분명한 말씀입니다.(관옥)
14명중 수업의 원할함과 진로교육의 일환으로 분반을 나누고 있습니다. 분반수업을 해야만 하는 이유는 제가 아이들에겐 선생이기 때문입니다. 분반으로 나누어진 아이들에게 저는 배움지기라는 고상한 명칭이 아닌 선생이라는 책임감을 안고 가야하는 위험스러운 일이지만 그리 해야 합니다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제 자신에 대한 ‘견딤’이고. ‘의무’일거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 수업에선 상률과. 선민을 따로 떼어 냈습니다. 이 다음 주에는 두 놈을 더 떼어 낼 겁니다. 이놈들의 재능과 가능성을 3년간 지내면서 제 나름 확인했던바 내린 결정입니다. 배움터의 도류님들께서 인정해 주시길 소원합니다.
진학반. 특별반. 영재반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이름을 지어야 한다면 ‘꿈 너머’ 반으로 하고 싶어요(夢彼반).
(우리배움터에 저와 함께 노는 놈 중에 덜한 놈이 4명 있는데 아직은 누구라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이놈들과 함께하는 수업을 고민하는지라 다른 아이들에겐 죄송스럽지만 고마운 마음도 함께합니다. 주의력 결핍. 발달지체. 분노조절장애... 저와 함께하는 아이들 중에 드러난 행동을 살피며 과거에 그러했던 것, 그랬을 것, 그러했을 수도 있었던 것, 그랬어야 했던 것이 있을거지만 지금 현재 이 순간에 하고 있는 것, 생각하는 것, 느끼고 있는 것에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이 이것을. ‘마음챙김’으로 불러도 상관 없겠습니다만...이 4명에 대한 단상입니다.
발도로프교육에서. 슈타이너는 정서적인 정적인 표현이 예술활동에 있어 아이들에게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합니다. 저는 조금 다른 생각입니다. 아이들은 정적일수 없습니다. 정적인 순간은 ‘자폐’의 순간입니다. 아이들은 ‘천방지축’이어야 합니다. 하늘과 땅사이를 허둥대며 살아내는 것이지요. 이 시기가 언제까지냐고 물어본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저나. 두더지는. 지금도 천방지축이니...이 네놈은 천방이 아닌 .만방지축.입니다.
무엇보다도 가정의 사랑보다 더 절실한 건 없겠지요. 저의 정신적 희망이라면 8주차 수업이 끝나고 이 수업의 꼭두쇠 빚나는. 배움터의 성인 성녀. 신난다. 푸른솔. 민들레와 아이들의 부모님에게 할 말이 좀 줄어 들었으면 합니다. 물론 매의 눈깔로 저를 주시하는. 다정. 보리밥. 소리샘까지.
2024- 3-15(쇠날)
몽피. 주절주절하며 두손 모음니다
모두의 작품이 너무 아름다워요 얼굴가린 서준 작품.
선민 일러스트. 3-15일
상률 칸 만화 3-15일
이 그림은 2011년 미국 콜로라도 주 덴버에 들어선 클리퍼드 스틸 미술관을 운영할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덴버 시에서 내놓은 것이었습니다. 1980년 스틸이 사망한 후 그의 작품은 대중뿐만 아니라 어떠한 공공 기관에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스틸이 자신의 작품만을 전시할 미술관을 세워 줄 미국 도시에 모든 작품을 기증한다는 유언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마침내 2004년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콜로라도 주 덴버 시가 스틸의 미술관을 짓겠다고 나섰고, 스틸의 아내인 퍼트리샤 스틸이 허락함으로써 마침내 그의 유언이 실현되게 되었습니다.
2011년 말 클리퍼드 스틸 미술관이 개장함으로써 31년 동안 잠자고 있던 스틸의 작품이 비로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덴버 시는 퍼트리샤 스틸이 넘겨준 스틸 작품 가운데 네 점을 경매에 내놓아 1억 1400만 달러(1196억 원)의 미술관 운영 기금을 마련했습니다.
클리퍼드 스틸 미술관은 이 경매가 열리고 나서 일주일 뒤 문을 열었습니다.
스틸의 작품이나 폴락의 작품을 보면 태율과. 서준이 작품하고 구분이 안가는데 저는 태율의 작품 중심에 엄홀이 스틸의 작품보다 더 멋지게 보입니다. 서준의 이번 작품은 상상이 어렵지만 잘 그린 그림이 아니라 훌륭한 그림입니다. 배움터에 우리 아이들 미술관이 있어야 될 이유입니다.
폴락-미국의 화가. 정신분열증으로 살아 생전 고생했으며 현대미술의 한 사조인 추상표현주의를 주도했다.
첫댓글 몽피의 눈을 통해 바라보게 되는 새로운 세상입니다. 그리고 지난주에 이어 여전히.. 몽피 글에 쏘옥 빠지게 되네요. 고맙습니다^^
ㅎㅎㅎ. 늘 생각해요. 그대도 그러 하겠지만.
매의 눈깔로 계속 바라볼께요.
재미나고 신난 글 고맙습니다.
저도 같이 있었던것 같아요. ㅋㅋ
다정 넌 늘 무서워...왜냐면. ... 그냥그리하거든. 넌 그림자였으니까.
ㅎ.ㅎ. 태율작품이 쏘옥 눈에 들어오더니.. 몽피께서 소장하셨네요... 흐흐흐
태율 작품 가치를 높이 평가 해주시니 몸둘바 모르겠습니다~감동입니다♡
몽피~ 감사합니다~ 당신이 계셔서 제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