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사유는 기대하지 않았던 사건과 조우할 때에 만 발생하는 것입니다. 몽피가 갑자기 담배를 피우지 않다거나. 맨 정신으로 헛소리를 하지 않을 때 아이들의 생각주머니는 놀라운 광경을 보여줍니다. 왜. 어찌하여. 무슨 일인지?...
인간은 과연 언제 사유하게 되는가요?. 철학자 강신주는 ‘낮설음이 찾아 오는 바로 그 순간이 우리의 생각이 깨어나 활동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말합니다.
아이들은 제가 오늘 해야 되는 수업에 대한 기대로 생각주머니를 열어놓고 있지만 저는 아이들이 생각하지 못한 수업을 준비합니다. 아이들의 생각주머니를 넘어서는 수업을 해야 됩니다. 이게 늘 고민이고 제 생각 덩어리인지라…….저는 생각주머니가 우리 아이들의 머리통이 아니고 몸이 기억하는 일종의 기호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생각과 사유가 머리에서 나온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사유는 몸에서 나와야 되는 일상적 생활의 활동에 대한 습관입니다. 하여 공자는 학이시습 學而時習之 늘 습習 하라 했습니다. 습은 반복이며 습관이 되고 흔히 말하는 루틴(늘 하던 일)이 생성되는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이는 머리가 아닌 몸이 기억하는 행위입니다.
3월 29일 아이들과 라이트드로잉(찰나의 기억)수업을 진행했습니다. 10초. 5초. 3초. 제가 모텔이 되어 포즈를 짧게 취하고 그 잔상(기억)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는 놀이입니다. 기억은 머리로만 하는 게 아니지요, 아이들은 제가 취한 포즈를 몸으로 기억하려는지 자신도 모르게 본인들의 몸이 저를 따라 움직이는 경험을 체험합니다. 확실히 몸이 머리보다 먼저 움직입니다. 몸이 머리로 생각주머니를 열어 놓습니다. 훈련이 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괴로운 수업입니다. 사라진 포즈를 찾으려고 이미 사라진 저의 행위를 찾느라 빈 허공을 자꾸 둘러보게 됩니다. 낮설은 풍경입니다. 정지할 수 없는 대상. 동물의 순간을 포착하는 드로잉은 우리의 생각을 확장합니다. 하여 사랑어린배움터의 닭들과 여러 착한동물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수업 주제가 됩니다. 예술을 통한 이러한 훈련은 자연풍경을 그릴 때 멈추어진 대상이라 생각했던 풍경이 살아있는 생명체임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지요.
오늘 수업을 진행하면서 -나우-를 다시 보게 됩니다. 관찰력이아니라 집중이 뛰어납니다. 결코 쉽지 않은 3초의 포즈프레임도 방향 형태 모두를 잡아내었습니다. 괄목상대(刮目相對). 눈을 비비고 다시 보게 됩니다. 그림을 잘 그리고 늘 수업자세도 반듯한 -혜민-은 당황하고 제 의도와는 달리 평소보다 좋은 그림이 나오지 못했습니다. 화면에 대한 공간감각도 사라졌습니다. 그림이 작아졌습니다. 왜? 도율은 거침이 없습니다. 수업의도를 재빨리 알아채고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그려냅니다. 이럴 때 저는 당황합니다. 무언가 들킨 것 같은..., -유화. 관율-은 제 멋대로 이지만 도율과. 나우의 그림을 둘러보며 모방을 합니다. 모방만큼 훌륭한 주체적 학습 방식 또한 인정해야합니다. 피카소가 말했듯이 자신의 모든 작품은 ‘창조’가 아니라 존재했던 것의 ‘모방과 발견’이라고 했습니다. 모방은 창조의 근본입니다. 주체성이 아주 뛰어난 아들입니다.^**^. -태율-은 제 수업의도와는 상관없이 로봇, 공룡을 그리지만 4장을 그리고 뒷면까지 가득 채웁니다. 수업시간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제겐 축복입니다. 물론 언년의 맨투맨 마크가 한 몫 했지만……. 서준이는 오늘 수업을 많이 부담스러워합니다. 서준을 위한 수업을 따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서준이로 인해 수업이 단축되었습니다. 놀이 호기심 모두가 서준에게는 맞지 않은 오늘 수업이었습니다. 서준이 고통스럽게 3장을 그리고 제 눈치를 봅니다. 눈치를 본다는 것은 철이 든다는 것이지요. 고마운 일입니다. 고민합니다.
4.10일은 22대 국회의원선거입니다. 4월 5일 수업에는 아이들과 정치놀이 포스터 만들기 수업을 진행합니다. 부모님께서는 아이들과 이번 선거에 대한 이야길 나누고 보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국회가 무엇입니까 약속을 만들어 내는 곳 아닌지요. 그 약속은 힘들고 어려운 소주 자를 위한 법안이어야 합니다.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소수정당이 씨앗을 틔우지 못하는 척박한 정치토양 또한 우리 사회의 비극이 아니겠습니까? 국회의원은 나랏일을 하는 사람이지 지역발전을 하라고 시켜놓은 자리가 아닙니다. 지역의 발전에 대한 공약이 나랏일보다 더 많이 차용되는 사람은 의심해야 합니다.
이제 잠시 성장을 내려놓고. 죽어가는 생명의 편이 되어 주어야합니다. 그것이 지금 비명을 지르는 기후위기의 날씨를 되찾는 일이고 위험천만의 나락에 던져진 우리의 소중한 일상을 되찾는 길입니다. 저 역시 젊은 시절 한때의 치기로서. 짱돌과 꽂병을 던지며 몸을 사용했었다고 변명하지만 돌이켜보면 해방과 혁명을 언어의 함성으로만 생각했지 몸짓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잔머리로 살아왔고 몸의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늘 저를 돌아보게 하는 사랑어린사람들 고맙습니다.
어제 오늘. 감자파종하고 과수원 냉해피해 방제를 하고나니 이름 모를 뭇 생명의 떨림이 지상으로 지천으로 올라섭니다.
경이롭습니다.
몽피-절
추신-수업방식이나 수업후기에 대한 내용의 불편함이 있다면 푸른솔. 빛나는. 또는 신난다에게 말씀해주세요. 수정해 나가겠습니다.
첫댓글 몽피~그리고 사랑어린 배움터 어머니 교사분들 고맙고 고맙습니다.
오늘도 역시.. 몽피 글을 읽다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아이들과 즐거운 예술창작놀이~ 고맙습니다😊
몽피 고맙습니다! 유화가 집에서도 몽피 이름을 이야기 하더라고요. 일전에 말씀대로 예똘과 헷갈려 했는데요 ^^ 남겨주시는 그림 기록도 이야기도 늘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고맙습니다 🙏🏻
몽피~ 🙏
몽피와 함께하는 이 시간, 시절과 인연에 감사합니다~ 🙏
몽피의 아름다움과 사랑 경이롭습니다.🙏
가야는 제 수제자인데. 소금에게로 가버렸어요. 맛을 알아야 멋을 안다했으니 . 그나마 다행입니다. ㅠㅠㅠ.
@몽피 몽피 수제자가 무슨 연유로 왔는지 알 수 없으나 우짜든동 맛을 알아가는 여정을 잘걸어가겠지요~^^
아이들 그림 모두 훌륭합니다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몽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