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을 멈추고 내 손이 썩어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찌하지 못할 사실이다.
- 피천득, <이 순간>중에서
이 글을 읽으며 내가 이 세상를 떠나고 난 후 나를 보게 되었다. 실존하던 내가 흙으로 돌아가는 과정 나의 미래를 냉정하게 마주하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데 약이 되고나. 지금의 귀한 것들이 실감나지 않을 때, 정말 왜 이렇게 모든 것이 절망스럽고 힘을 잃을 때 또 모든 것들이 우울할 때..............
나에게 일어나는 보통의 것들이 누군가는 그렇게도 살고 싶어했던 오늘인 것을
첫댓글 그래요.
살아있음은 운혜이며 축복, 아름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