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배움터 일꾼들이 올 한해를 준비하면서 소임을 나누었지요.
농사꼭두쇠를 정하는데 민들레가 밭농사꼭두쇠를 하겠다고 자청했지요.
다음은 논농사 꼭두쇠를 정할 차례였지요.
그리고... 침묵....
한참 있다가 이 사람이 논농사꼭두쇠를 해보겠다고 했어요.
밭일이 수시로 준비하고 일하고 거두는 것의 빠른 반복이라한다면
논농사는 준비과정이 40일, 모내기로 집중, 그리고 천천히 꾸준히 살피는게 백여일, 다시 벼베기에 집중하는 반 년의 흐름을 갖고 있지요.
지난 25일 모내기 후 매일 논을 오고가면서 물높이를 맞추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며칠 전부터 물이 쉽게 빠지는게 보였어요.
오늘 아침 일찍 논으로 갔더니 어제 채워놓은 물이 싹 빠져 있었습니다.
어제 나름 막았다고 했는데 별 소용이 없었네요.
난감해하며 나오는데 아래 논 주인인 최원림 농부님이 서계시더라고요.
물이 새지않게 단도리 하라며 방법을 알려주시는데, 긴장화를 신고 논으로 들어가 논둑을 단단히 밟아서 물이 새지 않도록 하라고 하시더군요. 오늘 안에 하라고, 괜한 물만 줄창 틀어대니 아깝기도 하고 새물은 차가워서 벼가 잘 안큰다고 하셨어요. 배움터로 돌아와서 아침열기때 얘기를 나눴어요. 일단 오전 중에 다시 논에 가서 최농부님이 시키는대로 해보겠다고 했지요.
오늘 아침은 나무옮기기 울력을 하는 날이에요. 동무들이 나무옮기는 사이에 논으로 다시 갔지요. 일단 손을 논에 넣어 훑으며 구멍난 곳을 찾았어요. 한참 하니 느낌이 와서 보니 과연 물새는 구멍이 보이더군요. 이리저리 손과 발을 쓰니 새는 게 확 줄었어요.
돌아와서 신난다교실 아침열기에 참여하고 다시 논에 가고 또 물새는 곳을 발견하고...
그렇게 오고가니 점심밥모심 때가 되었습니다.
어머니밥상 날이에요. 소금, 라떼, 요코, 거북이 힘을 모아 풍성한 점심을 준비해주었어요.
닭볶음탕, 감자전... 그리고 간식으로 녹두죽까지.
밥모심하고 또 논으로 가서 물을 껐습니다. 모르니 자꾸 발걸음하고 확인하는 수 밖에요.
1시 순례자들을 위한 마음 모으기 시간. 마리아와 행복 부부가 동참했어요. '함께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함께 사는 것이 힘들다는 것은 자기에게 집중하지 못한다는 반증이라고 어른께서 말씀해주셨네요.
이 사람은 1시 모임이 마무리 된 후 조퇴하였어요.
내일 군대가 막내 현보가 휴가 온다는데, 무언가 준비가 필요해서요.
유화가 며칠 째 심한 감기로 결석을 했는데, 폐렴이 되어서 입원했다고 합니다.
어린이는 아프면 큰다는데 유화도 그렇겠죠.
유화가 잘 지낼 수 있도록 기도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