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끌이 어선
정민기
평화로움이 누룽지처럼 눌어붙은
작고 작은 어느 어촌 마을에서
소 두 마리가 하나의 쟁기로 밭을 갈고 있다
잠잠하던 밭고랑이 한차례 철썩거린다
희망 없이 소금기만 잔뜩 몰고 온 바람이
간간이 짜디짠 서러움을 토해 내고
땅속에 세 들어 살던 지렁이도 꿈틀거린다
소의 무뚝뚝한 걸음을 닮은 농부의 마음
지친 그림자는 아예 바닥에 드러누워 있다
등 뒤의 산은 푸른 녹음을 자랑하고
하늘은 허송세월 눈물 닦은 구름을 말린다
내 인생 편안하다 못해 더위에 찌든 여름날
점점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 밭을
소 두 마리가 쟁기를 끌며 되새김질한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모래시계 간이역》 등, 동시집 《종이비행기》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중등 인정 교과서 과학 1(금성출판사, 2017)에 동시 <고드름> 수록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