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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일
다시 카트만두행 비행기에 오르다. 이번으로 네팔 히말라야가 여섯 번째이고 쿰부만 세번째다. 그러나 그동안은 트레킹이었고 이번은 클라이밍이다. 그동안 임자체를 오르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본격적으로 마음먹은 것은 작년 여름 라다크의 스톡캉그리 봉(6150m)를 오르고 나서부터다. 임자체가 6189미터니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트리부반 공항은 지난 6년 동안 달라진게 없다. 다행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정체된 이 나라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다. 티벳게스트 하우스에 여장을 푼 후 곧바로 타멜의 한식당 경복궁 바로 옆에 있는 Jvill Nepal 사무실로 가다. Jvill Nepal의 홈 사장은 네팔인인데 한국에 8년 정도 살아서 한국말을 여간 유창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2년 전 지인을 통해 소개받았는데 성실한 웃음이 믿음직스러웠다. Jvill은 트레킹전문이고 등반전문 에이전시는 아니지만 그쪽으로 연결해줄 수 있어 이번 익스페디션을 Jvill에 맡겼다.
우선 일정을 다시 확인한다. 4월 2일부터 8일까지의 어프로치 및 등반 이후 하산과정에서는 내가 포터 하나 데리고 알아서 행동한다. 4월 9일 아침 추쿵에서 클라이밍 가이드를 만나 함께 베이스캠프 행. 4월 10일 베이스캠프에서 하이캠프까지 이동, 4월 11일 하이캠프에서 정상 등정, 그리고 하산 후 시간되면 추쿵까지 철수, 4월 12일은 예비일로 남겨둠. 9일부터 12일까지 3박4일동안 텐트숙박, 식사, 클라이밍 가이드, 포터 등 포함하여 700달러로 하기로 한다. 팁은 별도다. 원래 800달러였으나 빙벽화, 크램폰, 안전벨트, 주마 등 개인장비는 내가 가져왔기 때문에 렌트할 필요가 없어 깎아주었다.
클라이밍가이드는 Jvill 소속은 아니다. Jvill과 제휴관계인 상업등반회사 소속이다. 홈사장 말로는 아마 9일 베이스캠프 올라갈 때 나 외에 다른 등반자들과 join하여 갈지 모른다고 한다. 그럴 것이다. 700달러 안에 climbing permit비용까지 포함되어 있는데 나 혼자라면 350달러를 몽땅 내가 부담해야 할 터이므로 계산이 안 맞는다. 분명히 다른 동행 등반자들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홈 사장이 준 등반허가서에는 12명이 한 팀인 것으로 되어 있었다. 홈 사장 설명으로는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이 회사를 통해 등반하는 사람의 숫자라는 것이다. 이들이 그 기간동안 여러 차례로 나뉘어 등반하는 것이다.
포터 비용은 하루에 15달러씩 하기로 하고 8일치를 미리 지불, 나머지는 일정 끝나고 주기로 하다. 그리고 루크라 왕복 항공료 280달러도 지불하다. 그리고 앞으로 17일간 산에서 쓸 돈으로 600달러를 달러 당 87.4루피씩 쳐서 홈사장에게서 바꾸다. (시내 환전상에서는 달러당 85루피)
4월 2일, 맑음.
루크라에 갈 때마다 혹시 비행기가 결항하면 어쩌나 하는 염려에 잠을 설치고 일어나자 마자 바깥을 보게 된다. 혼잡한 국내선 터미널은 여전한데 전에 비해 두 가지가 달라졌다. 우선 연료개스가 검색대에서 걸렸다. 전에는 무사통과였는데 이번에는 기계가 탐지했다. 둘째, 내 짐은 메고 타는 짐까지 합해서 29키로인데 허용한도가 15키로밖에 안되어 추가중량 14키로 곱하기 70루피씩 총 980루피를 추가요금으로 내야 했다.
루크라의 짧은 활주로에 착륙할 때 또 한번 긴장. 그리고 이내 안도의 한숨과 함께 터져나오는 박수. 이것도 변함없이 반복된다. 짐을 찾고 있는데 누군가 내게 오더니 자기가 총바란다. 음.. 자네가 포터란 말이지? 나이는 30살이고 결혼해서 두 살난 아들이 있는 야무지게 생긴 젊은이다. 루크라공항 바로 옆 Sherpa lodge에 카트만두 돌아갈 항공권을 미리 맡기고 이른 점심까지 먹고 팍딩을 향해 출발.
이제까지 쿰부는 겨울에만 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봄에 오니 경치가 사뭇 다르다. 빨간 랄리구라스가 온 산에 흐드러지게 핀 모습이 아름답다. 오후 2시가 안되어 팍딩의 sunrise lodge에 도착. 2년 전 모습을 기억하는 사우지와 반갑게 인사. 2년 전에 한국에 있던 사우지의 아들은 이제 돌아와 카트만두에 있고 그 동생이 대학을 졸업했는데 한국에 가고 싶단다. 방법이 없겠냐고 묻는다. 일단 한국어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방값은 200루피로 불변인데 음식값이 많이 올랐다. 루크라도 그렇고 여기 팍딩도 그렇고.. 2년 전에 300루피 하던 음식들이 지금은 500루피 정도 한다. 그래도 sunrise lodge에서는 김치를 주니까 좋다.
(16일동안 충실한 포터이자 비서가 되어준 포터 총바)
(머리로 애기를 매고 빨래하는 젊은 엄마. 아기는 편해보이지만..)
4월 3일, 오전 맑음
식당에서 20명이 넘는 큰 그룹이 의자에 앉은 채 젊은 여성의 리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요가체조를 한다. 요르단에서 온 그룹이라는데 다들 표정이 밝다. 마지막으로 두 손을 모으고 “옴”을 세 번 외면서 끝낸다. 참 보기 좋다. 세계인들이 이렇게 평화롭게 조화를 이루는 아침에 그 속에서 나도 축복받는 것같다.
조르살레 국립공원 체크포스트에서 클라이밍 퍼밋을 보여주고 국립공원 입장료 3천루피 지불하다. 2년 전에만 해도 1천루피였는데 매년 1천루피씩 올리다니 너무하다. 다만 클라이밍 퍼밋이 있으면 팀스카드는 만들지 않아도 된다. 체크포스트가 너무 많다. 어제 한군데 오늘은 두 군데. 남체 이후에도 또 있단다. 전에 비해 체크포스트가 두 배로 늘었다.
남체는 시즌을 맞아 북적거린다. 가게는 물론 좌판까지 다 열었다. 그동안 겨울에만 찾아 조용했는데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Irish Pub도 있네? 쿰부롯지에 방을 구하다. 전통있는 롯지라 방 구하기가 힘든데 운이 좋다. 핫 샤워는 300루피란다. 시즌이라 단체트레킹이 많다. 한 떼 아니 두 떼의 미국인 그룹이 앉아있다. 솔로는 나밖에 없다.
(요가체조에 열심인 요르단 트레킹팀)
(입장료는 계속올라도 공원입장객 숫자는 여전히 증가중? )
(남체 올라가는 오르막길 중간 에베레스트가 보이는 곳. 시즌이라 노점상들도 많다.)
4월 4일 맑음.
오늘은 고소적응일이다. 에베레스트뷰 호텔 그리고 쿰중으로 나들이 간다. 에베레스트 뷰호텔의 테라스는 밝은 햇살아래 각국 트레커들이 옹기종기 모여 참 평화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베레스트뷰 호텔에서 쿰중 마을로 가는 초입에 작은 롯지가 있어 점심 해결차 들르다. 벽에 정상 사진도 있고 애기 사진도 잔뜩있다. 알고 보니 이집 쥔장이 에베레스트에 오른 적있는 쉘파다. 이름은 츌딤 도르제 쉘파. 금년 50세. 젊을 때는 고산 전문 세르파였는데 이젠 나이들어 고산은 안 하고 임자체 등 낮은 산 가이드만 한다. 아들이 이제 한 살 반이다. 부인은 20년이나 젊다. 세르파로서는 이제 은퇴기에 접어든 듯. 금년 봄엔 소속사에서 일하러 오라는 연락이 없단다.
쿰중에서 쿤데 가는 길에 만용을 부리다 길 없는 산에서 잠시 야크가 되어 헤매고 돌아다니다. 결국 다시 아래로 내려와 돌담길을 걷다. 돌담길은 참 아늑한 맛이 있다.
남체에 돌아와서 EPI개스를 700루피에 사다. 라면을 찾으니 뜻밖에 한국라면이 있다. 신라면, 해물탕면, 김치라면 각 240루피씩, 그리고 물 1리터에 100루피에 사다. 남체에서 한국라면 파는 곳은 쿰부롯지로 들어가는 사거리에 있는 Kiran grocery store이다.
방에서 몰래 끓여먹는 라면 맛이 참 좋다. 배를 채우고 가게들을 어슬렁거리다. ‘island park 6189m’라 embroil되어 있는 털모자를 320루피에 사다. 이 가게는 또 슬리핑백도 대여해주는데 대여료가 하루에 150루피씩이다. 처음에 100달러를 예탁해놓고 빌려간 다음 반납할 때 100달러는 다시 찾아가는 식이다.
(에베레스트뷰호텔 테라스. 각국트레커들의 편안한 모습)
(에베레스트뷰 호텔의 음식값)
(이젠 위험한 등반 안내는 안한다는 50세 세르파, 20년 연하의 아내, 및 외아들)
(한국라면을 파는 연쇄점, Kiran grocery 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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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씨나님 반갑습니다. 재작년인가요? 3 Pass 후기를 바이블처럼 읽고 많은 도움을 받았었는데,
이번에는 드뎌 Peak 도전이군요. 대단하십니다. 화이팅!!!
대범님 저도 댓글 달아주신 것 기억납니다. 감사합니다.
3번째 쿰부 방문이 부럽습니다.ㅎㅎ
화백님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