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은 심장에서 전신으로 혈액을 공급하기 위한 첫 관문으로, 급성 대동맥 질환 (Acute aortic syndrome)은 이러한 대동맥에 발생한 병변으로 인해 '극심한, 찢어지는 듯한' 급성 흉통을 일으킬 때를 지칭합니다.
최근 응급실에서 흉통이나 호흡곤란으로 내원 하는 환자 중 관상동맥질환, 폐동맥 혈전과 더불어 대동맥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흉부 단층 촬영의 적용이 용이 해지고, 특히 대동맥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짐에 따라 그 진단과 유병율이 상승하고 있는 질환이기도 합니다.
전통적으로 대동맥 동맥 경화증으로 국소적인 궤양이 발생하여 혈관 내벽 (intima)에 손상이 온 경우를 대동맥 침투성 궤양(penetrating aortic ulcer), 내막 박리가 없고 진성과 가성 내강 사이에 혈류의 흐름이 없이 혈종이 대동맥내 중막층에 있는 경우를 대동맥 벽내혈종 (intramural hematoma)으로 정의하며, 대동맥 내막의 미세 파열로 인해 중막이 찢어지면서 내벽과 외벽사이 박리로 인해 내 혈액이 차면서 대동맥 내벽의 손상이 진행되는 경우 대동맥 박리(aortic dissection)로 일컫습니다. 이 3가지 질환은 완전히 별개의 질환이라기 보다는 각각의 병변이 동반되어 있을 수도 있으며, 진행 하는 경우 결국 대동맥 박리로 이어 질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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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맥 혈관벽의 손상으로 인해 극심하고, 찢어 지는 듯한 통증이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며, 혈관 손상의 진행에 따라 목이나 등으로 뻗치는 양상을 보이거나 복부 대동맥까지 진행하는 경우 복부로 칼로 베는 듯한 통증을 호소 하기도 합니다. 상행 대동맥이나 대동맥 궁에 발생한 경우 뇌 혈관에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이로 인해 실신이나 의식 장애, 뇌졸중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응급실 내원 당시 혈압이 높은 경우 조절 되지 않았던 고혈압이나 고혈압이 있었으나 환자가 모르는 경우도 있으며, 대동맥 파열이나 심장을 싸고 있는 심낭으로 혈액이 급격히 헤어 나와 심장을 압박하는 심낭 압전의 경우 저혈압 및 쇼크 상태인 경우도 있습니다. 심장에서 대동맥으로 이어지는 대동맥 판막 주변에서 대동맥 박리가 발생한 경우 대동맥 판막의 손상으로 급성 대동맥 판막 폐쇄 부전이 합병 될 수 있으며, 심한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심부전 증상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행 대동맥에 발생하는 경우, 신장이나 내장등의 주요 장기를 공급 하는 혈관의 혈류 공급이 원할 하지 않으면, 이에 따른 심한 복통과 더불어 장기 부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척수 신경의 혈류 공급 차단 시 하반신 마비가 발생 할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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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절되지 않거나 오래된 고혈압 기왕력이 가장 흔하고 중요한 원인 인자이며, 60 대 전후의 연령, 대동맥 벽이 튀어 나온 대동맥류와 같은 기존 병변, 심한 대동맥 죽상경화증등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2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국내 발표에 의하면 외국에 비해 여성의 발병률이 높아 남녀 차이가 크지는 않다고 보고 하기도 합니다. 특히 대동맥 박리에 비해 대동맥 벽내 혈종 환자가 노년층과 여성에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 유전적 또는 선천성 질환으로 말판 증후군 (Marfan syndrome), 터너 증후군(Turner's syndrome), 에롤스-달로스 증후군(Ehlers-Dalos syndrome), 대동맥 판막이 2개인 이첨판 대동맥판막(Bicuspid aortic valve), 대동맥 협착증(coarctation aorta) 등이 있습니다. 간혹 교통사고로 가슴에 부상이 있거나, 이전 심장 시술 또는 수술을 받은 이후 발생 할 수도 있으며, 흔하지는 않지만 임신이나 출산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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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한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가 극심한 흉통 또는 진행하는 복통이나 등쪽 통증을 호소 하는 경우 의심 하게 됩니다. 흉부 x 선 촬영에서 대동맥궁 근처 종격동이 정상에 비해 넓어진 경우 의심해 볼 수 있으나 정상이 경우도 약 10-20%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응급실에서 흉부 전산화 단층 촬영을 통해 짧은 시간 내에 대동맥 전 범위를 평가할 수 있어, 대동맥 질환의 진단과 평가에 일차적 영상 진단 기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영제를 사용 해야 하기 때문에 신장기능이 저하 되어 있는 경우 주의를 요합니다. 경흉부 및 경식도 심장 초음파를 통해 조영제 없이도 대동맥 벽내 혈종이나 박리를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이와 더불어 기존 대동맥 질환의 확인과 대동맥 박리로 인해 발생한 심낭 삼출 및 심장 압전, 대동맥 판막 손상 및 관상 동맥 침범 여부를 평가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자기공명영상(MRI), 혈관 조영술 등이 이용되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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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러 진단 방법의 발전으로 조기 진단이 가능해지고, 수술적 기법의 발전으로 사망률이 감소 하기는 하였지만, 급성기 사망률은 여전히 높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상행 대동맥 박리인 경우, 1개월 내 사망률은 수술적 치료를 하더라도 20%에 이르며, 수술적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50%까지 증가하게 됩니다. 급성 대동맥 질환이 의심 되는 경우, 우선 절대 안정을 취하고 통증을 조절 하며, 맥박과 혈압을 안정화 시키면서 정밀 검사를 진행합니다. 검사 결과 대동맥 질환의 위치와 범위 및 동반 합병증에 따라 수술적 치료와 내과적 치료(비수술적 치료)를 하게 됩니다. 검사 중에도 급격한 진행으로 인해 대동맥 파열 등의 합병증이 발생 할 수 있기 때문에 심장내과와 흉부 외과의 협진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급성 대동맥 질환이 상행 대동맥에 발생한 경우는 대동맥 파열로 인한 급사의 위험도가 높아 지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이에 반해 하행 대동맥에만 국한 되어 있는 경우 대동맥 파열의 위험도가 낮고 가늘고 많은 분지 혈관으로 인해 수술 후유증의 위험도가 높아 내과적 치료가 원칙입니다. 하지만 하행 대동맥에만 국한되어 있어도, 말단 기관으로 혈류의 공급이 원할하지 않거나 대동맥 직경이 매우 늘어 나 있어 파열이 우려되는 경우, 그 외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 수술을 고려 하게 됩니다. 상행 대동맥 질환에서도 초기에 부분적 수술을 하고 나머지 병변은 내과적 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대퇴 혈관을 통한 시술로 수술적 위험이 큰 일부 환자의 하행 대동맥 박리나 벽내 혈종에 대해 스텐트-그라프트를 삽입하여, 가성 내강으로의 혈류를 차단하는 방법이 적용 되기도 하며, 수술적 치료와 시술이 병행 되기도 합니다. 퇴원 후에도 맥박과 혈압을 조절 하기 위해 베타 차단제를 근간으로 하는 약물 치료를 지속해야 하며, 6-12개월마다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 합니다. |
심장내과 임상강사 장정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