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신영복의 언약
신영복 선생의 글과 그림, 언약
선생이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감옥에서 쓴 옥중 서간의 귀퉁이에서부터였습니다. 이 편지를 읽을 어깨너머 독자 어린 조카들에게 편지 한켠에 예쁜 그림을 선물로 그려주던 것이 신영복 그림의 시작입니다. 이후 『나무야 나무야』와 『더불어숲』에서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 책 『처음처럼』은 신영복 선생이 평생 그리고 쓴 잠언 모음집입니다.
이 책은 신영복 선생의 사상이 압축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부제 ‘신영복의 언약’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신영복 선생이 우리에게 전하는 말[言]과 약속[約]입니다. 선생은 생전의 한 인터뷰에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무기수의 옥중 서간이라면, 『처음처럼』은 다시 쓰고 싶은 편지라고 하였습니다. 늘 처음을 맞이하는 우리 모두에게 따듯한 격려를 보내는 선생의 글과 그림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신영복 선생의 마지막 선물
이 책은 ‘개정신판’입니다. 초판은 2007년에 나왔는데, 이때는 이 책의 엮은이가 따로 있었습니다. 금번 개정 신판은 2015년 11월에 처음 원고가 편집자 손에 전해졌습니다. 초판본에 실리지 않은 새로운 글과 그림이 90편 이상 추가되었습니다. 이 당시에 이미 선생의 병환이 위중해서 더 이상 집필이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선생은 병환 중에도 마지막까지 이 원고를 놓지 않고 몸이 허락하는 한 문장을 다듬고 그림을 모아 주셨습니다. 이 책은 생전의 신영복 선생이 마지막까지 손수 정리한 유작입니다.
“책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기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생각하면 모든 텍스트는 언제다 다시 읽히는 것이 옳습니다. 필자는 죽고 독자는 끊임없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이 말은 『담론』 서문에서 신영복 선생이 쓴 것입니다. 비록 선생은 돌아가셨지만 선생의 ‘언약’은 새롭게 출간되는 『처음처럼』과 함께 새로운 독자의 탄생을 기다립니다.
이 책의 구성
이 책은 4부 215편으로 구성되었으며, ‘초판본 처음처럼’과 비교하면 90편 가까이 새로운 원고가 추가되었습니다.
‘1부 꿈보다 깸이 먼저입니다’에서는 삶에 대한 사색, 신영복 특유의 깨우침과 성찰의 잠언들을 모았습니다. ‘2부 생각하는 나무가 말했습니다’에서는 우리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생명의 가치, 실생활의 발견 등 신영복의 주옥같은 에스프리를 담았습니다. ‘3부 공부하지 않는 생명은 없습니다’에서는 머리부터 발까지 가는 머나먼 여행길, 곧 우리 삶의 공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특히 이 장에서는 20년의 엄혹한 수형 생활을 ‘나의 대학 시절’이라 명명하던 신영복 선생의 감옥의 일화들이 담겼습니다. ‘4부 삶은 사람과의 만남입니다’는 신영복 선생의 주요 사상인 관계론, 관계와 연대의 그리움, 현재 한국의 삶이 주조를 이룹니다. 특히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선생의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법을 제시합니다. 신영복 선생의 인간과 사회에 대한 진심어린 성찰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저자소개
1941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서울대 경제학 학사 그리고 동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육사 경제학과 교관 재직 중 1968 통일혁명당 사건을 구속되어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습니다. 박정희 정권 시절 사건으로 이후 20년 복역 후 특별가석방 출소, 이후 성공회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정년퇴임 후 석좌교수로 재직했습니다.
대중에게 유명한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이 먼저다, 소주 처음처럼의 글씨와 그림이 있습니다.
북한 지령으로 남한의 전복을 꾀한 간첩이라는데, 과연 그런지 그가 쓴 책을 들여다 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