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령중, 우륵과 가야금의 향기를 찾아서 2015.09.12 12:35 입력 | 2015.09.12 16:47 수정
[교육연합신문=김호기 기자]
경남 의령중학교(교장 이정문)는 지난 9일과 11일 양일간 ‘길 위에서 의령인의 사랑을 찾다’라는 주제로 의령중 도서실과 고령 일대에서 인문학 수업 및 현장탐방을 실시했다.
이번 인문학 강의와 탐방은 의령도서관 후원아래 의령인의 음악사랑, 우륵과 가야금의 향기를 찾아 관련 도서를 읽고, 학예연구사 김상철 강사의 강연을 토대로 의령의 역사와 음악에 대한 인문학적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첫날 9일 전 학년 37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강연에서는 내 고장 의령의 역사적 의의와 음악과의 연관성을 탐색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인문분야와 예술에 대한 통합적 사고력을 길러주는 자극제가 되었다.
우륵선생 생애와 업적에 대한 첫째 날 강연을 바탕으로, 둘째 날(9월 11일) 고령 대가야박물관 및 대가야왕릉전시관을 관람하고 지산동 고분군 답사 및 우륵박물관 탐방을 실시하였다.
더불어, 가얏고 마을에서 가야금의 역사와 제작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가야금 제작 및 소리내기 과정을 체험함으로써 참가학생들의 역사와 전통음악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한층 고조시켰다.
김호기 기자 khk@eduyonh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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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륵(于勒)
1. 개략
우륵(于勒, 생몰년 미상)은, 대가야의 악사이다. 가실왕의 명을 받들어 중국의 악기인 쟁(箏)을 모방해 가야금(伽倻琴)을 만들고 12악곡을 지었다. 이후 신라 진흥왕(眞興王)에게 귀부하여 대가야의 음악을 신라에 전수하였다. 한국에서는 고구려의 왕산악(王山岳), 조선의 박연과 함께 한국 3대 악성(樂聖)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2. 출생과 생애(生涯)
《삼국사기》에는 우륵을 성열현(지금의 충청북도 제천시 청풍면) 사람이라고만 적고 있다. 대가야 가실왕의 명을 받들어 중국 진(晉)의 악기인 쟁을 모방해 가야금을 만들고 12개의 악곡을 지었다(우륵의 12곡 참조).
우륵은 훗날 나라가 어지러워지자 제자 니문(尼文)을 데리고 신라로 귀순했고, 진흥왕 개국(開國) 원년(551년) 3월에 낭성(娘城)의 하림궁(河臨宮)에 행차한 진흥왕 앞에서 가야금을 연주해 보였다. 진흥왕은 우륵을 국원(國原)에 안치하고, 대나마 계고, 대사 법지, 대나마 만덕 세 사람을 시켜 우륵에게서 대가야의 음악을 배우게 했다. 세 사람은 우륵으로부터 각각 가야금과 노래, 춤을 배웠는데, 우륵이 전수한 12곡을 음란한 음악이라며 5곡으로 줄여버렸다. 우륵은 이에 분노했지만, 음악을 들어보고 나서 "즐거우나 음란하지 않고 슬프면서도 비통하지 않다"고 평하며 그들이 바꾼 음악을 인정하였다.
한편 신라의 대신들은 진흥왕에게 "가야를 망친 망국의 음악 따위는 본받을 것이 못 됩니다."라고 가야악을 받아들이지 말 것을 간언하였지만, 진흥왕은 "가야왕이 음란해 망한 것이지 음악이 무슨 죄가 있는가. 성인(聖人)이 음악을 만드신 뜻은 사람의 감정에 호소해 법도를 따르게 하고자 한 것이다.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못 다스려지고는 음악과 아무 상관없는 것이다."라며, 결국 우륵이 전수한 가야악이 신라의 궁중 음악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우륵의 출생지에 대하여
《삼국사기》에 "악사 성열현 사람 우륵(樂師省熱縣人于勒)" 이외 구체적인 지명을 명시하지 않으면서 음상사학적(音相似學的)으로 해석하여 유사한 지명을 비정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 당시 성읍국가 시대에 백제(百濟)의 강역에 포함된 성열성(省熱城)은 성열현의 단서를 제공해 준다.
위치 | 유적 및 음상사(音相似) 학설 | 음악학적 | 비고 |
충북 제천시 청풍면 | 사열이현(沙熱伊縣), 백제 7성 성열성(省熱城) | 청풍체 하림조 | 하림궁 비정 |
경남 의령군 부림면 신반리 | 신번현=사이기국 | 무 | 임나일본부 임나십국 |
경남 거창군 가조면 석강리 | 성초역로(省草驛路) 가소현(加召縣)과 가조현(加祚縣) 성초(省草) 소새 | 무 | 가소성 신라강역 |
경북 고령군 성산면 | 성산가야고분군 | 무 | 가야강역 |
경북 고령군 고령읍 쾌빈리 | 가야금 제작한 금곡(琴谷) | 가야강역 | 가야강역 |
경북 대구시 동구 불로동 | 불로동고분 | 무 | 신라강역 |
경남 합천군 봉산면 | 하부사리리(下部思利里)=사이기국 | 무 | 임나일본부 임나십국 |
3. 전설
《대동지지》(大東地志) 및 《고령군지》(高靈郡誌)에는, 고령읍 북쪽에 있는 금곡(琴曲)은 우륵이 공인(工人)을 인솔하여 가야금을 연습한 곳이라고 한다. 금곡은 다른 이름으로는 정정곡(丁丁谷)이라고도 했다.
《삼국사기》에 우륵의 연고지로 기록된 성열현은 사열현으로 지금의 충청북도 제천시 청풍면으로 비정되는데, 장금대는 우륵이 신라인 세 제자에게 가야금, 춤, 노래를 전수한 곳으로 전해진다. 정약용의 《아방강역고》(我邦疆域考)는 충주의 탄금대(彈琴臺)와 사휴정(四休亭)을 우륵이 노닐던 곳으로 전하고 있다. 현존하는 우륵의 고적 및 유물과 기념물 현황은 다음과 같다.
명칭 | 위치 | 내역 | 비고 |
성열현(省熱縣) | 제천시 청풍면 | 우륵 탄생지 | 고읍지, 성열성(省熱城) |
우륵동(于勒洞) | 제천시 의림지 | 우륵 거주처 | 일부 도로 매립 |
악학궤범(樂學軌範) | 서울대 규장각 | 청풍체 하림조 | 가야금, 거문고, 향비파 조현법 악조시초 |
하림궁(河臨宮) | 제천시 금성면 | 우륵 하림조 연주 | 가궁터 옛 청풍토성 비정 |
청풍승평계 | 제천시 청풍면 | 율원조직명단 | 제천군지 자료 |
우륵당(于勒堂) | 제천시 의림지 | 위패사당 | 와편발견 |
우륵정(于勒井) | 제천시 의림지 | 샘물 | 복원 |
우륵단(于勒壇) | 제천시 의림지 | 우륵 탄금처 | 동산현존 |
우륵대(于勒臺) | 제천시 의림지 | 우륵 탄금처 | 일명 연암(鷰巖) |
우륵정(于勒亭) | 제천시 의림지 | 우륵 선양 | 정자 2008년 |
우륵산(于勒山) | 제천시 의림지 | 우륵 소요처 | 일명 석봉(石峯) |
장금대(長琴垈) | 제천시 백운면 | 신라 3제자 전수 | 원서천변 |
파병암(破甁巖) | 제천시 봉양읍 | 우륵 탄금처 | 장평천 암반 |
금곡(琴谷) | 고령군 쾌빈리 | 우륵 창금작곡 | 일명 정정골 |
우륵기념탑 | 고령군 연조리 | 우륵 기념물 | 1977년 |
고령대가야국악당 | 고령군 지산리 | 우륵 업적계승 | 1988년 |
영정각(影幀閣) | 대가야읍 연조리 | 우륵영정 | 1996년 |
우륵박물관 | 고령군 쾌빈리 | 우륵 관련 자료 전시 | 2006년 |
낭성(娘城) | 충주시 | 우륵 신라 귀화 | 고읍지(古邑址) |
탄금대(彈琴臺) | 충주시 칠금동 | 우륵 탄금처 | 주변지명 금휴포(琴休浦)·칠금동(漆琴洞)·금곡리(琴谷里)·금뇌리(琴腦里)·청금리(廳琴里) |
탄금정(彈琴亭) | 충주시 칠금동 | 우륵 선양 정자 | 1976년 |
악성우륵선생추모비 | 충주시 칠금동 | 우륵추모비 | 1997년 |
우륵당 | 충주시 호암동 | 우륵 예술 계승 국악당 | 1997년 |
우륵 12곡 | 음성군 금왕읍 대소면 삼성면 | 12곡 작곡지 | 상·하가라제와 상·하가곡제는 상`하가라도 비정 |
12현 명사 | 김천시 남면 부상리 | 명사 현(絃) | 부상(扶桑) 누에고치 주산지 |
4. 제자
우륵(于勒)은 가야금(伽倻琴)으로 12악곡을 짓고 신라에 가야금을 전했으며 계고(階古)에게 가야금, 법지(法知)에게 노래, 만덕(萬德)에게 춤을 가르쳤다고 한다.
* 우륵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고대 도시 국가 우루크(Uruk)의 다른 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