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처녀의 맞선 [1]
이 인터넷소설은 작가가 미상입니다...몇년전에 발표되어 읽으신분들도 많겠지만 그내용이 재미있어 또 올려봅니다...
작가미상의 글들은 보통 자신의 이야기일 확률이 99.9퍼센트....
재미와 긴장, 스릴은 아닐지라도 작가의 심정으로 돌아가서 같이 조바심을 내며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퍼왔습니다
이천X년 사월 십오일.. 새벽 여섯시...
모두가 깊은 잠에 빠져있다. 목욕바구니를 챙겨 들고 딸딸이 쓰레빠를 신고 집을 나섰다. 아차! 맛사지크림을 빠트렸다.
맛사지 크림을 마치 자신의 자식이라도 돼는 냥 품에 꼭 품고 목욕탕을 향했다. 아직 이른 시간인지라 사람들이 별로 없다.
기쁜 마음으로 뜨거운 물에 퐁당..
'아씨 뜨거워...'
뜨거운 물이 넘치자 옆에 있던 아가씨가 날 아려본다.
'췌.... 남자 친구만 생겨봐라. 살 쭉쭉빼서 너보다 더 멋진 몸매로 나타날꺼얏... 흥!!!'
이때뤼타올로 때를 빡빡 밀었다. 간만에 하는 때목욕인지라 때가 겁도 안 나게 나온다.
'아씨 디라'
옆에 있는 아줌마가 같이 등밀어주잔다. 그아줌마 등발이 장난아니다.
때를 밀고 났더니 배가 고프다. 음료수를 먹을까 하다 우유를 사먹었다.
뽀송 뽀송한 피부를 위하여 얼굴에도 몇방울 튕겨주었다. 잠시 후에 뽀숑해질 나의 피부가 기대된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목욕탕을 나섰다. 나 때문에 하수구가 막히지 않을까 심히 염려된다. 며칠전 맞선을 위해 거금 사십만원을 주고 장만한 옷을 꺼냈다.
'아! 눈부셔라!'
여태 사다 놓고 모셔 두기만 했던 메이크업세트도 꺼냈다. 동생이 일어났다.
'모해? 벌써 맞선 준비하는고얏?'
아씨 부끄럽다. 발로 찼다...
'디비 자.. 신경꺼..'
'어련하시겠어...'
동생이 나를 양껏 비웃는다.
'그래 너도 내 나이 돼봐라..'
분장을 마쳤다.
'아! 나에게도 이런 화려한 외모가 있었다니...'
미용실로 달려갔다. 후까시 이빠이 넣어서 머리를 봉실 봉실하게 만들어 달랬더니 미용사가 웃는다.
'그래! 양껏 비웃어라...낭중에 멋진 남자 친구 옆에 끼고 올테니 그때도 비웃나 보자’
머리가 썩 맘에 드는 편은 아니지만 나의 미모에 누를 끼치지 않을 만큼은 된 것 같아 오 천원에 팁 천원까지 주고 왔다.
그녀가 나를 향해 생긋 웃는다.
'돈맛은 알아가지고...'
열한시..맞선까지는 아직 세시간이나 남았다.
‘아씨 뭘하지?’
배가 고프다. 밥을 먹으면 옷이 맞지 않을 것 같아 어젯밤부터 굶었건만. 눈치없는 뱃속은 계속 꿀꿀댄다.
고픈 배를 삶은 감자 하나로 달랬다.
'아씨 씨에푸도 아니고 이게 모냐'
스르륵..
'아~~~악'
깜빡 잠이 들었다. 두시가 다 돼어간다. 거울을 보니 입술이 벌건 산발한 고은 애가 눈앞에 서있다.
'어케 됀일이쥐?'
클났다. 머리는 대충 매만졌다. 기름이 둥둥 뜬 얼굴... 애써 기름 종이로 빡빡 문질렀다.
파우더를 듬뿍 양껏 쳐발라주었다.
‘아씨 완죤 사창가 여인네같네...’
그러나... 나의 퍼펙트한 외모가 있지 않은가.. 후다닥 뛰어나갔다.
그가 기다리고 있다. 수줍은냥 자리에 앉았다.
뱃살이 겹쳐진다. 아무래도 감자를 먹고 잔탓이리라...
남자가 나를 보며 웃는다. 내가 맘에 드나보다. 자릴 옮기잔다. 일어나자고 하더니 일어나지 않는다.
계속 주춤거리며 그가 일어서길 기다렸다.
'아뿔사....'
그의 앉은키와 일어선키는 막상 막하였던 것이다.
나보다 오센티가량 클뿐..
아무래도 엄마찌찌를 제때 제대로 못먹었나 보다. 사람들이 다들 우리만 보는 것 같다.
'아씨 쩍 팔려...'
그와 있는게 부끄럽다. 그와 함께 늦은 점심을 먹었다.
그의 눈빛이 참 따스함을 느꼈다. 그의 부드러운 눈빛과 매너에 점점 빠져드는 것 같다.
이젠 그의 키 때문에 부끄럽지 않다. 아무래도 그가 좋아질것 같다.
♬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다음에 다시 만나요..♬
그가 나의 연락처를 묻는다. 연락처를 적는 나의 손이 가느다랗게 떨린다.
그가 춥냐고 물었다. 원래 추위를 잘탄다고 쌩깠다.
그가 옷을 따뜻하게 입고 다니라 한다. 그리고 몸이 너무 허약하다 한다.
‘푸하하하하하하....’
나를....나에게....약하다고 하다니...정말 그가 좋아질것 같다.
집에 도착했다. 엄마가 이것저것 꼬치 꼬치 묻는다.
상대방이 나를 무척이나 맘에 들어한다고 한다. 수줍은듯 '몰라'라고 외치며 방으로 뛰쳐 들어갔다.
거울앞에 앉았다.
‘뜨~아..’
스테이꾸소스가 옷에 묻어있다.
'아씨 쩍 팔려...'
그가 날 얼마나 칠칠치 못한 여자로 봤을까?
그럼에도 나를 맘에 들어했다면...분명 그는 나의 천생연분임에 틀림이 없다..
아! 행복하다...양껏 행복하다...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다음주 주말에 놀러 가잔다...
‘야호....’
수줍은듯 '특별한 일 없으면 그렇게 할께요'라고 얘기했다. 사실 몇년 동안 주말에 특별한 일이라고는 친구들 결혼식밖에 없었다.
‘아! 기쁘다.’
나에게도 애인이 생겼다. 아! 전도연도 부럽지 않다. 벌써부터 담주가 기대된다.
-계속...-
2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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