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의 원리를 생각한다
이 철 웅
의정부용현초등학교 교장 / 교육학박사
우리 사회의 단면상을 보면 여간 불안하지 않다. 생활태도가 바르지 않다고 훈계하는 교장선생님에게 밤길 조심하라고 질책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삶의 벼랑길에서 경찰에게 구조요청을 한 20대 여인의 피살 사건 등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총체적으로 벼랑길로 치닫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감출수가 없다.
사회의 정화는 정책 결정권자의 몫이고 이를 바로 선택하는 것은 국민들의 몫이다. 따라서 사회의 불안 요소의 증가현상은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국민 모두의 동참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에 준하는 좋은 사례가 ‘깨어진 유리창의 원리’라고 생각한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란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이론으로,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은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James Q. Wilson)과 조지 켈링(George L. Kelling)이 1982년 3월에 공동 발표한 '깨진 유리창(Broken Windows)'이라는 글에 처음으로 소개된 사회 무질서에 관한 이론이다.
1969년 스탠포드 대학의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 교수는 매우 흥미 있는 실험을 했다. 우선 치안이 비교적 허술한 골목을 고르고, 거기에 보존 상태가 동일한 두 대의 자동차를 보닛을 열어 놓은 채로 1주일간 방치해 두었다. 다만 그 중 한 대는 보닛만 열어 놓고, 다른 한 대는 고의적으로 창문을 조금 깬 상태로 놓았다.
약간의 차이만이 있었을 뿐인데, 1주일 후, 두 자동차에는 확연한 차이가 나타났다. 보닛만 열어둔 자동차는 1주일간 특별히 그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보닛을 열어 놓고 차의 유리창을 깬 상태로 놓아둔 자동차는 그 상태로 방치된 지 겨우 10분 만에 배터리가 없어지고 연이어 타이어도 전부 없어졌다. 그리고 계속해서 낙서나 투기, 파괴가 일어났고 1주일 후에는 완전히 고철 상태가 될 정도로 파손되고 말았던 것이다.
단지 유리창을 조금 파손시켜 놓은 것뿐인데도, 그것이 없던 상태와 비교해서 약탈이 생기거나, 파괴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것이다. 게다가 투기나 약탈, 파괴 활동은 단기간에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실험에서 사용된 ‘깨진 유리창’이라는 단어로 인해 ‘Broken Window’라는 새로운 법칙이 만들어 졌다. 이러한 ‘깨진 유리창의 법칙’은 나중에 세계 유수의 범죄 도시 뉴욕 시의 치안 대책에도 사용되었다.
1994년 뉴욕 시장에 취임한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은 범죄 억제 대책을 뉴욕시 경찰에 도입했다. 낙서를 지우고, 보행자의 신호 무시나 빈 캔을 아무데나 버리기 등 경범죄의 단속을 철저하게 계속한 것이다. 그 결과, 범죄 발생 건수가 급격히 감소했고, 마침내 범죄 도시의 오명을 불식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로 인하여 년 2,200여건이었던 살인사건이 1,000여건으로 반 이상의 감소 현상을 가져왔던 것이다.
이와 같이 깨진 유리창의 법칙은 한 개의 유리창이 깨지면 주위의 온전한 다른 유리창들도 깨질 확률이 높다는 법칙이다.
필자는 어느 철학자의 ‘기본으로 돌아가라’라는 명제를 신봉한다. 기본을 바르게 지킬 때 우리 사회는 건전하고 안전한 사회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우리도 이 원리에 시선을 모아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우리 모두의 삶을 영위해 가는 공동의 공간이다. 이 공간의 어느 한 구석을 더럽히는 자가 있으면 이는 공동의 이름으로 벌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이라고 그냥 허용만 해 주어서는 안 된다. 지나친 경직사고도 문제가 있다. 그러나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바른 도덕을 가르치는 것은 기성세대의 의무이다.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 이 사회를 이끌어 가는 정책결정권자부터 깨끗하고 정직하기를 바란다. 자신은 정직하지 못하면서 사회 구성원들에게 정직성과 정의감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사회 지도층이 자기 국민이 만든 자동차보다 다른 나라 노동자가 만든 자동차를 선호하는 행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여유가 있어 외제차를 선호하던 라도 우선 자기국민의 노동의 가치를 먼저 생각하는 지도층이 되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깨진 유리창의 원리는 부정적 요소를 하나하나 정리해 가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며 이는 모든 국민이 명심해야 할 이론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것부터 부정적 요소를 줄여가고 긍정적 요인을 확충해 간다면 우리 사회가 보다 건전하고 안정화를 기할 수 있지 않을 까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데 우리 청소년들을 아낀다면 사회문화의 어두운 곳을 개선해 가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며, 우리 국민을 사랑한다면 우리 노동자들이 만든 자동차나 화장품, 더 나아가서는 무분별한 외제선호사상은 버려야 할 것이며, 우리 사회를 사랑한다면 작은 질서라도 잘 지켜가는 국민의식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작은 잘못을 용서하지 말고 주변을 긍휼히 여기는 배려의 마음을 갖져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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