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지도 등산 가이드북
욕지도등산안내도
욕지도는 14.5㎢의 면적에 해안선 길이가 31㎞이며 주산 천왕(황)봉의 높이는 해발 392m이다. 우리나라에서 48번째인 제법 큰 섬이다. 욕지도 관광의 진면목은 최근 개발된 가파름과 완만함을 고루 갖추고 있는 욕지정간을 이어놓은 등산로에서 바라본 탁 트인 남해바다,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과 파도, 깎아지른 절벽을 때리는 파도의 포말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광을 즐기는 것이다.
통영에서 욕지도로 들어가는 배는 통영여객선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욕지해운의 욕지호(055-648-2927)와 산양읍 삼덕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욕지수협의 욕지2호(055-641-3560), 금룡해운의 욕지금룡호(055-642-2542)인데, 모두 3차례씩 왕복하며 욕지까진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이들은 모두 카페리호 정기여객선으로서 요금은 성인 기준 7,000원. 자동차는 준 중형승용차기준 1만8천원이다.
부산 등 인접도시에서는 일일코스로 충분히 등반할 수 있는데 아침8시와 10시에 삼덕항에서 출발하는 욕지행 카페리호를 타면 된다.
등산코스로는 욕지정간을 횡단하는 총연장 약12km이며 소요시간은 4시간정도 부두에서 출발하여 입석 야포까지는 해안포장도로로 등산로라기보다 어촌마을의 풍물을 즐기는 또 다른 멋이 있다. 약3km남짓의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본격적인 등반을 시작하는데 이 구간은 여객선 시간에 맞추어 마을버스를 운행하므로 여객선에서 내리자마자 지체 없이 버스를 타면 된다.
야포정상까지는 숨이 턱에 찰 정도로 가파른 길이다. 헉헉거리며 밟은 정상은 큰 바위산으로 사방이 확 트여 남해의 넓은 수평선과 쪽빛바다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잠깐 숨을 돌리고 재촉하여 닿은 곳은 망대봉, 옛날 삼도수군 통제영이 진남군 서더래(현 통영시)에 주둔할 시 욕지도는 그 초계지역으로 군사들이 망루를 짓고 왜의 동태를 살피던 곳이라 하여 이름 지어진 곳이다. 이름에 걸맞게 맑은 날에는 일본대마도 까지 흔히 보인다. 지금도 망루하나를 지어놓고 있는데 이 망루에서 바라본 욕지항은 그림 같다. 망대봉에서 출발하여 노적을 지나 옥동쪽의 길은 비교적 완만하다. 많은 관광객들을 가이드하면서 이 바다를 태평양이라 소개한다. 수평선이 쫙 펼쳐진 넓은 바다위에 심심할까봐 가끔 큰 상선들이 서있는 것인지 가는 것인지... 그렇게 쉬 지나온 길은 혼곡(어둔골)쪽에서 한번 용을 쓰게 한다. 이구간은 오르락 내르락 하여 굴곡이 심하며, 바다와 인접하여 해안 절벽이 가까이 있고 자갈 구르는 소리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포말도 만날 수 있다. 혼곡을 지나면 욕지도 주산인 천왕(황)산에 진입 하게 되는데, 약간 가파른 길을 오르다보면 일순 바윗길도 나타난다. 쉽게 오를 수 있도록 밧줄을 설치해 놓았다. 8부 능선쯤에 할매바위가 나오는데 직벽을 바쳐인 바위위에서 바라보는 욕지항은 앗질 할 정도로 아름답다.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위해 몽글몽글 물이 올랐다.
대기봉에서의 옥동 해안선
잠시 쉬어 오른 곳이 대기봉이다. 지나온 옥동산자락이 그대로 드러누워 파도를 맞으며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들이 꿈틀거리는 용이 되어 한눈에 들어온다.
아! 욕지도.
대기봉에서 점심을 청하여 먹고 길을 재촉한다. 옛날 소시적 소풍오던 곳 황능선을 지나는데 돌산이 앞을 가로막는다. 천왕(황)봉이다. 해발392m 그런데 어쩌랴 아쉽게 민간인 출입금지구역 언젠가는 돌려받아할 것인데, 황능선에서 가파른 내리막을 지나면 태고암이다. 근세 욕지의 역사와 같이 하는 조그마한 암자인데 요사체옆 맑은 감로수의 맛이 일품이다. 태고암진입 포장도로를 거쳐 군부대 앞을 지나 약과봉을 오르는데 길 가장자리에 규모가 제법 큰 돌무덤이 있다. 옛날 이 길을 지나는 학동들이 주변에 굴려 다니는 돌을 주워 모아 쌓아 길을 편하게 하였다는 아름다운 실화가 전해지는 곳이다.
약과봉에서 바라본 다도풍경
약과봉은 얇은 돌들이 층층으로 약과같이 쌓였다고 하여 붙혀진 이름이다. 약과봉에서 바라본 욕지항은 또 다른 모습이다. 옥동산자락은 거침없이 몰아치던 파도를 등지고 바다한가운데 잔잔한 호수를 만들었다. 노대 쪽으로는 점점이 흩어 놓은 작은 섬들이 꼭 그곳에 있지 않으며 서운할 것 같은 운명처럼 느껴진다. 참 아름답다. 약과봉은 시간이 허락되면 수평선의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약과봉에서 마지막 땀을 훔치고 천천히 하산하는 길은 논골이라는 작은 자연마을이다. 이곳은 모밀잣밤나무, 생달나무, 우묵사스레피 등 원시림이 잘 조성되어 있다. 아열대의 최북단에 속해있는 욕지도의 상록활엽수림이 토하는 맑은 공기는 몸속 노폐물을 땀으로 방출하고 남을 것도 없는 마지막 한점까지 말끔히 씻어준다. 논골을 마지막으로 처음 출발했던 뱃머리로 돌아오는데 마음이 참간사하여 이제는 더는 움직일 수 없을 듯 발걸음이 무겁다. 그러나 육체의 피로는 맑은 정신을 낳았다.
자기의 건강과 시간을 고려하여 코스 중간 중간 지름길을 택할 수 있으며, 배 시간에 맞추어 조금의 여유가 있다면 욕지도 자연산 회를 맛볼 수 있고 계절에 따라 여러 가지의 특산물도 구할 수 있다.
가이드 김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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