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오 영감 오노레 드 발자크/박영근 옮김/민음사
21세기 자본/피케티 에 자주 언급되었다는 책이다.
19세기 프랑스 자본주의 사회를 배경으로 제면업자 고리오 영감이 사업을 통해 큰 돈을 벌고 이른 바 부르조아 신흥 자본가
계급이 되지만 두 딸을 귀족, 은행가(문벌) 집안에 시집보내기 위해 지참금으로 전 재산을 소비한다.
애당초 막대한 지참금과 문벌과의 조합으로 출발한 결혼생활은 각각 애인을
두고 무도회,사교모임을 통해 애인과 놀아나는 가운데 파국으로 치닫는다.
처음에는 두 딸, 사위와 함께 살지만 밑바닥에서 악착같이 살아온
고리오 영감은 이른 바 파리 상유층의 예법과 허례허식에 조화되지 못하고 제면사업을 청산하기를 종용받고 보케르 부인의 하숙집으로 처음에는 연금과
재산을 상당한 은퇴한 사업가로 들어오게 된다.
보케르 하숙집에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모여 그 시대상을 표현하고 있다.
마치 연극무대처럼, 인물의 성격묘사나 대사는 TV드라마 이상의 곱씹을 만한 표현으로 발자크-50초반에 세상떠난 것으로
아는데 -의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과 철학이 마치 영화속의 명장면과 명대사처럼 소설을 보는 사람의 뇌리속에
수많은 서사시와 서정시를 남겼다.
시골 귀족출신의 가난한 법학과 학생이 성공의 꿈을 안고 파리 사교계에 뛰어들어 인맥과 후원자 내지 지참금을
가진 여자를 만나려는 과정, 그렇지만 순수한 열정과 고리오 영감이 두 딸에 대한 헌신적 사랑으로 파산해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또한 그 딸의 애인으로서, 남편과의 관계에서
행복하지 못하면, 애인과의 관계에서 행복하기를 바라는 고리오의 맹목적 사랑으로, 고리오는 파산의 길로 달려가고, 그 가운데 고리오 영감을 존경과
연민으로 사랑한 주인공은 병들어 세상떠나는 고리오 영감을 끝까지 지키고 장례까지 치르게 된다.
두 딸과 사위들은 마지막 순간에 고리오 영감과 함께 하지 못한다.
사위들은 문벌없는 고리오 영감을 경멸했고 결혼 생활이 파탄지경이라 그럴 수 있다고 보아도, 딸들은 문제가 있었다. 철없고 어리석음, 게다가 정신적으로 미숙해서 아버지를 돌보고 배려해야 하는 시점에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여유가 없었다.
세습자본과 노동자본, 소설속에서는 보케르 하숙집 주인만이 생계를
걱정하며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였다.
탈옥수이자 검은 돈 비자금을 관리하며 주인공에게 지참금이 많이 생길 수 있는 빅토린 타유페르 양에게 접근하고
그 배다른 오빠를 없애라고 사주하는 보트랭,
19세기 프랑스 사회상을 묘사하면서 인간 본연의 깊은 심연-욕망,사랑,배신,성공에의 욕구,범죄자의 어두운 세계,귀족상류계층의 허영과 타락-을 세밀한 언어로 말하는 발자크의 생생한 육성이 지금도 들려오는 듯하다.
첫댓글 그새 감상문을 쓰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고리오영감속의 다양한 인간 군상들로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저는 고리오영감의 맹목적인 자식 사랑에 괜스레 화가 나고 약이 올랐죠
철수님! 쓰시느라 애쓰셨습니다
8일 모임날 뵙겠습니다 ~~^^
고리오 영감을 다 보셨군요.
고리오 영감의 맹목적인 자식사랑은 특별한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체험도 했고 그 어리석음이 나에게도 있음을 깨닫습니다. 물론 고리오 영감은 심각하게 편향된 사랑을 드러냈지만
이성과 감성을 보고있는데 잘 보아지지가 않는군요.
@김철수 이성과감성이 고리오영감보다는 밋밋하죠?
21세기자본 시작할때 읽었는데 기억이 안 나서 요즘 다시 읽었는데 몇 번씩 읽을 정도의 매력은 없군요~^^
@박귀희 박귀희 밋밋다다는 말 어쩌면 공감합니다. 제인 오스틴이 20세에 이성과 감성을 썼고 이를 후에 가필했다지만 심오한 주제의식과 인생의 경륜을 담기는 어렵겠지요. 그래도 나이 20세에 이성과 감성 다른 성향의 두 자매가 연애의 실패를 통해 성장해 간다는 스토리를 표현해냈다는 것은 대단하지요. 조숙한 천재라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