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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윌 헌팅, 교육의 본질은 소통.. 교수로서의 삶이란(김주현)
[스크린 진로탐색] 굿 윌 헌팅 김주현 기자 | kjh@veritasnews.kr
사람은 누구나 교육을 받는다. 태어나서 죽음에 다다를 때까지 그것이 어떤 형태의 교육이든 끊임없이 배우고 경험하고 인지하며 살아간다. 삶을 영위하는 동안 지속되는 ‘교육’이라는 것에는 열거할 수 없을 만큼의 종류와 방법이 존재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도록 하기 위한 바탕을 배우는 교육부터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찾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교육까지, 인간이 교육을 통해 얻고 나아가는 폭은 무궁무진하다. 이렇게 인간의 삶에 깊숙한 영향을 미치는 교육을 담당하는 이의 길은 누구나 짐작하리만큼 쉬운 길이 아니다. ‘교육’이라는 단어가 주는 엄숙함과 진지함을 깊이 받아들여 늘 이러한 자세로 성찰한다는 것은 사람에 따라서 가장 큰 행복이라 느낄 수도 있지만, 또는 상당히 어려운 길이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교육자는 자신이 나아가야 하는 길에 대해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자가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는 얘기다. 교육자는 지식의 폭을 넓히는 것에만 치중하는 직업이 아니다. 교육이라는 것은 ‘소통’을 기본으로 한다. 소통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시작되며, 관계는 인성을 바탕으로 한다. 이는 교육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 조건이지만, 최근 이를 망각하고 단지 직업 자체로만 바라보는 시선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흐름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영화가 있어 추천한다. 방황하는 천재와 그를 천재 이전에 사람으로 바라보고 돕는 교수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굿 윌 헌팅>은 우리 교육계의 현실을 직시하고 무엇이 우선인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 기대한다.
▲ 굿 윌 헌팅
줄거리
MIT에서 청소부로 일하고 있는 윌 헌팅은 보스톤 남쪽의 빈민 거주지역에서 친구들과 함께 일상적인 생활을 반복하는 무료한 삶을 살고 있다. 청소일을 제외하고 대학 정문 앞에도 가본 적 없는 윌은 MIT 공대에서 바닥 청소를 하던 중 수학과 교수인 제랄드 램보 교수가 써놓은 수학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제랄드 램보 교수가 <MIT테크>지에 이름을 실어주겠다고 과제를 내 준 것. 하지만 난이도가 워낙 높은 탓에 아무도 그 문제를 풀지 못한다.
윌은 청소를 하던 중 우연히 문제를 접하게 되고 아무도 없는 시간에 순식간에 풀이해 두고 간다. 제랄드 교수는 문제를 푼 학생을 찾기 위해 더 어려운 문제를 내게 된다. 또 다시 남몰래 문제를 풀던 윌은 제랄드 교수와 결국 마주치게 되나 도망가고 만다. 윌이 풀어낸 문제는 수학기여상을 받은 교수들조차도 풀기 어려운 문제인 것. 이로 인해 제럴드 교수는 윌이 천재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윌은 친구들과 어울려 술 마시고 놀고 시비 붙으면 거침없이 싸우는 등 끝없이 문제를 일으키는 인물이다. 그러던 중 한 폭력사건에 휘말려 법정에 서게 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윌에게 램보 교수는 찾아가 도와주겠다며 그에게 조건을 제시한다. 그가 제시한 조건은 윌의 보호 아래 석방 되게끔 도와주는 대신 램보 교수와 여러 수학문제들을 풀며 이론을 증명하고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것. 그러나 윌은 또 한 번 자신의 뛰어난 머리를 이용해 상담을 담당한 이들을 곤란하게 만든다. 결국 몇몇 정신과 의사들은 윌의 상담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램보 교수는 고민 끝에 친구인 심리학자 숀 교수를 찾아가게 된다.
숀에게 윌의 상담을 부탁하는 램보. 윌은 늘 그래왔듯이 숀에게도 날카롭게 대하며 숀의 아픈 부분을 건드리며 자극한다. 숀은 크게 화를 내는 한편 윌에게 진정한 상실감이란 무엇인지 설명한다. 이어 숀은 자신에 대해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따스하게 윌을 감싸고, 그런 숀에게 윌도 점점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한편 램보 교수는 윌이 세상에 위대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주장하고, 숀은 아직 과거의 상처가 정리되지 않았고 본인의 의사가 중요하다며 대립하게 되는데…
대학교수의 사회적 지위와 연봉
대학교수의 사회적 지위는 높은 편이다. 정규 교육기관 중 마지막 코스인 대학, 대학원 내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지식의 폭이 깊어 지식인의 대표격, 엘리트의 전형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기 때문이다. 교육과 동시에 학문의 길을 걷고 있는 학자이기에 과거 유교적인 사회 분위기의 국내의 경우 특히 존경의 시선을 받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지식기반 사회의 특성상 학문과 교육을 다루는 이에 대한 존경심으로 인해 사회적 지위가 높은 것도 있지만, 현재 대학교수 출신들이 사회 요직을 맡게 되면서 대학교수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된 요인도 있다. 직업으로 대학교수를 바라보는 시선도 상당히 긍정적인 편이다. 연봉 및 복리후생도 상위권에 속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대학교수의 연봉은 2013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조교수의 경우 평균 5051만원, 부교수의 경우 평균 7199만원, 정교수의 경우 평균 8533만원이었다. 대학별 연봉 차이는 상당히 큰 편이다. 일순위의 경우에는 조교수가 세전 9056만원, 부교수의 경우 세전 1억 877만원, 정교수의 경우 세전 1억 3377만원이었다. 복리후생도 대학별 차이가 심한 편이다. 국립대학의 경우 공무원 복리후생에 적용되나 사립대학의 경우에는 대학별로 천차만별이다. 숙소 및 연구지원 등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는 일과 보람 및 애환
교수는 고등교육기관인 대학교 대학원 등에서 학문을 연구하고 강의를 담당하는 일을 맡는다. 교사와 교수의 차이점은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반면, 교수는 학생을 가르치는 일 외에도 학문을 연구하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교수는 학자로서 학문의 발전을 위해 힘써야 하며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끊임없이 발전적인 의견을 제시해야 하는 소명을 갖는 직업이다. 이 같은 일의 특성상 교수는 교육자로서의 보람과 학자로서의 보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후학을 양성하며 동시에 의미 있는 연구를 행한다는 것은 교수만이 누릴 수 있는 보람일 것이다. 이 밖에도 끊임없이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 에너지 넘치는 학생들과 만나 이들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도 교수 직업의 보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업무적인 보람 외에도 교수는 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직업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정해진 강의시간 외에 연구 등 활동이므로 임의로 시간을 배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경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강의보다는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진다.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것이다.
그러나 이에 따르는 애환도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문제제기해야 하며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는 점, 주기적으로 논문을 발표해야 한다는 점, 연구 업적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 등이 대표적인 대학교수의 애환이다. 이 외에도 대학교수가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뒤따른다는 점, 시간강사로 시작해 시간강사로 끝날 수도 있다는 점, 임용 자체가 어렵다는 점이 직업이 가지는 어려움이라 할 수 있겠다.
교수가 되는 길은?
교수는 정교수, 부교수, 조교수, 시간강사, 연구교수, 임상교수, 겸임교수, 객원교수 또는 초빙교수, 석좌교수, 명예 교수 등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강의하는 교수는 주로 시간강사, 조교수, 부교수, 정교수이며, 보통 시간강사부터 시작해 조교수, 부교수, 정교수로 승진한다. 연구교수는 연구만을 담당하는 교수로 강의를 맡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겸임교수, 객원교수 및 초빙교수는 교수라는 직업을 정규직으로 가지고 있지 아니한 상태로 다른 직업과 겸하고 있거나 일시적으로 강의를 맡은 이를 일컫는다. 석좌교수, 명예교수는 현재 정규직 교수는 아니지만 탁월한 연구업적 또는 사회활동을 통해 국내 및 국제적으로 명성이 있는 자를 선임, 특별재원으로 임용된 경우를 말한다.
대학의 교수가 되고자 하면 자신이 원하는 한 분야를 정해서 그 분야의 대학 졸업 후 최소한 4년 간의 연구경력과 6년 간의 교직경력이 있어야 한다. 전문대학의 경우에는 최소한 3년 간의 연구경력과 4년 간의 교직경력이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학사 졸업 이후 석사 2년~3년, 박사 2년~6년을 거쳐 조교, 시간강사부터 시작해 조교수로 임용된다. 국립대학의 교수는 대학 인사위원회의 동의를 얻은 총장의 제청으로 교육부장관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고, 부교수와 조교수는 교육부장관이, 전임강사와 조교는 총장이 임명한다. 그러나 조교, 시간강사 등은 임명 이전에 학과 내에서 교수들끼리 주로 추천을 통해 내부 결정하고 결재를 맡는 경우도 상당하다. 그렇기에 교수를 생각하고 있다면 석, 박사 코스를 밟을 때 학과 학회, 학과 연구 활동 등도 활발하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러한 활동을 활발하게 할 경우 연구 논문, 저서 등도 좀더 많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자신의 연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립대학의 교수인 경우 더욱 내부적인 시선이 크게 작용한다. 사립대학 교수를 포함한 대학교원은 총 학장의 제청으로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임명되며, 교육부장관에게 임명사항을 보고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엿볼 수 있었던 교수의 자질과 덕목은?
교수는 학문을 다루는 자이자 교육자이다. 학문을 대하는 진지한 자세와 끊임없는 노력, 인내를 가지고 깊이 있는 연구를 함과 동시에 자신의 전공 분야 지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자인 것이다. 교수 직업 자체가 ‘소통’을 바탕으로 하는 직업이라는 얘기다. 학문이라는 것 자체가 어떤 분야이든 기본이 사람됨, 사람의 삶, 사람의 삶이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논하고 있는 것이고, 학문을 한다는 것이 이러한 것을 바탕으로 쟁점을 두고 타인과 논하고 그 과정에서 폭과 깊이를 넓혀 나가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두말할 것도 없이 소통 그 자체로, 목적과 본질, 방법 등 모든 교육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가 소통과 맞닿아 있다.
영화 <굿 윌 헌팅>에서도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교수가 가져야 할 진정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윌이 천재임에도 불구하고 그 천재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안 제럴드 교수가 이를 간과하지 않고 윌이 자신이 가진 재능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자 한 것, 돕고자 하는 이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끝내 칼을 겨누는 윌에게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면서 진정 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치는 장면은 교수가 무엇을 기본으로 갖춰야 하는지에 대해 잘 나타내고 있는 장면이다. 윌은 결국 이들의 도움으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며 행복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최근 교육계에서는 수단이 본질을 앞서는 상황이 반복되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간과하고 있으며, 어떻게 바로잡아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영화는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교수를 장래희망으로 생각하고 있는 이라면 앞으로 이와 같은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앞뒤가 뒤바뀐 교육 현실을 회복하는 것과 교육자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현재와 미래를 잇는 교육계의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