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디포 '로빈슨크루소' 1 "당신의 바다는 어디입니까?"(나의사랑하는책)
대니얼 디포 지음/윤혜준 옮김/을유문화사 펴냄
로빈슨 크루소는 단순한 모험 이야기가 아닙니다. 신앙을 이야기하지 않고 로빈슨 크루소를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원저를 너무 일방적으로 편집한 것이 되어 버립니다. 로빈슨 크루소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바다로 떠난, 성경으로 보면 탕자입니다. 바다는 꿈의 무대였고, 성공을 위한 무대...
안녕하세요, 나의사랑하는 책TV입니다. 오늘은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아주 널리 알려진 이 책을 새삼스럽게 소개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이 로빈슨 크루소는 단순한 모험을 이야기하는 그런 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이 무인도에 갇혀서 이런저런 역경을 이겨냈다는 그런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서 책이 번역되어 출간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페이지 수도 아주 줄여서 출간되기도 합니다. 신앙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빠져서 출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이야기는 빼고 변죽만 울리다 끝나는 셈입니다. 본질을 빼고 흥밋거리만 소개하는 것이 됩니다. 원저를 충실하게 번역한 로빈슨 크루소를 읽게 되면 먼저 디포가 살던 당시 신앙이란 어떠한 것이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이것이 믿음인가? 이것이 신앙인가? 나는 어떤 믿음을 갖고 있지? 책에 나오는 글의 일부를 읽고, 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을 함께 나눠보려고 합니다. 믿음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자는 것입니다.
오늘은 첫 시간이니 저자 소개와 줄거리 소개를 짧게 해보겠습니다. 1660년 태어난 대니얼 디포는 양초 도매업자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천로역정을 쓴 존 번연과 비슷한 시대를 살았습니다. 이 시대는 절대주의가 득세하던 시기입니다. 디포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목사가 되기 위해 장로교 학교에 입학했지만 목회보다 장사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직물을 사고 파는 상인이 되었습니다. 나중엔 지금의 저널리스트처럼 정치평론을 쓰기도 하고 책을 쓰기도 하면서 감옥에 가기도 했습니다. 로빈슨 크루소는 그의 나이 쉰아홉 때인 1719년에 발표한 그의 대표작입니다. 7년 늦게 출간된 스위프트의 ‘걸리버여행기’와 함께 영국의 대표적인 고전소설로 꼽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원래 제목은 로빈슨 크루소가 아니라, 훨씬 깁니다. 긴 제목 자체가 책의 내용을 잘 요약하고 있습니다. 책 원제는 이렇습니다.
크루소는 중산층의 행복을 뒤로 하고 선원이 됩니다. 아프리카 노예를 구하러 가는 중에 난파를 당하고 무인도에 이르게 됩니다. 흑인 프라이데이와 20년을 살다가 반란을 일으킨 배의 선원들이 무인도에 상륙했을 때 선장을 도와 반란을 진압하고 그로 인해 구출됩니다. 고국으로 돌아온 뒤 갖고 있던 농장으로 상당한 재산가가 됩니다. 세상의 관점에서는 해피엔딩입니다. / 그럼 지금부터 발췌한 문장을 읽고난 뒤, 소제목을 하나씩 붙여서, 나누고 싶은 질문과 이야기를 하나씩 해보겠습니다.
1. 크루소가 바다로 간 이유?
저자 디포가 살던 시대는 절대주의 시대입니다. 왕은 장사하는 사람을 우대하고 지원해줍니다. 세계 무역을 독점하기 위해 왕의 허락을 맡고 탄생하는 동인도회사도 바로 이 시기에 등장합니다. 유럽 열강의 국왕들은 동인도회사의 후원, 그러니까 대상인들의 후원도 받았습니다. 대상인들은 바다를 누비며 큰돈을 벌고, 수익 가운데 상당 부분을 권력자에게 바치면서 자신들의 재력을 키워갔습니다. 즉, 당시 바다로 떠난다는 것은 곧 성공을 향해 떠나는 것입니다. 상인들은 아프리카로 가서 흑인 노예들을 삽니다. 노예들을 배에 싣고 중남미로 가서 노예들을 팔아 돈을 법니다. 그리고 빈 배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돌아올 때는 배에다 현지 농장에서 생산한 담배나 사탕 등을 실어서 다시 유럽으로 돌아옵니다. 그걸 팔면 다시 큰 돈을 법니다. 돈을 이중, 삼중으로 버는 것입니다. 유럽 절대주의 국가들은 대부분 완제품은 수입하지 못하게 했고, 원재료를 수입해서 완제품을 수출하도록 장려했습니다. 그런 정책은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가장 먼저 이루어지게 되는 배경이 됩니다. 아무튼, 로빈슨 크루소가 살던 시기에 바다로 가는 것은, 단순한 모험이 아니라,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로빈슨 크루소가 그래서 단순한 모험 이야기로 보면 책의 진수를 전부 맛보지 못하는 것이 됩니다. 세상에서 성공하려는 욕구가 사실은 복음과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일어나는 여러 이야기로 보면서 읽는 것이 훨씬 우리에게 유익할 것입니다.
2. 탕자에게 충고가 들리지 않는 이유
우리는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우리 주변으로부터 바른 충고를 들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바른 결정은 내리지 못할 때가 너무나 많습니다. 로빈슨 크루소처럼 귀로는 듣지만, 마음으로는 듣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으로 듣지 못하는 이유는, 마음에 이미 잘못된 것들이 너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성공으로, 바다로 가득한 그의 마음에는 다른 이야기가 마음에 자리잡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바른 충고가 사실은 안 들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그 이야기를 적용한다면 이런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 자신에게 반복해서 같은 충고를 한다면, 같은 지적을 한다면, 정말 내가 그런가? 하고 생각해보는 것은 지혜일 것입니다. 반복되는 충고가 귀로는 들리지만 마음에 자리 잡지 못하게 하는 그것, 속에 이미 가득한 그것을 혹시라도 보게 된다면 돌이킬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나만 모르고 내 주변 사람은 다 아는 나의 약점인데도, 정작 자신만 그 약점을 모르고 살 때가 너무 많지 않습니까?
3 무인도에서도 돈을 챙기는 본성
배가 난파당했는데도, 주인공은 난파선 안에서 돈을 발견하고 좋아합니다. 그리고 위험을 무릅쓰고 돈들을 섬으로 옮겨옵니다.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돈을 놓지 않는 인간의 본성이 드러납니다. 크루소는 여전히 세상에 대한 가치가 완전히 죽지 않았기에, 언제 죽을 줄 모르는 상황에서도 돈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것입니다. 크루소의 마음에 성공 대신, 하나님이 가득했다면, 아마도 그 돈들은 생존을 위해 필요한 황동, 어떤 금속,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돈을 따로 보관해 놓고, 후일에 무인도에서 탈출해 세상으로 다시 나가면 그때 잘 쓰겠다는 마음이 가득하다면 영원한 생명이 아직 그의 마음에 없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복음을 알았다 해도 전혀 실제 되지 못한 것입니다. 성경도 분명히 돈과 하나님을 겸하여 섬기지 못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영원한 하늘나라에서 내가 산다는 그 구원이 실제가 되었는데,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그 무거운 돈을 옮기느라 풍랑 속에서 헤엄치며 목숨을 걸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난파당해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 처했는데 그때 수 억원의 금괴가 눈앞에 있다면 그 금괴를 볼 때 어떤 마음이 들 것 같으십니까? 무거운 금괴 때문에 타고 있던 배가 바다에 가라앉을 수도 있다면, 그 금괴를 당장 버리지 않겠습니까?
4. 인간은 무엇인가를 따라가며 산다
사람은 무엇인가를 따라가며 삽니다. 돈이든 하나님이든 성공이든 자녀든. 늘 우리 마음은 따라가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 마음이 따라가는 것이 없고 따라갈 것이 없다면 무미건조해지고 밋밋해지고 곧 우울해지기도 할 것입니다. 성공을 찾아 바다로 갔던 로빈슨 크루소는 난파당한 뒤, 성공이 좌절된 뒤 처음으로 기도하게 됩니다. 죽을 것 같은 상황이 되자 기도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도 참으로 회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크루소가 무인도에서 언제 첫 기도를 했고, 또 어떤 상황에서 처음으로 회심을 했는지를 통해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같은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우리는 왜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은 지금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면 우리가 지금 천국을 향해 가고 있는지, 지옥을 향해 가고 있는지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통 기독교 고전이 아닌, 이런 책 소개도 괜찮은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크루소에게 바다는 성공의 무대, 성공의 통로였습니다. 여러분의 바다는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어디로 가고 싶으시고 무엇을 이루고 싶으십니까? 주님이 구원자, 주님이 그리스도라는 말이 온몸으로 정말 실감이 나는 은혜 누리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대니얼 디포 '로빈슨크루소' 1 "당신의 바다는 어디입니까?"|작성자 나의사랑하는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