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어린!
날이 저물고 있습니다.
구랑실, 민들레, 홍빈과 함께 만원계 회원들 이름을 모두 붙이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어진이와 신난다는 오늘 저녁으로 먹을 김밥을 만들러 공양간에 갔구요. 민들레와 구랑실이 뒤따라 갑니다.
풍경 방에서는 홍빈이가 연주하는 "나는 미쳐 몰랐네"와 "한송이 꽃속에 천지가 있네."가 은은하게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참 좋고, 귀한 만남과 말씀으로 가득찬 하루였던 것 같네요.
5시가 다 되어서야 부랴부랴 챙기고 향연네를 나오면 까만 어둠을 몰아내는 밝은 빛이 관옥나무도서관에서 새어 나옵니다.
그 빛을 향해 부지런히 발길을 옮깁니다.
다른 배움지기들은 벌써 와서 둥근 원을 만들고 저를 기다립니다.
몸풀기가 시작되고 몸과 마음을 깨우는 움직임들을 함께 합니다.
풍경방에서는 홍빈이가, 한글방에서는 경찬쌤이 주무시고 계셔서 조용조용히 움직입니다.
도서관에 깔리 카펫 위에 놓인 탁자를 중심으로 둥글게 모여 앉습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바가바드 기타를 함께 읽습니다.
아르주나가 전쟁터에서 절규하는 부분을 함께 읽었습니다.
그리고 불을 모두 끄고 촛불하나를 밝히고 조용히 명상에 들어갑니다.
감은 눈 앞에 아른거리는 촛불이 보이는 듯 하더니 이내 제 머릿속에서 지워지네요.
주발을 울리며 배움터를 한바퀴 돕니다. 운동장을 빙 둘러 향연네를 돌아 하우스 뒤편을 지나 공양간을 돌아 해바라기 나무로 올라갑니다. 우리집, 옆집을 지나 다시 도서관으로 와서 중앙현관쪽으로 갑니다. 오늘은 제가 선두에서 주발을 울리며 걸었어요. 어디로 갈지 정하지 않고 그냥 발길이 가는대로 천천히 걸어보려고 했습니다.
아침 밥모심을 하고 잠시 쉬었다가 도서관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마음공부 두번째 시간, 의식수준 높이기 부분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나의 의식수준은 어느 수준인가, 나의 두려움은 나를 어떻게 반응하게 만드는가
지금까지 내가 습관처럼 해왔던 많은 것들의 기반은 두려움이지 않았을까.
사랑 안에서 열려있지 않은 나를 발견하고... "사랑이 답이다"라는 말씀을 다시 새겨보았습니다.
생각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말씀도 나오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오늘 제가 기록이라 다른 분들의 말씀을 충실히 받아적었는데 오늘따라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하지 말아달라는 요구를 여러분이 하셨습니다. 그래서 녹취를 다 남기지 않음을 이해해 주셔요. 내일 오전 만나게 될 마음공부 다음 편을 기대하면서 자리를 마무리했습니다.
점심 밥모심을 맛나게 하고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의 삶과 그림전 준비가 한창인 문화예술회관에 다녀왔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리코더 연주 리허설을 했어요. 지난 해부터 오늘까지 참 여러번 공연을 하는데도 여전히 떨리네요.
날이 많이 차가워졌습니다. 눈은 따끔거리고 온몸은 쑤시고, 목은 칼칼하고 감기 기운이 있는 듯 하네요.
저녁 밥모심 후 마무리 모임을 하고 나면 얼른 가서 쉬고 싶네요^^;;
저녁 밥모심 전에 따꿍이 오셨습니다. 함께 김밥과 떡볶이를 해서 밥모심을 했습니다. 따꿍의 김밥싸는 솜씨가 일품이었지요.
밥모심을 마치고 하루 생활 나누기를 합니다.
민들레, 홍빈, 다하지, 따꿍, 구랑실, 어진, 신난다가 모여 앉았습니다.
간만에 몸을 움직여서 좋았다는 홍빈
참 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다하지
배움터에 오면서 0에 대해 생각했다는 따꿍
내일 리코더 공연이 부담스럽다는 구랑실
오늘 리코더 리허설이 괜찮았다는 어진이
전시 준비하는 심상덕 선생님이 마음에 남았다는 신난다
오전 배움이 참 좋다는 민들레...
밤이 깊어 갑니다.
아직도 전시회장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내일 전시 여는마당에서 모두 만나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좋은날,
당신이 계셔 내가 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