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등
황성진
풀등을 아시나요 저기 서해 너머
모래알 범벅이 된 채 파도에 기대 울던 섬
물풀로 엮은 모래섬 그 섬을 아시나요
하루 두 번씩 뭍이었다 물이 되는 곳
파도로 바람으로 모래알 길들이는 곳
갈매기 은비늘 물고 덧난 상처 받아주는 그곳
휘어진 등 위로 해초들 뿌리내리고
바닷새 떼로 들어 푸른 울음 뱉어내는
수천 년 대를 이어온 그곳을 아시나요
길 떠난 손님 생각에 잠 못 드는 오늘 하루가
그대 허락도 없이 맨몸으로 뿌리 내리네
저 풀등 깊은 속으로 까맣게 타들어가네
* 강이나 바닷물 속에 모래가 쌓이고 그 위에 풀이 난 곳.
- 『바다 옆의 방』 2024년 21세기 시조동인 제15집
첫댓글 그런곳이 있지요
바다는 그런곳이 드물지만 강은 많습니다
물이란 흐르면서 조금만 가는 길을 막으면 다른곳으로 흐릅니다
내 고향이 그랬는데 한때는 강이 이쪽으로 흘러 채소와 참외수박 재배를 하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