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의 치료법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상은
아토피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피부장벽의 손상과 알레르기 면역반응으로 편향된 면역의 이상, 환경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 아토피피부염은 대부분 소아기에 발생하여 성장하면서 완화되는 양상을 보인다고 생각되었으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소아기에 발생한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약 30%는 성인까지 증상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며, 약 9%에서는 증상이 완화되었다가 성인이 되면서 다시 재발하는 경과를 보일 수 있다. 또한 영유아기 아토피피부염을 갖고 있던 환자 중 일부는 성장하면서 천식이나 비염 등의 다른 알레르기 질환으로 이행하는 알레르기 행진의 경과를 보일 수도 있어, 조기에 적절한 치료가 재발을 예방하고 궁극적으로는 질병 진행을 조절하여 불편함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요하다.
아토피피부염의 치료는 나이, 습진의 범위 및 심각도, 질병의 단계(급성 또는 만성), 병변의 위치, 그리고 환자의 선호도를 고려하여 맞춤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기본은 증상 악화 요인인 스트레스, 자극원, 알레르기 항원, 적절하지 않은 온도나 습도 등 환경의 악화 요인을 제거하고, 꾸준한 보습제 사용을 통해 저하되어 있는 피부장벽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또한 면역학적인 변화를 회복시킬 수 있는 국소 스테로이드제와 국소 칼시뉴린억제제를 적절히 사용하여 염증을 조절해야 한다. 국소 스테로이드제와 달리 국소 칼시뉴린억제제는 장기간 사용에도 피부 위축 등 부작용이 없다. 아토피피부염 병변이 시각적으로 나타날 때는 국소 스테로이드제 또는 국소 칼시뉴린억제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병변이 호전되어 사라진 후에도, 그 전에 발생하였던 부위에 낮은 용량의 국소 칼시뉴린억제제를 지속적으로 도포하는 proactive 치료법 (조기치료 및 비활동기 유지요법)은 임상증상의 호전 유지와 재발 기간 지연에 좋은 효과를 보인다. 이러한 기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중등중-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는 환자의 나이, 증상이나 사정을 고려하여 자외선 치료와 같은 광선 치료, 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면역억제제 등 전문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아토피피부염 발생 기전의 핵심적인 인자들을 타겟하는 표적치료제들이 사용되면서 자외선 치료, 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전통적인 면역억제제로도 치료가 잘 안되는 난치성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치료에도 새로운 활로가 열렸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표적 치료제로는 크게 생물학적 제제와 JAK 억제제로 나눌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에서는 알레르기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Th2 세포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들 세포가 생성하는 인터루킨 (interleukin, IL)-4와 IL-13이 발병에 중요하다. IL-4와 IL-13의 공통 수용체에 대한 단클론항체로 두 사이토카인을 동시에 억제하는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는 중등증에서 중증의 아토피피부염 치료를 위해 승인된 최초의 생물학적 제제이며, 2018년 국내에서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승인된 후 현재 만 6개월 이상 영유아, 소아, 청소년에서의 사용이 확대되었습니다. 연령과 체중에 따라 2~4주 1회 피하 주사로 투여한다. 2020년과 2023년 각각 성인과 소아 및 청소년 중증 아토피피부염에 보험 급여가 적용되었고, 성인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듀피젠트 공개연장연구의 치료 효과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약 4년동안 듀피젠트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지속적으로 피부 병변과 가려움증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토피피부염은 Th2 면역반응 외에도 Th17, Th22, Th1 등 다양한 면역반응이 관여하며, 나이나 인종에 따라 이러한 면역반응이 다양하다. 특히 동양인에서는 Th2 이외에도 Th17 면역반응이 우세함이 알려져 있다. JAK 억제제는 다양한 사이토카인에 의한 염증 반응 신호의 통로 역할을 하는 JAK을 억제하여 다양한 면역반응을 동시에 차단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JAK억제제는 경구용이며 복용 초기에 증상 개선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2021년 식약처 승인 후 올루미언트 (성분명: 바리시티닙)는 성인에서, 린버크 (성분명: 우파다시티닙)과 시빈코 (성분명: 아브로시티닙)은 12세이상 청소년과 성인에서 중등증-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사용되고 있으며, 2023년 성인에서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까지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 적용되었다. 이러한 표적치료제들은 환자 개개인마다 치료 효과나 안전성의 차이를 보이므로, 치료법 선택에 있어 전문의와의 상담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