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춘천시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 확대 필요
성림초등학교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곳곳에 들어서 있어 대부분의 아이들이 등·하굣길에 학교 앞 사거리 횡단보도를 이용하고 있다. 아이들 등굣길을 돕는 녹색어머니회 학부모는 “대각선 횡단보도가 생긴다면 아이들의 교통안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각선 횡단보도는 교차로 한가운데에 X자 형태의 횡단보도를 추가로 설치해 모든 방향에서 단 한 번에 건널 수 있는 보행자 편의 중심의 길이다. 보행 신호 때 모든 방향의 차량이 정지신호를 받기 때문에 보행 안전을 최대한 보장받을 수 있다. 횡단 기회를 넓혀 먼 거리를 돌아가는 불편을 없앰으로써 무단횡단 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춘천에서 6년째 거주하고 있는 한 시민은 “인천에서 춘천을 방문한 친척이 춘천에는 대각선 횡단보도를 찾아보기 힘들어 길을 건널 때마다 불편하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춘천은 현재 유동인구가 거의 없는 동면 장학초등학교 앞 한 곳에만 대각선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다.
횡단거리가 비교적 긴 온의사거리에는 두 차례의 신호를 받아 횡단하는 시민들이 많다. 이곳에 대각선으로 횡단보도가 생겨 한 번에 신호를 받아 건넌다면 어떻겠냐는 질문에 “보행시간과 번거로움을 줄여 편리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지난달 KBS는 X자 횡단보도의 효과를 검증한 기사를 보도한 적 있다. 신호를 기다려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넜을 때는 2분 8초 정도 걸렸는데, X자 횡단보도는 18초로 보행시간이 7분의 1가량 줄었다는 것이다. 차량 흐름이 좀 더뎌지긴 하지만 그만큼 보행시간이 단축되고, 사고 위험도 줄일 수 있다. KBS는 실제로 일본에서는 X자 횡단보도를 설치한 교차로에서 교통사고가 35% 줄었다고 보도했다.
시 도로과 담당자 백승민 씨는 “앞으로 대각선 횡단보도를 2군데 정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유동인구가 많은 주도로는 차량 통행 흐름에 불편이 있어 설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춘천시는 보행자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시간적 비용과 안전비용 사이에서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차량 흐름 저해라는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아이들의 교통사고 예방 차원에서 대각선 횡단보도의 설치 의무화를 고려해 볼 가치가 있다.
최정은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