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정사가 미증유의 혼란에 빠졌다.
한쪽에서는 대통령의 시대착오적이고 망상적인 계엄 시도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며 결국 사법적 단죄라는 참담한 귀결을 맞이했다. 이는 보수가 그토록 강조하던 법치와 질서를 권력자 스스로 파괴한 자해 행위이자 보수의 정체성을 뿌리째 뒤흔든 사건이다.
그러나 이 폐허를 틈타 발호하는 이재명 집권 세력의 폭주는 더욱 치밀하고 위협적이다. 압도적인 의회 권력을 앞세운 소위 사법 3법은 사법부를 정치 권력의 발아래 두려는 시도다.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압박은 법관의 양심을 정당의 가이드라인 안에 가두려는처사다.
특히 대북송금과 대장동 등 이재명이 기소된 사건을 두고 국회 청문회를 강행하며 '조작 수사'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여론을 동원해 검찰의 공소 취소를 이끌어내려는 사법 방해이자 일당 독재적 발상이다.
보수 정당은 지금 과거의 망상과 미래의 재건 사이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보수가 무너지면 이재명 세력의 사법 장악과 일당 독재를 막아설 최후의 방파제도 사라진다. 이 위기 속에서 보수주의의 세 기둥인 에드먼드 버크, 하이에크, 러셀 커크의 지혜를 빌려 현재의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보수의 재건 방향을 모색한다.
1. 에드먼드 버크: 법 지배를 파괴 ‘정파적 열광’ 경고
에드먼드 버크
1789년 프랑스 혁명 당시 혁명 세력은 추상적인 인권과 이성을 내세우며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영국의 점진적 전통과 사법 체계를 단칼에 부정했다. 버크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광기와 폭력을 목격하며 근대 보수주의의 초석을 닦았다.
"사회의 구성 요소 중 어느 하나라도 파괴되는 것을 방치하는 자는 결국 전체 체제의 붕괴를 목도하게 될 것이다. 법치가 정파적 열광(Factional Enthusiasm)에 굴복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보호의 방패가 아니라 압제의 몽둥이가 된다." 『프랑스 혁명에 관한 성찰』
버크의 경고는 현재 대한민국 국회를 지배하는 다수의 폭거에 그대로 적용된다. 이재명 세력이 추진하는 국회 청문회는 사법 절차를 무력화하고 군중의 함성으로 유무죄를 결정하려는 광장의 재판과 다름없다. 특히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입법부가 개입하여 수사팀을 압박하는 것은 버크가 경멸했던 '폭민 정치(Ochlarchy)'의 전형이다. 대통령이 저지른 계엄 망상이 보수의 도덕성을 훼손했을지언정 그것이 특정 개인의 방탄을 위해 사법 시스템 전체를 해체할 명분이 될 수는 없다.
2. 하이에크: 사법 독립을 허무는 ‘노예의 길’
하이에크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하이에크는 국가가 선의를 명분으로 모든 사회 시스템을 설계하고 통제하려 할 때 인간이 어떻게 자유를 잃고 전체주의의 늪에 빠지는지 고발했다.
"사법권이 정치적 목적에 휘둘리거나 입법부의 하수인으로 전락하는 순간 개인의 자유는 종말을 고한다. 법은 보편적이고 일반적이어야 하며 결코 특정인의 형사 책임을 면제해주기 위해 가공되어서는 안 된다." 『노예의 길』
이른바 사법개혁 3법과 대법원장 탄핵 위협은 하이에크가 우려했던 법의 도구화에 해당한다.
입법부가 판결의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수사 결과를 정치적으로 재단하려는 시도는 법을 보편적 정의가 아닌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시키는 행위다.
특히 '법왜곡죄'와 같은 독소 조항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뿌리부터 흔드는 장치다. 하이에크는 사법부의 독립을 자유 수호의 최후 보루로 보았다.
보수가 재건되기 위해서는 정당의 횡포로부터 사법부를 격리시키는 법의 지배를 다시 세워야 한다.
3. 러셀 커크: 도덕적 품격이 거세된 정치의 종말
러셀 커크
1950년대 미국 보수주의의 부활을 이끈 커크는 보수가 단순한 경제적 이익 집단이 아니라 영속적인 도덕 원칙을 수호하는 정신적 보루여야 한다고 했다.
"보수주의자의 첫 번째 의무는 영속적인 도덕적 가치를 수호하는 것이다. 지도자가 자신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제도를 유린하고 언어를 타락시킨다면 그 공동체는 문명사회로서의 자격을 상실한다." 『보수의 정신』
커크의 관점에서 볼 때 현재의 한국 보수 정치권은 품격의 실종으로 만창이가 되었다. 대통령이 망상적 권력욕으로 계엄을 꿈꾸는 동안 이를 막아내지 못하고 권력에 굴종했던 내시 정치, 하인 정치는 보수의 도덕적 자산을 고갈시켰다. 동시에 야당 역시 대통령의 실책을 악용해 사법 리스크를 지우는 데만 혈안이 되어 민주주의적 문명을 파괴하고 있다.
보수 정당이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은 일당 독재의 돌진을 막을 수 있는 품격 있는 저항 시스템을 구축하고 도덕적 우위를 되찾는 것이다.
이재명 연성독재를 막아설 ‘유능한 보수’의 탄생
보수 진영은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민주주의의 외피를 쓴 채 법치와 제도적 견제를 무력화하는 이재명식 '연성독재'는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위험한 징후다. 오직 지지율과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하는 포퓰리즘 정책으로 국민을 현혹하며 사법의 성벽을 허물고 있다. 이러한 폭주를 막기 위해 보수 정치 세력은 뼈를 깎는 혁신에 나서야 한다.
* 철저한 도덕성 회복: 과거의 오만과 독단을 버리고 대중 앞에 정직해져야 한다. 괴물이 된 대통령 권력에 용기있게 맞서는 헌법의 수호자가 되어야 한다.
* 희생적 리더십: 당내 파벌 싸움과 기득권을 내려놓는 희생적 면모를 보여야 한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인적 쇄신과 제도적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
* 유능한 대안 제시: 야당이지만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유능함을 증명해야 한다. 경제 정책과 외교 전략에서 압도적 전문성을 보여줌으로써 "그래도 보수가 하면 다르다"는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국민의힘이 상식과 법의 수호자로서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때에만 사법부를 겁박하고 헌법 질서를 유린하는 저 위험한 폭주를 멈춰 세울 수 있다.
대한민국은 다시 법과 양심이 살아있는 나라로 돌아가야 한다.
보수의 재건은 단순히 정권을 되찾는 일이 아니라 무너진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복구하는 신성한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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