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화초는 목마르다
추위에 오돌오돌 떨게 놓아 둘 정도로 무신경하고 무책임하며 무식하다면 화초를 멀리하라.
겨울철에 화초를 따끈한 곳에 놓아 두는 건 상식이며 화초에 대한 예의다. 화초가 얼어 죽지 않게 베란다에서 실내로 들여놓았으니 그걸로 끝이라고 손을 털면 곤란하다.
실내에 들여놓은 지 두 달이 넘어가면 화초는 건조한 실내 공기에 시달림을 당해 피곤해한다. 또 병충해는 물론 이상 성장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겨울날 화초에게 가장 필요한 건 충분한 수분과 신선한 공기. 찬바람을 맞는 순간 잎이 얼어붙을 정도의 추위가 아니라면 해가 나는 낮 시간에 10분에서 30분 정도 맑은 바깥 공기를 쏘여 주는 게 좋다.
햇볕도 따끈하게 쪼여 준다. 잎과 줄기가 웃자라고 잎의 두께가 얇다 싶으면 그건 영락없이 햇볕이 모자라서다. 잎이 두꺼워지고 누렇게 시들면 햇볕을 너무 많이 쪼여서다.
물 주기도 아주 중요한데 실내에서 기르는 벤자민이나 팔손이 같은 나무는 공기가 건조하면 잎이 누렇게 떠 버린다. 겉흙이 마른 듯할 때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물을 듬뿍 준다. 난은 15~20일에 한 번, 선인장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물을 주면 된다. 사람도 겨울에 찬물 마시면 이가 시리다. 화초에도 찬물을 그냥 주지 말고 25도 정도 되는 미지근한 물을 주는 게 좋다. 저녁에 물을 주면 밤 시간 동안 흙의 온도를 떨어뜨리므로 아침 10시쯤 물을 준다.
초보자가 겨울에 키우기 좋은 식물
우울하고 의기소침해지는 겨울 실내에 싱그러움을 퍼뜨리고 싶다면 실내에서 키워도 잘 자라는 관엽 식물이 좋다. 야자나무나 소철, 고무나무, 아디안텀 등이 병 없이 튼튼하게 자란다. 자주 돌보지 않아도 잘 자라는 선인장은 추천 0순위. 프리지어, 아네모네, 히아신스, 수선화, 백합처럼 별다른 잔손이 필요하지 않으면서 화려한 꽃을 피우는 알뿌리 화초도 좋다. 난꽃 향기는 겨울에 가장 일품이란다. 양란은 햇빛이 잘 들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동양란은 그늘이 약간 지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둔다. 동양란은 여름에 잎이 타 들어가기 때문에 그늘에 놓아 두지만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한 시간 정도 직사 광선을 쬐어 주어도 좋다.
대표 화초들의 겨울나기
우리 어머니들이 아마도 가장 좋아할 행운목은 어떤 식물보다 햇빛과 온도에 민감하다. 간접적으로 빛을 받을 수 있는 거실에 두고 10도 이상의 온도를 유지해 준다. 물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잎에는 하루에 한 번 스프레이로 준다. 종려죽은 겨울 추위에도 잘 견디기 때문에 온도를 3도 이상으로만 유지하면 된다. 하지만 찬바람을 맞으면 잎이 누렇게 변하므로 주의한다. 물은 3~4일에 한 번씩 미지근하게 데워서 준다. 파키라는 5~6도까지 월동이 가능하지만 햇볕이 잘 드는 거실에 두는 것이 좋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뿌리까지 흠뻑 젖게 물을 준다. 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품종인 아레카 야자는 추위에 특히 약하기 때문에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10도 이상의 온도를 유지해 준다. 물도 충분히 주어 열대 지방처럼 고온 다습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
화초 밥 주기
화초는 추운 겨울에도 조금씩 큰다. 영양분을 잘 챙겨 주는 게 좋은데 특히 꽃을 피워야 하는 화초는 비료를 주어 성장을 돕는다. 칼륨과 칼슘이 꼭 필요한데 칼륨은 재와 퇴비에 많고 칼슘은 달걀 껍데기나 조개 껍데기에 많이 들어 있다. 꽃집에서 파는 비료는 액체, 분말, 고체 타입이 있는데 고체 타입의 영양제는 식물에 직접 닿지 않게 주의하면서 화분 위에 그대로 놓으면 된다. 액체 비료는 희석해서, 분말 비료는 물에 녹여 준다. 비료를 준 후 3~4일간은 물을 주지 않는 게 좋은데 영양분이 물과 함께 화분 밖으로 빠져 나오기 때문. 병충해로 시든 잎은 바로 뜯어 내야 한다. 시들어 가는 잎은 식물에서 영양분을 빼앗아 다른 잎들까지 영양 실조로 이끄는 나쁜 녀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