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간 단축은 은행원들 숨통” 은행노조, 불현듯 나온 본심?
지난 30일부터 은행 영업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원상복구됐습니다.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1시간 단축영업에 들어간 지 1년 3개월 만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게 작년 4월이니 ‘비정상의 정상화’가 늦어도 한참 늦은 셈입니다.
그런데 금융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노사 합의 없이 사용자측인 은행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영업방해’로 경찰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노조의 반대 이유는 뭘까요.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영업시간이 복구된 지난 30일 기자간담회를 소집해 무려 45분간 노조의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근무시간 유연화나 주4.5일제 같은 것들을 종합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오로지 영업시간만을 되돌리는 것은 문제라는 주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영업시간 단축의 가장 큰 명분이었던 ‘코로나 방역’ 필요성이 줄었으니 당연히 영업시간은 복구하는 게 맞습니다.
근무시간 유연화 등 은행 노사 간 이슈는 양측이 따로 논의하면 될 일입니다. 전혀 다른 사안을 패키지로 묶는 것은 국민들을 볼모로 자신들의 협상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이날 박 위원장의 발언 도중 노조의 본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박 위원장은 “그나마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기간동안 시행된 영업시간 단축은 급감하는 점포 수와 고용총량 속에서 남은 은행원들이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버틸 수 있도록 도와준 숨통이나 다름 없었다”고 하더군요.
코로나 이전보다 업무량이 줄어 은행원들의 복지가 좋아졌다는 점을 사실상 시인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기 때문에 은행 영업시간도 되돌려야 한다는 말은 그 자체로 모순”이라며 “사라진 점포와 은행원들이 돌아오지 않는 한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결코 같을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노조의 ‘몽니입니다.
여러 매체에서 유튜브로 생중계된 박 위원장의 기자회견은 수 많은 악플세례를 받았습니다. “평균 연봉 1억 넘게 받고 성과급 잔치하면서 일은 더 안 하려고 잘 하는 짓이다” “귀족노조의 갑질이다” “일 하기 싫으면 영영 집으로 가라” “은행원들보다 더 힘들게 고생하며 하루 9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등의 날선 반응들이 쏟아졌습니다.
영업시간이 정상화 돼도 국민들이 느끼는 불편은 해소되지를 않는데 노조가 이마저도 못 하겠다고 나오니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이지요. 금융노조는 그간 은행 영업점을 돌며 ‘은행원’들의 힘들다는 말들만 들으셨나 봅니다.
코로나 이후 매년 300여개씩 은행 영업점이 없어지고, 심지어 코로나 기간엔 1시간 단축영업이 시행돼 국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일터에 몸이 매여있는 직장인들은 요즘 은행 일 보려면 휴가를 써야 할 지경입니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비대면 금융 서비스 이용이 활성화되기는 했으나 70대 이상 고령층의 인터넷 뱅킹 이용률(2021년)은 18.5%, 60대도 51.1%에 불과합니다. 이들은 여전히 은행 창구를 찾습니다.
현재 금융노조는 기본적인 은행 영업시간을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로 조정하자는 입장입니다. 30분 늦게 은행 문을 열자는 건데요, 이른 아침에는 고객이 별로 없다는 이유입니다. 이 같은 논리라면 오후 4시 이후에도 고객 수요가 많으니 영업시간을 늘려야 할텐데 그런 얘기는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은행원들이 출근을 더 늦게 하고 싶어서 그런 것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캐나다나 미국 등 금융 선진국에는 오후 6시까지 영업하거나 토요일에도 문을 여는 은행이 적지 않습니다. 물론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고, 영업점이 위치한 지역 특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정할 일이지만, 현재 은행 영업시간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큰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은행은 물건을 만들어 파는 제조회사가 아니라 국민 돈으로 수익을 내는 기관입니다. ‘손님’이 외면하면 은행도 없다는 서비스 정신을 좀더 가져야 할 것입니다.
김은정 기자 icdi@chosun.com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743405?type=main
국민 편의는 뒷전...금융노조, 은행 9시30분 개점 또 주장
사측이 코로나 이전의 오전 9시~오후 4시까지 7시간 영업을 재개하면서, 노조는 개점 시간을 30분 늦추는 식의 6시간30분 영업을 제시하며 맞서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금융노조의 주장에 대해 금융당국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코로나19로 줄어든 영업시간 제한을 지금 정상화하는 것에 대해 노조가 혹여나 다른 이유로 반대를 하는 것이라면 국민 대다수가 그걸 수긍하거나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https://newsis.com/view/?id=NISX20230130_0002174118&cID=15001&pID=15000
9시에 문 연 은행… 고객들 "좋다" 금융노조는 반발
1년 반 만에 영업시간 정상화
직원들 9시 이전 출근 개점 준비
시민들 “원래대로 돌아와 좋다”
금융노조 반발… 법적 대응 예고
https://www.segye.com/newsView/20230130516341?OutUrl=naver
은행 영업시간, '코로나 이전으로 못 돌아가' 외치는 이유[이코노Y]
금융노조 측, 노사합의 위반 이유로 '사용자 측' 경찰 고소 예정
"지점 폐쇄로 인근 점포 풍선효과...업무강도 과중"
불편 호소하는 금융소비자 이해시킬지는 미지수
https://economist.co.kr/article/view/ecn202301300050